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저는 다음 주에 진행되는 연합대학 찬반 투표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를가우스2016.09.19 23:54조회 수 6399추천 수 57댓글 47

    • 글자 크기

부산대학교 수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근수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다음 주에 진행되는 연합대학 찬반 투표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려고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토론 없는 다수결의 원칙은 비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 쉽습니다. 다수결의 원칙은 토론을 통해 반대편의 입장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고 최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마지막 방법으로 다수결의 원칙이 적용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초 필리버스터 사건 역시 테러방지법에 관하여 충분한 토론 없이 새누리당이 다수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여 투표를 하도록 하였고, 그에 대한 반발로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하여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이 아닙니까?

 

제가 생각하는 지금의 문제점은 연합대학에 토론 없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넘어, 연합대학의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찬성과 반대를 선택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연합대학의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연합대학 제도의 실효성에 관한 토론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총투표의 진행을 앞두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학생회 역시 편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편향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 학생들 역시 자신들과 총학생회의 의견이 같다고 해서 총학생회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총학생회는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입장에서 교육부와 총장님에게 연합대학에 대한 정책에 대하여 질의를 하고, 문제점을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다음 중립적인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학생들이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토론의 과정이 생략된 결과로 학생들이 제시하는 연합대학의 문제점들은 논증이 아니라 단 하나의 심증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 연합대학제도를 실시하면 우리 대학의 네임밸류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살펴봅시다. 1986년 개교한 포스텍은 탄탄한 대학재정으로 단 1년 만에 서울대학교와 맞먹는 입학 성적 낸 사례를 보았을 때, 이번 연합대학을 통해 우리 대학 재정을 탄탄하게 하면 우리 대학의 위상이 오히려 높아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밀양대학교의 통합이 잘못되었으니까 이번 연합대학도 안 된다는 주장 역시 논리적인 비약입니다.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과 연합의 명확한 차이를 제시하여야 하며, 밀양대학교 통합이 지금과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해야합니다. 또 우리 대학은 어쩌면 통합이 실패한 이유를 잘 분석하여 성공적인 연합대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이번 투표는 토론의 배제되었기 때문에, 논증이 아니라 심증만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것은 총장님이 학교구성원들이 반대를 하면 연합대학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이번 투표의 결과는 비가역 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통하여 어쩌면 우리 대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학생들께서 제가 제시하는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주시는 것을 바라며, 연합대학에 관한 구체적인 안건이 나오고 나서 충분한 토론 과정을 거친 뒤 찬반 투표가 진행되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다음 주에 진행되는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정보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3 쓰레받기 2019.01.26
공지 가벼운글 자유게시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2 빗자루 2013.03.05
89124 질문 남미여행 다녀온 학우있으신가요??2 가자고고 2018.10.21
89123 진지한글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14 초롱초롱무지 2019.04.16
89122 질문 지하철역 카페창업 설문 정체가 뭔가요5 cacq 2019.06.20
89121 질문 학생증 주웠는데 주인한테 어떻게 전달할 수 있나요?2 이탈리아고양이 2021.06.16
89120 진지한글 화욜 배드민턴>>금욜 배드민턴 바꾸실분[제가 화요일] 뷰댸솅 2014.08.12
89119 질문 셰익스피어 들으시는분들~ 이삐 2014.09.02
89118 분실/습득 하늘색usb주우신분ㅠㅠ사례하겠습니다ㅠㅠ 소루 2015.03.19
89117 질문 재무회계 최종서 교수님 혹시 휴강있나요? khr7175 2015.04.13
89116 가벼운글 경제변동론 시험 시간 장소 좀 알려주세요 ㅠ2 밍장 2015.04.16
89115 질문 글로벌 중국어 2시 310호강의실 시험범위 뇸뇸이 2015.04.23
89114 질문 스쿠터배터리교환하려고하는데1 아싸리 2015.06.08
89113 진지한글 [레알피누] 시네마사이언스 교재3 아이구배야 2015.08.11
89112 질문 문학속의 문화 읽기 헿헿헿헿 2015.09.04
89111 질문 자유관이나 근처에 자전거 보관함 있나요??1 파릇 2016.02.26
89110 질문 신입생 영어 프로그램 pep?? 장소3 내일 기숙사 입사 신남신남 2016.02.28
89109 질문 한수정 교수님 국어맞춤법2 갓투소 2016.03.03
89108 질문 글로벌영어 교재 질문!!1 ㅅㄱㄷㅉ 2016.03.08
89107 질문 월수 열시반 컴퓨터시스템 입문 류광렬교수님4 검정색찌르레기 2016.03.15
89106 질문 전공심화할때 수업이 부족해서 그런데 교직들어도 인정되나요?1 뭐가좋을까 2016.04.10
89105 질문 [레알피누] 중독과사회1 뀨꺄 2016.05.1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