교수님 유서 전문입니다.

힘쎈 자귀풀2015.08.17 22:48조회 수 6174추천 수 37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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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드디어 직선제로 선출된 부산대학교 총장이 처음의 약속을 여러 번 번복하더니 최종적으로 총장직선제 포기를 선언하고 교육부 방침대로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부산대학교는 현대사에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였는데, 참담한 심정일 뿐이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교육부의 방침대로 일종의 간선제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서 올려도 시국선언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여러 국·공립대에서 올린 총장 후보를 총장으로 임용하지 않아 대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란 점이다. 교육부의 방침대로 총장 후보를 선출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후보를 임용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대학의 자율성은 전혀 없고 대학에서 총장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오직 교육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이는 민주주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학과 사회 전반적으로 너무 무뎌있다는 점이다. 국정원 사건부터 무뎌있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교묘하게 민주주의는 억압되어 있는데 무뎌져 있는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학에서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서는 오직 총장직선제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이 된다.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 보루 중 하나이며 국·공립대를 대표하는 위상을 지닌 부산대학교가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이라도 이런 참당한 상황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대사를 봐도 부산대학교는 그런 역할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총장직선제 수호를 위해서 여러 교수들이 농성 등 많은 수고로움을 감당하고 교수총투표를 통해 총장직선제에 대한 뜻이 여러 차례, 갈수록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총장간선제 수순 밟기에 들어가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너무 무뎌있다는 방증이다. 대학 내 절대권력을 가진 총장은 일종의 독재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수회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이 들어갔고, 오늘 12일째이다. 그런데도 휴가를 떠났다 돌아온 총장은 아무 반응이 없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에 없다. 메일을 통해 전체 교수들에게 그 뜻을 전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교수끼리 보는 방법으로 이미 전체교수 투표를 통해 확인한 바 있는 상황에서 별 소용이 없다. 늘 그랬다.사회 민주화를 위해 시국선언 등을 해도 별 소용이 없다. 나도 그동안 이를 위해 시국선언에 여러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개선된 것을 보고 듣지 못했다. 그것보다는 8·90년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방식으로 유인물을 뿌리는 게 보다 오히려 새롭게 관심을 끌 것이다.지금의 상황은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지난 날 민주화 투쟁의 방식이 충격요법으로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그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 근래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자신 부끄러운 존재이지만. 그래도 그 희생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 몫을 담당하겠다.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의 최후의 보루이다. 그래서 중요하고 그 역할을 부산대학교가 담당해야 하며,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할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무뎌져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 각성이 되고 진정한 대학의 민주화 나아가 사회의 민주화가 굳건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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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안타까워요 ㅜㅜ 뉴스에서 보고 깜짝 놀라서 피누 들어왔네요
  •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되게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 지성인의 집합소, 진리의 전당 부산대. 제발 진리의 전당이 되도록 노력하자. 진화의 전당이 되지말고 진리와 자유의 종이 울리는 부신대가 되자.
  • 무뎌져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네요..
  • 꼬추가저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어차피 교수들끼리 투표하는데 그게 무슨 민주주의요
    학생은 아무 힘도 없는데 그게 민주주의인가
    그냥 인기투표지
  • @난폭한 애기일엽초
    총장 -> 교수투표
    총학생회장 -> 학생투표.

