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의 새 연인사진을 보고 적는 글

야릇한 박새2017.12.23 07:10조회 수 14599추천 수 109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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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한지는 두달정도됐다 처음 이별을 한 나로써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추스려야할지 감이 잡히지않았다 일단 몸이 반응하는대로, 미친듯이 울어도봤고 괜히 SNS에 의미심장한 말도 끄적여봤다 혹여나 당신이 보게 된다면 미동이라도 좋으니까 반응했으면해서.. 장기적으로보면 흑역사 생성이지만 뒷일을 생각할 정신머리 따위는 없었다.

잊는다기보다는 묻는다는 표현이 맞는거같다. 첫사랑인 당신을 바쁜 일상속에서 묻기위해 억지로 바쁘게 움직인것도같다. 한동안 불면증으로 힘겨웠으나 아침에 요가를 다니면서 밤에 잠에 쉽게 빠질수있었고 꿈에 지겹도록 나오던 당신은 이제 꿈에서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잊은건 또 아니었다. 틈만나면 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게 당신이다. 하고있던 생각을 잠시 멈추면 그 찰나를 못참고 기다렸다는듯이 내 머리속을 온통 차지해버리는 당신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 눈을 맞추고 마주하지 않으면 모든것은 무의미한것이다. 생각은 말그대로 생각일뿐 내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당신이 너무 슬프게 다가오기시작했다. 2년반을 만났는데 고작 두달남짓 못봤다고 당신의 형상이 지워지기 시작한것이다. 물론 바보가 아닌이상 어렵지않게 당신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는 떠올릴수있다. 허나 구체적인 느낌, 당신의 다양한 표정들 날 보는 모든 시선들은 무심히도 지워져간다. 헤어지면 끝이지 뭐하러 지워져가는걸 슬퍼하고 의미를 두느냐고 말한다면 할말이없다. 하지만 그저 처음 이별을 경험한 나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그럴뿐이다.

아 정말 끝이구나 모두가 그렇듯이 나도 언젠가는 새사람과 새로운 출발을 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도 희미하지만 강하게 반짝이는 당신의 존재가 너무나도 거슬린다. 그럴때면 나의 찌질함을 감추지 못하고 당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나 멍하게보다가 나온다. 예전처럼 페친이 아니더라도 프로필사진정도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오늘 사건이 터져버린것이다.

2년전 프로필사진을 아직도 걸고있네 남자들은 프로필 하나를 진득하게 해놓고 잘 안바꾸는거같다..하면서 혼자 잡생각을하다가 나는 당신의 바뀐 커버사진을 보게된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뒷통수를 세게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차라리 실제로 맞는게 덜 충격일것이다.

요즘 복잡하고 힘든 여러가지 일들때문에 혼자있고싶다며 2년 반동안 당신 옆을 지키던 나를 무심히 놓고 가버린 너는 다른 여자와 활짝 웃고있는 사진을 보란듯이 걸어놓았다. 형용할수없는 갑갑함이 몰려왔다 가슴이 너무 뜨거워 숨쉬기가 버거웠고 입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을 참지못하고 쏟아냈다 소리내어 펑펑울었다. 한시간을 그렇게 미친듯이 울었다 나한테만 보여주던 예쁜 미소를 다른사람에게 보여주는 당신이 미치도록 미웠고 그와중에 그 여자가 부럽다고 생각한 나자신은 더더욱 미웠다.

나랑 보낸 이년 반동안의 시간은 한달만에 다른 인연을 반겨줄수있을만큼.. 당신에게 그렇게 무의미한 시간들이었는가
그렇게 서로 좋았던 우리 마지막 데이트는 나만 좋았던걸까 드라마 여주인공 부럽지않은 감수성으로 나는 나자신을 깎아내리기 시작했으며 한없이 추락했다 어쩌면 나를 만나고 있으면서 그 사람을 품고있었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망상이 나를 옥죄었고 더이상 견딜수없겠다고 생각이 들때 쯤 마음을 비웠다. 한 없이 무너진 나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릴 수는 없었지만 무너진 그 자리에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나를 놓은 순간 당신은 이미 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별하고 난 그 순간부터 쓸데없이 의미를 부여하거나 마음을 주는 모든 행위들은 무용지물이고 낭비인 것이다. 나는 철저하게 나 자신을 위해 냉정해지는 법을 배웠다. 그동안 많이 힘들고 슬펐고 또 한없이 무너졌지만 오늘을 계기로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러면서 크는것이고 나는 이제 겨우 첫사랑을 경험해봤다. 이 좋은 경험이 당신과 함께라서 진심으로 행복했고 고마웠다. 비록 지금은 아니겠지만 우리 만나는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 무한한 사랑을 준 당신이 너무 고맙다. 그렇게만 생각하련다. 이미 떠나간 당신을 원망해봤자 내 찬란했던 첫사랑에 대한 기억만 안좋게 남을뿐이다. 나는 당신도 다른 사람도 아닌 철저히 나만을 위해서 행복했던 기억들만 좋게 남기려 노력할것이다.

당신과의 좋았던 기억만을 남기는건 일도 아니지만 당신의 행복한 앞날을 빌어주기란 불가능일것같다. 아마도. 지금 여자친구가 당신의 처음 생각과는 달리 엄청 나쁜 사람이라 당신이 언젠가는 다시 나를 그리워하면 좋겠고 죽을만큼 후회하면 좋겠다. 엠씨더맥스의 노랫말처럼 당신이 행복하려면 사랑한 날 잊어야하니까 절대 행복하지않으면 좋겠다. 끝까지 찌질한 나지만 차라리 찌질하게 남을래. 처음이니까 봐주라

뭐 아무튼 내 첫사랑은 이제서야, 오늘을 마지막으로 끝이났다. 한달전에 이미 끝이났지만 드디어 내 마음속에서 자의적으로 당신을 훌훌 털수있게되었다. 마음속 저 깊숙히 묻고있다가 생각날때마다 이따금씩 꺼내서 그땐 그랬지하며 웃을수있는 날을 기약하며! 너무 많이 슬퍼하지말고 잘버텨내보자. 진짜 안녕 오빠

Ps. 이글을 읽은 여러분 ! 새벽감성을 빌려, 또 익명의 힘을 빌려 일기처럼 써내려온 글이에요.. 많이 오글거리실순 있지만 눈 감아주시고 따뜻한 말로 저를 위로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갑작스런 첫이별이라 많이 힘들고 괴로웠어요 다같이 힘내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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