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제 주관이 섞이긴 했겠지만, 고민좀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디게 착한 동생이었죠. 뭔가 남는게 있으면 꼭 저한테 나눠주곤했습니다.
하지만 몸이 안좋아서 고등학교를 두번이나 그만두었어야했습니다.
동생은 그때마다 좌절하고 힘들어했지만, 어느새 마음을 다잡고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더군요...
그렇게 검정고시를 만점으로 패스하고, 부산대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인서울의 전화기 과중 하나에 붙었습니다.
비록 동생에겐 숙쓰러워 말은 안했지만, 저는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그래서 동생이 힘든 시절을 겪었다는 것을 아는 친구에게 살짝 지나가는 말로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야, 내 동생 명지대 붙었다던데 명지대 어떻냐?"
그 자리에 그 친구와 저 외에 다른 친구도 한명 더 앉아있었는데,
제 예상과는 다르게 한참을 둘이서 비웃더군요.. 그런 대학도 있었냐느니... 등록금만 비싼데라느니...하면서...
너무 속상해서 혼자 화장실 간다고 하고 나온 다음 거기서 몰래 울고 들어갔습니다.
사실 그 친구가 그 이전에도, 그 후에도 그런식으로 상처를 준적이 많긴 했습니다.
뭐랄까... 무슨 말만 하면 발암이라느니, 너랑 친구로 지내주는 사람한테 고마워해야한다느니...
너랑은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고 한다던지... 니가 살찌면 바로 친구에서 아웃이라느니....(전 여자고 이 친구는 남자입니다.)
그때마다 정말 화가났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남한테 대놓고 싫은 소리 못하는 호구같고 답답한 성격이라서요.
그래서 동생이 눈앞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되던 그날도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냥 넘어 갔지요.
그냥 속으로 그 친구에게서 마음이 멀어졌을 뿐.
그런데 며칠전 제 동생이 제 곁을 떠났습니다. 딴 것도 아니고 뺑소니였어요.
12월 2일 영화보러 가겠다고 하고 나갔었는데...
한달이 다 되가도록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고 엄마는 경찰과 이곳 저곳 동생을 찾아다니셨습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지나서야 동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경기도 간다고 하면 걱정하면서 말리니까
그렇게 나가서 당일치기로 잠깐 합격한 그 대학교 주변 둘러보려했나봐요.
동생이 그 학교 붙은거 엄청 자랑스러워하고 그랬거든요.
용인변두리.. 인적 드문 곳에 누워있었다고... 12월 초에 뺑소니를 당했다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동생을 보내고 돌아오는데, 그 친구가 포함된 단톡방에서 언제 한번 모이자는 말이 올라왔습니다.
동생 일때문에 어렵게 됐다는 말을 하다
그 친구의 톡을 보고 그 친구가 동생을 비웃던생각이나 그 친구한테 화를 냈습니다.
"널 보면 그때 동생 비웃던 일이 생각날거 같다. 당분간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음 좋겠어"라는 식으로.
물론, 그런 제 행동도 잘했다고 볼 순 없겠죠.
하지만 화를 내면서 그 친구가 적어도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던지, 아니면 화를 낸다던지 해줬음 했어요.
결과는 무성의해 보이는 사과 두마디 였습니다.
"어어.. 그랫었나 미안하다"
그 뒤로 화가 나 제가 더 화를 냈지만 더 이상 대답조차 안하더군요.
저 상황이 딱 이정도인거 같습니다. 저 혼자 화를 내는데,
상대방은 제가 주변에 있으나 마나한 존재일 뿐이라 제가 화를 내든 말든 상관이 없는....
저 혼자 동생이 비웃음을 당하도록 내버려뒀다는 죄책감 평생 느끼고 살아야되나 봅니다.
아까 단톡방에 같이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아실 수 있겠지만, 대학교 친구가 겹칩니다.
사실 그 뒤로 막연하게 이제 남남이니까 신경쓰지 말자는 생각 가지고 있었는데
오늘 겹치는 친구들 만나고 저 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는그 친구 근황 듣고오니까 더 화가 납니다.
동생한테도 미안해서 미치겠고요.
심각하게 그냥 대학교 친구들 없다고 생각할지 고민될 정도로..
이럴땐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막막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