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글

답답한 와중에 나는 대학생입니다.

조르바2013.12.15 18:10조회 수 1403추천 수 29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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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 의혹 제기, 제주 해군 기지 반대, 밀양 송전탑 반대, 철도 민영화 반대, 그리고 이러한 일련된 문제들이 응축되어 최근에 발생한 대학생들의 '안녕들 하십니까' 문화. 이러한 시민들의 흐름은 왜 발생하고 있을까요? 아주 간단해요. 기본적으로 정부와 국민간에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그거에요. 모든 문제는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있고, 그러한 삶의 지반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과 관련해서 묻고 답을 요구하는데, 그 물음을 봉쇄하고 있잖아요. 또한 분명하지 않거나 문제가 있어보이는 국가의 정책에 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대화의 출발점인데, 의문을 제기하는게 마치 북한의 사주를 받아 국가를 전복시키려고 하는 거라고 매도질하고 있죠. 과거 냉전시기 미국에서 매카시즘이라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불고 있는 종북몰이와 같은 색깔론 공세가 있었던 적이 있죠. 그때 사회 전방위에서 너는 빨갱이, 너도 빨갱이라고 지목하고 그랬는데 당시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영화화 한 유명한 존 포드 감독도 빨갱이 지목을 당했어요. 그때 존 포드는 말했죠. "나는 영화를 만드는 영화 감독이다".

 

영화 만드는 사람한테 소련의 스파이라고 지목하는 세태, 그리고 지금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에서 '의문을 제기하니 넌 빨갱이라고 하는 세태'. 재밌죠? 여기서 지역과 시대를 초월하는게 보이죠. 즉 세계 어느 지역을 가도 결국 거기엔 인간이 있고, 인간은 무리를 짓고 무리 지은 인간은 자기 무리의 안위를 우선적으로 추구하는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한 가족이 되지 못하고 여러 무리로 나뉘어 위의 사람들은 국민의 입을 막아 자기 독단을 펼치고 있죠. 더불어서 그들은 다년간의 세뇌를 통해서 자신들에 복종하는 좀비들 또한 양성했죠. 좀비들은 자기들이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도 모르면서 불과 몇년전에는 듣도 보지도 못한 '종북'이라는 프레임을 무기로 맹목적인 성전을 펼치고 있지요.

 

기본적으로 요즘 우리나라 답답한 와중에 일단 나는 대학생입니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졸업해서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먹고 사는 거, 그거 해결하는게 시급하죠. 그래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주 관심사에서 멀어지기도 하죠. 근데 내가 지금 당장 취업을 위해서 내 적성과는 상관 없는 스펙 쌓고 하는거, 그건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겠지요. 세상에 어찌 자기 하고싶은거만 하고 사느냐, 하고싶은거 다 할 수 있으면 지금쯤 누구나 다 대통령되었을거다, 이런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하고싶다는게 뭐가 되고 싶은 것만을 말하는게 아니지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싶어서 대학에 온것이지, 취업하려고 온게 아니에요.

 

앞과 뒤가 바뀐거죠. 나는 내가 하고싶은 걸 꾸준히 추구하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것이고, 그때 나의 가치는 빛이 나는 거 아닌가요?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을까요? 내 마음이 가는대로 가야지 남이 가라는데 가는 건 아니지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해야지 남이 나보고 누군가를 사랑해라고 할 수는 없지요. 하고싶은거랑 할 수 있는거랑 구분해라고들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하고 싶은 걸 꾸준히 추구해서 (잘)할 수 있는게 못 되었을 때, 그건 애시당초 하고 싶은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죠.

 

취업 문이 좁은건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체제가 포화 상태라는 걸 반증하는거고, 그러한 구조의 문제는 왠만한 통찰력 있으신 분들은 다들 알고는 계시겠죠.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 너는 너보다 노력한 사람에 비해 부족해서 낙방하는거다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능력으로 치자면 예전보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훨씬 뛰어나지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또래 젊은이들이 마치 신호등의 빨간 불과 파란 불만 보고 살아간다는 점이 아닐까. 자기가 어디에 서있고, 자기에게 빨간 불 파란 불 쏘아대고 있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죠.

 

학우들 보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그런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고 제가 그들에게 나의 의견을 지지해라고 부추기는 건 아닙니다. 나는 아무 말도 안해요. 그저 자기네들 삶이니까 알아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잘 해보라고 응원은 하지만.

