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사랑이야기 입니다.

서운한 털도깨비바늘2017.03.25 03:04조회 수 1091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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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너무 답답한데 마음을 털어놓을곳이 없어서 글을 씁니다.

벌써 4년전입니다.

그 때 저는 막 전역을 한 복학생이었고 그 아이는 신입생이었습니다. 1학년부터 해오던 중앙동아리 모임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눈에 밟히는 사람이었고, 얼마 안가 그 사람이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 버렸습니다. 동아리 방문을 열때마다 그 사람이 있을까봐 심장이 두근거려서 문앞에서 한참을 심호읍했고.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날은 그사람 모습을 떠올리면서 학생회관 계단을 올라가다 다리가 풀려버릴 정도로 깊이 빠져있었습니다. 수수한 고백 그리고 그 사람과 연인이 되었지만 함께한 시간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1학기가 끝나고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그 사람과의 인연은 갑작스럽게 끝나버렸습니다. 카톡도 전화도 문자도 어떻게 해도 연락이 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거기에 더 충격이었던건 그러는 중에도 그 사람이 제 지인과 같이 공모전 모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나서 무서워 졌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아무런 의미도 아니라는게, 이제 끝이라는 말을 직접 듣는게 무서웠습니다. 직접 찾아갈 용기도 내지 못하고 그저 그 사람 연락을 기다리기만 하다 얼마 못가 저는 겁쟁이처럼 도망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별을 말하는 문자에도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하고 그렇게 허무하게 제 사랑은 끝나버렸습니다.

그렇게 이별을 하고나서 어디가서 속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고 겉으로는 아무것도 아닌척하면서 속으로 혼자 계속 후회하고 괴로워하다보니 어느세 4년이나 지났더군요. 그러다 그제 꿈에 그 사람이 나왔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사람에게 4년전에 느꼈던 제 감정들을 전하는 그런 꿈이었습니다. 깨고나서 마음이 싱숭생숭 해져서 마음을 정리하다보니 내 마음이 이렇게나 컸었는데 그 사람에게 하나도 전하지 못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결국 그 사람의 마음도 알지 못하고 끝나버렸다는 생각에 쓸쓸해졌습니다. 그래서 4년이나 지난 지금에라도 내 마음만이라도 전하고 싶어 뜬금없이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내가 그 때 이만큼 당신을 좋아했습니다.' 라는 말을 하고싶었지만 쓰다보니 이제와서 이런 말을 하는것도 이상해서 그냥 '고마웠고 미안했다 앞으로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는 얘기를 굳이 써서 보냈습니다.

4년이나 지나서 그런 메시지를 받아봤자 그 사람도 귀찮기만 할테지만, 저에게도 시간이 지나면 부끄럽기만한 흑역사가 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라도 이제 다 털어버리고 후련해지고 싶었습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그때 그 마음이 사랑이라면 그사람이 제 첫사랑이었다고 말 할 수있을 정도로 그사람을 좋아했고 이제는 그런 감정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예전의 상처들 때문에 언젠가 찾아올 새로운 인연을 두려워 하지 않고 받아들일수 있기를 바라며 이렇게 해묵은 감정들을 글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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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 곡 김건모의 '혼자만의 사랑'들으시면서 오늘의 라디오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잘자요~
  • 마음의 상처는 신기한게 잊혀진 듯 잘 지내다가도, 이따금 꿈이나 아무 것도 아닌 매개체로 회상되면서 따끔따끔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요새 오래 전 인연들에게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는데, 공감되는 글을 봐서 새벽감성이 마구마구 샘솟네요
    제가 이 글을 읽고 공감한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듯, 글쓴 분도 글을 쓰고 마음을 전달한 것만으로도 조금은 상처 입은 따끔한 마음이 도닥여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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