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언갈 느끼고 쓴 글

글쓴이2018.10.21 19:42조회 수 640댓글 8

    • 글자 크기

뭔가 좀 이상했다. 책 앞에 4시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집중이 도저히 안 되는 건 일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머리가 터질듯한 고통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왔다. 갑자기 왜? 짝사랑하던 오빠가 알고보니 애인이 있어서일까? 남자랑 담배 뻑뻑 피며 까르르 놀다가도 인터넷에선 남자를 혐오하는 글을 쓰는 언니의 이중성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먹었던 롯데리아 때문인가? 어쩌면 그 사람들 앞에서 폭력성과 찌질함을 숨기고 위선을 보이던 내 스스로가 새삼 역겨워서일지도, 그렇게 여러 차례 헛구역질을 한 다음에, 내 인생이 극도로 혐오스러워졌다. 나는 잘 난 것도 없고, 꿈과 비전도 없이 대학에 들어와 부모님 재산을 말아먹고 있었다. 무언가를 하기엔 동기가 없었고, 안 하기엔 자원이 아까운, 계륵의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통제조차 실패한 한심한 중생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꼴에, 내 주변 사람들은 죄다 착한 사람들이라 적절한 거짓 관계는 형성되어있었다. 흔해빠진 우울증 환자들처럼 냅다 뒤지기엔 내 자살을 슬퍼할 사람들이 많았다. 조잡하게 얼굴에 뒤집어쓴 내 위선이 나를 옥죄는 사슬이 되어 죽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내 삶 자체가 거짓이었으며, 죽음으로 향하기엔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많은, 노예에 불과했다. 그 날 난 곧장 집으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날이 밝으면 정신과를 가자고 수백 번 다짐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45158 경상대 -경상과기대 통합 첫 출발8 끔찍한 자작나무 2019.06.14
45157 최근에 놋북 구매하신분들 노트북 살려고 고민하다 선택했는데 괜찮은지 봐주세요ㅜㅜ8 가벼운 애기봄맞이 2017.08.08
45156 선배님들 토익 질문 좀 할게요8 잘생긴 수리취 2017.04.22
45155 옷도 비싼옷이 좋나요??!!8 촉촉한 박하 2013.12.26
45154 로이킴 진짜 너무 잘생겼어여8 재수없는 당단풍 2018.11.02
45153 9급 1회독하는데 몇달정도 걸리나요?8 서운한 갯메꽃 2016.12.28
45152 [레알피누] 진짜 통합 안 됐으면 좋겠습니다!8 돈많은 소리쟁이 2016.09.09
45151 기계공학과 2학년 겨울방학8 보통의 양지꽃 2015.07.15
45150 내용삭제8 머리좋은 소나무 2020.06.16
45149 불꽃축제 볼수있는곳8 침착한 피라칸타 2015.10.22
45148 .8 느린 붉은토끼풀 2016.05.07
45147 부산대학교 5월 15일 개교기념일인데 모든수업 하나요????8 피곤한 홍가시나무 2017.05.14
45146 입학과 함께 꿈꾸던 직업 포기..8 착한 뜰보리수 2020.02.06
45145 성격 통통 튀는 예쁘장 vs 조용한 예쁨8 유쾌한 차이브 2019.10.26
45144 플레이스테이션4 잘아시는분?!8 상냥한 광대나물 2015.12.18
45143 혹시 11.13 토익 치신 분 아니면 토익 잘 아시는 분?8 화려한 삼잎국화 2022.11.16
45142 [레알피누] 라식 라섹 렌즈삽입 괜찮은곳 없나요?8 개구쟁이 도깨비바늘 2014.04.22
45141 친구한테 돈을 빌려줬는데8 친근한 차이브 2017.02.18
45140 유가증권법8 점잖은 금강아지풀 2015.10.19
45139 원룸 수도세 얼마들 나오시나요?8 예쁜 멍석딸기 2016.07.0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