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주의자였는데 다시 연애 시작해보고 싶네요

애매한 일본목련2017.12.15 16:37조회 수 2181추천 수 1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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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만난 첫사랑과 오래 사귀었었어요

동갑이고 알콩달콩 끼부리는 연애는 아니었지만

야자마치고 밤에 손잡고 같이 집에가는게 좋았어요

 

스무살이 되고 서로 다니는 대학교가 달라서 

신입생시절 술먹고 다니는걸로 크게 한번 싸웠었어요

제가 옆에 있지 않아도 잘 지내는것 같아서 섭섭함을 토로했었는데

이걸 빌미로 여름이 오기 전에 헤어졌었어요

 

헤어진 상태에서 너무 어둡게 다녔는지

주변에서 계속 캐묻더니 결국 소개를 해주더라구요 

학과 여자동기한테서 같은학교 다니는 대학생도 

학과선배한테서 지인인 대기업 다니시는 분도 

고등학교 친구한테서 건너건너 병원다니는 간호사분도 

하지만 뭔가 허전한 기분이 가시질 않더라구요

 

결국 해가 넘어가기 전에 그 애를 다시 찾아갔고

차분하고 애틋함이 느껴지는 연애를 다시 이어갔어요

다음해 봄에 저는 남들 가는시기에 입대를 하였고 

힘들었던 후임병 시절에 여자친구가 정말 의지가 많이 됐어요

그 애가 너무 좋아서 고백은 안했지만 결혼을 생각했었죠

 

그러나 전역이 가까워질 수록 연락하기가 더더욱 힘들어졌어요

물론 그 애가 대학원 진학을 준비한다고 바쁜것도

바람을 피우는건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만

8박 9일 휴가를 갔다와도 이틀만보고 말 정도로 바쁜가 싶었고

병장되고서 후임들이 관심사병이라고 마편 쓸 정도로 지쳐갔어요

 

말년에 할건없고 시간은 많은 그 곳에서 혼자 앓다가 

결국엔 전화로 그만 만나는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곧 휴가를 나갈건데 만나서 다시 얘기하자고 했더니

무덤덤한 목소리로 굳이 만날필요있냐고 되묻더라구요

잠시 침묵했지만 아무런 감정변화를 느끼지 못해서 알겠다고 대답했고 

이건 4년넘게 사귀었던 첫사랑과의 마지막 통화가 되었습니다.

 

규모가 큰 학과라 복학 후에 어렵지않게 혼자 다니고 있었는데

학과 후배 한명이 제가 전과생인줄 알고 접근하더라구요

시간표가 많이 겹쳐서 먼저 인사하면서 밥 같이 먹자길래 몇 번 먹었었는데 

자꾸 뭔가 빌미삼아서 둘이서 밤에 술 마시자고 제안하더라구요

연애감정이 생기질 않던 때라 부담스럽기도 했고 

알아보니 알고지내는 학과동기의 전 여자친구이기도 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이걸 이유로 대뜸 연락하지 말라고 쳐내는건 설레발 같고 
도의적으로도 아닌 것 같아서 계속 애둘러 피해다녔더니 차츰 연락이 뜸해지더라구요

어느날 동기가 시험기간 끝나고 술마시자며 불러서 갔더니 

학과에서 여성혐오하는 일베충이라며 소문이 났다고 하더라구요

 
밤새 얘기했더니 심증은 그분이었지만 물증도 없었고

애초에 학교는 혼자 다니고있었고 피해본 것도 없어서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한테만 해명하고 다녔습니다.

헤프닝으로 끝난 것 같았지만 연애에 공허하던 시절

독신주의자가 되게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졸업반입니다.

암기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평점도 그럭저럭 중간

어학성적도 딱히 열심히 준비하지 않아 졸업이 가능한 정도

취준에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았고 

수도권 도시근무가 가능하던 2곳에 넣었는데

서류에서 1패, 최종면접에서 1패 

총 2전 2패로 취준생이 되었습니다.

