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 모시고 제주도 여행갑니다.

글쓴이2017.08.28 21:23조회 수 8590추천 수 332댓글 26

    • 글자 크기

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홀어머니 모시고 어디 좋은 곳 한번 못다녀왔네요.

비록 사법고시 같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8대 전문직이라는 시험을 몇번의

도전 끝에 합격을 하고 취업계내고 열심히 일을 했어요.

20대의 후반기에 접어들어서 남들은 대학교 1,2학년때 가는 부모님과의 추억쌓기를

이제서야 하네요.

비행기 예약할줄을 몰라서 3시간 동안 컴퓨터앞에서 헤메고

운전면허 딴지 1년이 안되는 사람은 자동차렌트가 힘들다는 사실도 모르면서

오늘 호텔예약까지 겨우 마쳤네요.

마침 대표님이 그 동안 고생했다고 호텔비랑 차렌트비도 대주셨네요.

이제 가족의 아주 기초적인 생존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할 필요없이,

저를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만 하신 어머니께 제주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해외여행도 아니고 거창하게 준비해서 가는건 아니지만

비행기표 예약이 끝나고 난 다음 너무 마음이 설레이네요.

남들처럼 친구들끼리의 우정여행, 연인들끼리의 여행처럼 화사하고 예쁜 여행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아버지 살아생전에 못난 아들이 공부만 하느라 제대로 모시고 가지도 못했으니까요.

제주도에 도착하면서 처음 느낄 감정은 멋진 풍경에 대한 감탄 보다는

아버지를 함께 모시고 가지 못한 불효자인 자 스스로를 원망할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들뜬 기분보다는 차분하게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올 생각입니다.

자식된 도리를 다 하는 것으로 그동안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떨쳐버리고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고 싶네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68103 우왓 이런곳이 있다니!35 부지런한 쑥갓 2011.07.25
168102 사랑 상담..7 참혹한 석잠풀 2011.07.25
168101 1학년 하고 군대 vs 2학년 하고 군대 vs 졸업하고 군대14 이상한 시계꽃 2011.07.25
168100 남자분들만 보세요11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6
168099 고백을 못 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여럿 놓친 거 같아요2 안일한 물박달나무 2011.07.26
168098 일상이 귀찮고 재미가 없어요7 처절한 가지 2011.07.27
168097 방구때문에 미치겠어요16 고고한 왜당귀 2011.07.27
168096 죽음에 대한 고민12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7
168095 93년생 11학번분들10 촉촉한 양지꽃 2011.07.27
168094 샤우팅 하고싶어요5 추운 졸방제비꽃 2011.07.27
168093 과에 지도교수님이 없는 것이 고민10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8
168092 공무원시험합격하고군대vs군대갔다와서공무원시험4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8
168091 1학년 2학기 마치고 군대를 가야하는데...7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8
168090 컴퓨터 좀 한다는 소문때문에 인생이 피곤해요12 특이한 지칭개 2011.07.28
168089 9학기를 할지 말지 고민..6 못생긴 댑싸리 2011.07.28
168088 공강시간에 뭐할지가 고민..6 때리고싶은 땅빈대 2011.07.29
168087 C+ 재수강 하시나요 대부분?11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29
168086 수강신청 팅길까봐 고민입니다 ㅠㅠ134 무심한 칠엽수 2011.07.29
168085 성적이 너무 안좋아요 2학년인데 2.5임.7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30
168084 다이어트를 3주간 했는데8 ♥ (부자 가는괴불주머니) 2011.07.3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