 

근데 나는요. 지금 내가 하고싶은 걸 하거든요. 나 거지에요. 돈 없어요. 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요? 근데 하루하루 행복해요. 20대에 배고픈게 얼마나 의미있는지 몰라요. 거기다가 요즘 시국이 뒤숭숭한데, 거기에 대해서 관심을 안가질 수가 없더라구요. 왜냐하면 남일이 곧 내일이거든요. 밀양 송전탑때문에 시위하는 그곳 주민 할머니 할아버지들,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거든요. 서울 대도시권 사람들 위해 쓰는 막대한 전력량을 위해 밀양 시골에 어마어마한 전류를 풍기는 송전탑 짓는 거, 그곳 사람들 터전 파괴하고 상처주는거 아닌가요? 그 사람들 잘 못 되는게 내 삶이랑 무슨 관련이 있는가, 싶을 수도 있는데 관련 있어요. 나중에는 내가 사는 지역에도 그런 비슷한거 하나 지을 수 있겠죠. 아무 반발도 없으니까. 힘있고 돈많은 사람들 하고싶은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 설국열차의 꼬리칸 취급하며 단백질 블록으로 엿먹을거, 가능한 일 아니에요? 철도 민영화 반대, 고삐 풀린 민영화가 나의 삶에 들이 댈 칼날 또한 인지하고 있어요. 정부는 아니다, 아니라고 주장하는게 도대체가 거기에 대한 충실한 부연이나 있어야 믿기라도 하지. 공주님은 뭐하십니까? 잡니까?

 

나,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나는 결국 내 삶 때문에 사회 문제에 관심이 가네요. 상식 비상식 구분하기전에 그냥 나는 나 먹고 사는게 중요해요. 그래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가네요. 사회 참여는 머리 속으로 꾸며낸 허상이 아니라, 당장 내 눈앞의 삶이랑 직결되는 거에요. 그래서 하는거에요. 냉소나 무관심은 곧 나는 내 삶을 그냥 남이 살게 만들겠다, 그런 생각과 다름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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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라고 믿는 사람들) 위한 글 (by 닉넴생각안나염) 언니분들 부산레이저제모 (by 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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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글 입니다.~
  • 전 정부가.통제한다는.걸 못느꼈고 종북 프레임 운운하시는 데.이석기.같은 새끼한테 종뷱이라고 하지 저랑 반대라고 종북으로 몰던가요? 저도 먹고 살려고 사회참여 하긴 하네요
  • @닉넴생각안나염
    조르바글쓴이
    2013.12.15 18:50
    권력의 통제 방식이라는 게 시대에 따라 변화한것이죠. 과거처럼 대공분실 끌려가는 방법으로 통제를 가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정보와 국민을 이어주는 매체(media)에 손질을 가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하지요. 지금 서울 시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시위들은 국민의 수신료 받아먹는 국영방송 KBS에서 보도 하나 해주지 않지요. 이것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보이지 않는 통제와도 같은 것이지요. 더불어 이석기 사태와 같은 문제는 저도 비판적입니다. 제가 거론한 것은 정부의 의견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혹은 반대를 한다는 이유로 종북몰이를 당한 세태를 꼬집은 것인데, 국가가 대놓고 나서서 너는 종북이다!라고 말한 적은 없겠죠? 그렇게 되면 대놓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거니까요. 물론 국방부에서 홍보 영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나는 꼼수다에 나온 출연진들을 에둘러서 종북이라고 지칭한 사례는 있지만. 일부 (자칭) 보수 세력이 종북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 하는 경우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지요.
  • 조르바글쓴이
    2013.12.15 18:52
    못 느끼셨다니, 저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느꼈으니까, 제 느낌을 구태여 강요할 수는 없겠지요.
  • @조르바
    대규모라고 하기엔 너무 작고 매주 일어나는 데 그걸 계속 보도할까요? 에둘러서 종북은 뭡니까? 종북우로 확대 재생산 하는.경우가 궁금하네요
  • @닉넴생각안나염
    한가지 더 프랑스에 대통령께서 연설을 하셨는데
    프랑스 신문은 대통령의 공공부문 개방에 대해서 보도를 했는데
    청와대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주요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지요
    공공부문 해외 개방은 중요한 일이라고 여겨지는데,
    사실여부를 떠나서 우리나라 언론이 먼저 의혹을 제기하고 해결에 앞장섰어야 하는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닐까요?
  • @바람옥이
    공공부문 조달 개방이고 이미 다 알고 있네요 자꾸 왜곡하지 마세요 그게 토론 자세인가요?
  • @닉넴생각안나염
    아 조달 개방이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둘 차이를 방금 이해했네요