 

최종면접까지 갔을 땐 확실하다 싶었는데

독신주의자라 주말근무 야간근무 초과근무 다 좋고

일요일에 집에서 책만 읽을 수 있으면 된다고

생활비100 + 부모님 용돈50 + 적금100 = 초봉3천이면 된다고 했는데

너무 예의없어 보였나봅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라고 기말고사도 금방 끝나서 

집에서 그냥저냥 시간 보내고있는데  

그동안 외로웠던게 이제서야 한꺼번에 몰려오네요

전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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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면 좀 씁쓸한게 님이 힘들때만 연애하고싶어하고 님 여자친구가 힘들땐 냉소적이었던건 아닌가 싶은데 맞나요? 맞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그런 뉘앙스가 느껴져요 이기적유전자 스멜 맞다면 그것만 고쳐도 좀더 괜찮아 질수도
  • @점잖은 밤나무
    제가 알고있는 전 여자친구는 성격이 차분해서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없어요
    두 번 헤어진 것도 전 여자친구가 전혀 기대려거나 집착하려 들지않는 모습에 제가 포기했던 거구요
    처음에 저한테 바쁘다고 했을 때 저는 힘드니깐 더 자주 연락해달라는 얘기로 이해했었는데
    점점 연락이 잘 안되니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고
    말 그대로 바쁘니깐 연락 자주하지 말라는 것 같다고 느껴져서 이별을 통보하게 되었죠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고해도 어떻게 하는게 맞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 @글쓴이
    ㅋㅋ 먼저 이별을 통보한게 좀 설레발이라해야되나 인내심의 한계가 뚜렷해서 그런건지 군대있을때니 뭔가 님이 더 힘들어서 자주연락하는거 같은느낌? 기다려주고 언제나 그자리에 있어주고 바람나서 헤어지자고 하더라도 먼저 지쳐서 헤어지자고 하는건 .. 상대방이 힘들때의 예의가 아닌거 같음 차분한 성격일수록 숨기다가 숨기다가 털어놓을 수도 있는건데 ㅎㅎ
  • @점잖은 밤나무
    이별 결심하기 전까진 주말마다 한 통씩 손편지써서 보냈었는데
    답장은 커녕 전화해도 잘 받지않고 받아도 바쁘다는 얘기만 하고
    그렇다고 사병 신분에 늦은 밤에 공중전화 붙잡고 전화할 수도 없었죠

    휴가를 나가도 바쁘다며 얼굴 잠깐보고 밥한끼 먹는게 고작에
    짧은시간 같이 있는데도 계속 다른 생각하고 있는모습 보이고
    그 애 성격에 바람피우는건 아닐거라 확신했지만 너무 공허했어요

    오랜기간 연애하고도 상대가 힘든일이 있을 때에도
    나한테 토로하지 않는건 생각보다 꽤나 외로운 일이에요
  • @글쓴이
    음 그럼 잘헤어진거 같은데요 여자친구가 그냥 싫어서 먼저 헤어지자고 하게끔 님을 힘들게 만들었을수도 또 새로운만남은 님이 살아가다보면 생길꺼에요 좋은인연 만드시길 기원할게요
  • @점잖은 밤나무
    연애상이 매일 시시때때로 연락하면서 알콩달콩 하는 것보다
    각자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지만 힘들 때면 찾을 수 있는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인데
    제가 욕심이 많아서 헤어진거죠 뭐

    저때 이후로 계속 연락을 안해왔는데
    기말끝나고 고등학교 동창이랑 만나서 얘기하다가
    뭐 자연스레 소식 들었는데 유학중이라더라구요
    헤어지긴했어도 제가 힘들 때 의지가 되어줬던 건 고맙고
    그 애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 애와 인연이 있다면 그 애와 다시 만날테고
    다른 사람과 인연이라면 다른 사람을 만나겠죠
    인생 뭐 있나요 ㅠㅠ 응원 고마워요
  • 외모는 멀쩡한데 사회성이 결여된 느낌...
  • @해괴한 노랑코스모스
    시간표를 굳이 맞추려고하지 않으면서 학교를 혼자다니곤 있지만
    1학년 때 친해졌던 동기들과는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요

    복학 후에 있었던 그 헤프닝 이후에
    그 후배의 주변에서 보이는 사람들하고 서로 간 친해지려하지 않는거지
    학과사람들이랑 벽쌓고 다니는건 아니에요
    무조건 밝게 다닌다고해서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 받지않는건 아니잖아요
  • 이젠 졸업반입니다 부터
    너무 예의없어 보였나봅니다
    는 왜 글에 넣으셨는지...
  • @청결한 등나무
    그냥저냥 무난하게 독신인생길 걸어가다가
    멈춰서서 뒤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사건이
    취업실패라고 생각해서 넣었는데
    다시보니 불필요하게 늘여놓긴했네요
  • @글쓴이
    글쎄요. 두 군데 넣고 떨어진걸 취업실패라고 보기도 어려울 거 같고... 제가읽을 때는 뒤돌아보게된 계기가 아니라 남탓하고싶은데 직접적으로는 못하겠고 에둘러 하는 느낌이 살짝 들어서요.
  • @청결한 등나무
    실패 : 일이 뜻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 입니다

    취준에 열정적이지 않았다는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되더라도 월급만 주면 일하겠다는 정도로 간절하지 않았다는거지
    최종면접까지 가는 동안 주변사람들 도움 정말 많이 받았는데
    그러고도 실패한 걸 남탓할 쓰레기는 아닙니다.