    그렇다면 교수님들이 총학생회장도 인기투표로 뽑혔다고 하겠네요?
  • @납작한 참나물
    총학생회장은 교수한테 영향을 끼칠 수가 없죠. 학교 내 사안에 대해서 '협상'은 가능해도 '결정'은 못합니다.
    그런데 총장은 어떻죠?
    총장은 학생들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존재인데요? 대학 정책에 대해 '결정'이 가능한 자리입니다.
  • @난폭한 애기일엽초
    그렇다면 학생들이 평소에 총장직선제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뒀어야 하고,
    사실 지금 교수님들이 하고 계신 시위들도 학생들의 몫이 아닌가요?
    평소에 대다수의 학우들은 여기에 큰 관심을 두지도 않았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 개별적인 학생복지 사안 정도보다 더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지금와서 학생들이 총장 직선제를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순차적으로 교수회에서 직선제를 우선적으로 세우고, 추후 학생들이 총장직선제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총장선출에 이목이 집중되면 그제서야 학생들도 총장직선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을 선출 왜 못하나요? 물론 다양한 방면에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지만 맥락은 유사하다고 봅니다.
    제 주변에는 현 총장님 성함도 모르는 사람 수두룩 하네요. 직전 총장도 효원굿플러스 팔아서 돈떼먹은거 아니었으면 과연 몇명이나 알았을까 의문입니다.
    양심적으로 주변 친구들에게(학우들에게) 총장 이름이 뭐냐고 한 번 물어보세요. 몇 프로나 알고 있을까요?
  • @납작한 참나물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별 관심이 없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지금 교수님들이 하고 계신 시위는, 학생들이 아니라 교수님들이 하고 계셔야 하는 시위가 맞는데요...
  • @난쟁이 은방울꽃
    네 저도 은방울꽃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동의합니다.
    애기일엽초님께서 학생이 참여할 수 없는 총장직선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이것은 인기투표가 아닌가? 라는 주제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표했고,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참여 못한다고 해서 인기투표가 아니라는 점과, 학생들이 정 투표를 하고싶으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시위해야 맞지 않은가? 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교수님들의 시위와 의견에 대해서 찬반이 있을 수는 있지만, 거기에 대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다고 해서 총장직선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 @납작한 참나물
    아, 즉 댓글에서 언급하신 '교수님들이 하고 계신 시위' 란 것은 일차원적인 의미가 아니라 '학생들이 할 수도 있었던(즉, 학생을 위한)' 시위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로군요.

    제가 잘못 이해한 듯 합니다.
  • @난쟁이 은방울꽃
    네^^! 제가 말하고자 한 시위의 의미를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납작한 참나물
    표면적 의미에서의 '교수님들이 하고 계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학생들도 참여해야한다는 주장을 하신 분이 몇 분 계서서, 제가 착각을 했나봅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부분 중에서 고등학생과의 비교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이네요. 교육감은 초,중,고,대학생. 그리고 교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모두 교육감의 영향을 받지만 대학생은 (1학년인데 생일이 지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교육감 투표권을 갖는데 반해 고등학생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면 고등학생-교육감은 대학생-총장 관계와는 유사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비교는 그렇지만 주장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 @난쟁이 은방울꽃
    먼저, 예리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저도 고등학생-교육감, 대학생-총장 관계를 연결시키려고 할 때, 사실상 대학생은 투표권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할까를 조금 고민해다가 무작정 엔터를 눌렀는데 들켰군요.
    그래서 교육부 장관과의 비교를 했지만 사실 이것도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만 일부 유사성만을 가지고 제시해보았습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
  • @납작한 참나물
    저기 댓글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서 그러는데, 그럼 교수들은 학생의 대표로서 시위를 하는 격인가요?
    그럼 "교수들(국민)의 시위(민주화운동)는 총장직선제(민주주의)를 위한 것이다"
    현대사적인 부분과 연계해서 이렇게 이해해도 되는 걸까요?
    여기서 총장직선제가 완벽히 민주주의를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으나 큰 틀로서의 의미로 저렇게 적은 거구요
  • @세련된 호박
    학생의 대표로서 시위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사적인 부분과 연계한 부분에서는 애매하네요. 총장 직선제가 완벽한 직선제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여러 댓글처럼 직선제를 하더라도 결국 교수들끼리,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과 교직원 등이 다 같이 뽑지 않는 한 완벽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총장의 정의가 부산대학교의 장이라면, 부산대학교의 구성원은 학생, 교직원(교수포함)이기 때문에 모두가 참여해서 장을 뽑는 일이 되어야 현행보다 조금 더 민주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지요. 현대사적인 부분과 연계한 것도 그렇게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완전히 주관적인 제 의견입니다.
  • 강남대의 인분교수 같은 교수들이 팽배한 현실에 고 교수님과 같은 소신있는 교수님이 우리 부산대 교수님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차라리 살아계셔서 저희 학생들에게 교수님의 소신을 더 전파하고 교육해주셨었다면 하는 안타까움도 남습니다.
  • @큰 우단동자꽃
    정말 그렇네요..공감합니다
  • 교수님이 저러실줄은 진짜...
  • 직선제로 하기로 했다네요!
  • 학생들도 참여 않하는 직선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가요..? 부산대학교는 국립대 아닌가요..? 결국 교수들이 좋은 총장을 뽑나 아니면 국가가 좋은 총장을 뽑나 이 문제인데.. 과연 교수들이 엄격한 기준을 정할 수 있을까요..? 다들 우려하는 인기투표가 되지 않을까.. 혹은 파벌싸움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네요.. 고인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고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직선제가 안될수도 있다면 더 안타까운 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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