    근데 의혹이 생길수밖에 없는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어쨌든 중요한 사항인데
    마찬가지로 주요언론에서는 방문당시에 이런내용은 말해주지 않았죠
    최근 파업으로 시끄러워진 덕에 언론에서 설명을 하기 시작한거고요
    청와대에서 발표한 당시 대통령연설문 어디에서도 개방과 관련한 내용을
    찾기 힘들더군요(혹시나 프랑스방문 직후나 전에 이런 내용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제가 오해를 한것이지요. )

    용어에 대해서 부정확했던점 거듭 죄송합니다
  • @바람옥이
    조르바글쓴이
    2013.12.15 19:33
    프랑스 방문시 공공부문 개방관련한 문제점, 다음은 기사 인용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무소속 박주선 의원을 통해 <프레시안>이 입수한 '국회 동의 여부 등 심사결과'에 따르면 외교부 국제법률조약과는 지난 11월 1일 차관회의를 열어 GPA 개정안을 논의했고 지난 5일 국무회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공공 조달 시장 개방'의 파장을 의식해 정부가 '도둑 처리'한 것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랑스를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4일 파리 프랑스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프랑스 재계 인사들과 간담회 도중 "도시 철도 등 정부 공공 조달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발언을 한 직후 무렵에 국무회의에서는 비공개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던 것이다.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31112113725 )
  • @닉넴생각안나염
    조르바글쓴이
    2013.12.15 19:24

    닉넴님께 질문합니다. 너무 작다고 판단하시는 근거는 무엇인지요. 그리고 매주 일어나는 일이라면 그 빈도가 곧 사안의 중요성을 반증하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작고 안작고를 떠나서 국가 정책 및 그에 관한 시민들의 감정에 관한 문제인데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국영방송에서 보도 안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겁니다. 종북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시키는 경우에 관해서 거론해드리겠습니다. 일베라고 하는 커뮤니티에서는 특정 지역을 비하 발언하고 또한 정부에 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에게 빨갱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현재 진행형입니다. 군대 생활 해보셨는지는 모르겠는데, 군대 안에서는 주기적으로 장병들에게 정신 교육을 시키는데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종북세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종북세력 특강을 합니다. 통진당 사태 외에도 정부 정책 비판 시위 등과 관련해서도 그러한 시위는 종부주의자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시위다, 라고 규정하기도 했구요. 최근 새누리당 모 의원이 국가보안법 들이대며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종북 몰이한 경우도 있었지요. 그러면서 로마 교황청에 편지를 보내놓고 사제단에 처벌을 요구했는데 로마 교황청에서는 문제될 것 없다고 했지요. 국제 망신입니다. 시사IN 제326호 '종북몰이, 그 파멸적 중독' 참고해보시구요. 더불어서 첨부하는 기사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3614 ) 참조 해보시길 바랍니다.

  • @닉넴생각안나염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730061&cloc=olink|article|default
    일단 하나만 예로 든거지만, 이게 사실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정부기관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뉴스자체가 종북프레임을 느낄수 있게 하지 않을까요? 뭐 저 사람들이 다 이석기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문제가 없겠지만요.