    취업되었다면 학기 끝나고 입사할 때까지
    집에서 책 읽으면서 보낼 계획이었는데
    11월 말에 최종면접 탈락통보받고
    지금까진 그냥 기말고사 공부한답시고 생각안하고 있었는데
    이젠 기말고사도 끝났으니 할 건 피드백 뿐이었고
    하루동안 스무살부터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들 돌이켜보니
    지나올 땐 못 느꼈던 외로움이 몰려와서 글쓴거에요
  •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그걸 해보세요. 책 읽는 것 좋아하시니까 책을 파보셔도 좋고 취미로 책 한권을 써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그리고 주기적으로 밖에 나가서 친구들이나 지인들 일부러라도 만나기도 해보세요.
    이따금 과거의 애인이 생각나겠지만 줄이려고 노력해보시구요.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에 중독되지 마세요.
    힘내서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빌어요!
  • @꾸준한 일월비비추
    전 여자친구가 힘들다고 찾아온다면 결혼을 전제로 다시 만날 정도의 그리움은 있는데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이상 제가 먼저 다시 찾아갈 생각은 없어요
    책 쓰는건 은퇴 후 미래계획이라서 지금은 아껴두려구요ㅎㅎ 고맙습니다
  • 연애만이 외로움의 돌파구는 아닌것 같아 드린 말씀이에요!
  • @꾸준한 일월비비추

    소개팅 받고서 터트린 전적이 있어서
    먼저 소개해달라 부탁하긴 껄끄럽네요
    운동으로 달래보려 생각하고 있어요
    테니스나 배드민턴 배워보려구요
  • 내사람이 오면 다시 그 연애감정이 생겨날겁니다.. 그땐 제발 쳐내지말고 조금이라도 노력해보세요.. 꼭이요.. 글쓴님을 알아봐줄 사람은 분명 있어요!
  • @명랑한 편도
    네 고마워요
  • 진부한 말일진 몰라도 취미를 만들어보는건 어떠세요?
  • @행복한 물푸레나무
    취미 독서는 계속 하고있긴한데
    조금 active한 취미를 하나 더 얹어야겠다 싶어서
    어떤걸 하면서 다음 상반기를 준비할까 고민중이에요
    추천해주실만한거 있나요?
  • @글쓴이
    저도 활동적인 편은 아니라 해본게 거의 없는데 방학동안 수영을 배워볼까 생각 중이예요 아니면 겨울이라 추우니까 실내스포츠도 괜찮구요 볼링,탁구,당구,암벽 등반 이런거용
  • @행복한 물푸레나무
    수영은 진짜 배워보고싶은데 어릴적 혼자 튜브타고 물놀이하다가 다리에 쥐나서 빠져 죽을뻔한 적 이후로 가슴높이보다 깊은 물에 못들어가요ㅠㅠㅠ눙물
    요즘은 금연구역인 당구장도 많다 그래서 당구도 한번 배워볼까 싶네요
  • 소개팅으로 억지로 연애를 시작하려고 하는것 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나야 할것 같아요. 운동같은거 다니면서 사람들이랑 친해져보거나, 공부할게 있으시다면 스터디나 학원에서도 많은 사람을 만나니까 그중에 인연을 발견할 수도 있을것 같아요. 굳이 연애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인연, 지인들을 만들어도 생활자체가 좀 더 즐거워질것 같아요!
  • @자상한 얼레지
    일과시간에는 제가 하고싶은일에 일과 외 시간에 연애에 집중하고 싶은데
    카톡으로 대화하기 시작하면 자꾸 의무적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될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서
    저는 서로 연락 가능할때 왁자지껄하고 안할땐 안하고 싶은데 이게 어렵고
    계속 억지로 별로 하고싶지 않은 말 짜내게되고 그러면서 금방 지치더라구요
    스마트폰을 아에 쓰지말까 고민도 하고있는데 무튼 어렵네요

    낮에 심난해서 글 썼는데 지금은 또 기분 괜찮아졌어요
    댓글 써주셔서 고마워요
  • 식게 댓글은 걸러야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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