    근데 뉴스보다가 의문이 드네요
    보통 종북좌파라는 말이 들리는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네요.
    우파좌파 개념에서 종북이란 말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고 보는데
    종북은 그냥 종북이죠... 단어자체부터 좌파라고 여겨지는(정권을 잡은 새누리에는 좌파가 없죠?)
    모든 사람들에게 종북이라는 단어를 씌운거라고 여겨지기도 하고요
  • 2013.12.15 19:33
    우와.. 글쓰는솜씨가 후덜덜.. 와...
  • 2013.12.15 19:35
    "나,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나는 결국 내 삶 때문에 사회 문제에 관심이 가네요. " 박수치고갑니다!
  • 그게 사회참여의 본질이죠. 좋은글 보고갑니다. 닉넴기억안나요님이랑은 논쟁마시길 무의미함
  • @시에라
    앞말 뒷말 다 동의합니다.
  • 잘읽었습니다! 정말좋은글이네요^^
  • 사회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관심가지는 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생각에 존중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험한말 쓰는 것은 태도에서 처음부터 잘못이지만, 고운말로 포장한다고해서 그 속에 칼이 숨겨지진 않습니다.
    이번 철도건에 대해서도 민영화라고 못박고 근혜공주는 뭐하냐라고 말하신다면 그게 존중하는 자의 태도인가 싶습니다. 정부말을 못믿겠다라고 말하신다면, 여태 정부중 국민에게 신뢰를 준 정부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고, 그 누구의 말이든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것이면 믿을 수 없어야 할 것이고, 조중동의 말이든 경향의 말이든 믿을 수 없어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영화가 아니다 라고 열심히 얘기해왔는데 글쓴분은 누군가가 이건 민영화다라고 한 말은 어떻게 믿으시는지, 그곳엔 정부 이상의 부연설명이 있어 믿게된 것인지 알고싶습니다.
  • @시린달빛
    민영화할 여지를 만들면서 민영화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당연히 못 믿죠 ㅎ. 그 여지를 없애버린다면 모를까. 직전 정부한테 데이기도 했고.
  • @회귀성어류
    그것도 여지라고 본다면, 그 여지를 없애려한다면 현재 코레일이 추진하는 일 자체가 무의미하게 될 여지는 없습니까? 결국 없던일로해라 라는 말과 다를 것이 있는건가요? 직전 정부에게 데인것과 현정부에 반감을 표하는 것은 구분해야하죠. 핑계아닌가 싶습니다. 노무현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명박이 뽑은것인데 그럼 그 신뢰는 어떻게 1년도 안되어 사라졌습니까? 데였다라고 표현하려한다면 문재인이 대선당선되어서 이같은 일을 하려했다면 당신을 믿으니 그렇게 하시오 라고 말할겁니까?
  • @시린달빛
    아예 물러라는 것보다는, 자회사의 지분을 가진 공공기관들이 그 지분을 훗날 민간에 매각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란 거죠.그리고 정부에 반감을 표한 것이 아니라, 님 말대로 신뢰를 잃은 거에요. 아니라고 말해도 못 믿는 거죠. 4대강 때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직전 정부에 데어서 현 정부에 반감 가지는 것이라해도 당연한 거죠. 같은 정당이니까.
  • @회귀성어류
    일단 지금은 민간양도 안되는 걸로 가닥잡아놓지 않았습니까? 이걸 훗날 안되게 법이 개정못하도록 하자는 말이라면..그게 법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반감이라는게 무섭네요. 불통도 답답하고 불신도 안타깝습니다.
  • @시린달빛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0:20
    고운말로 포장한다고해서 그 속에 칼이 숨겨지진 않습니다, 라고 하셨네요. 제 글을 고운 말로 생각해주셨다니 우선 감사합니다. 그런데 칼을 이야기하셨는데, 칼이라는게 어떤 칼을 말씀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글이라는게 초코 시럽 뿌리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저의 생각을 기술하는 것이다보니, 그 칼이라는게 저의 생각이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런지요. 이어서, 존중하는 태도를 요구하셨는데, 제 글에서 누구를 비하한 경우는 없지요. 저는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또한 종북몰이가 이루어지고 있는 세태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을 기술한 것입니다. "공주님은 뭐하십니까? 잡니까?"라는 구절을 꼬집으셨네요. 한나라 국민이 그나라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풍자 정도는 할 수 있겠지요. 공주님 뭐하세요? 자요? 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비하 발언이라면 신문에 그리는 만평은 건전한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조선 일보도 만평을 그리고 한겨레도 만평을 그리는데 말이에요. 이어서, 여태 정부중 국민에게 신뢰를 준 정부, 한 차례도 없겠지요. 정치가 마음 먹은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정책 관련해서는 저의 선호를 떠나 비판적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그리고 저는 누가 저한테 시켜서 철도 민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는게 아니라, 제가 스스로 종합하고 판단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것입니다. 앎이라는게 결국엔 믿음에 근거하는데, 저는 여러 언론 기사와 시국의 흐름 등을 살펴보아 그 믿음을 자가적으로 세운 것이지요. 저는 제가 믿는 것을 아는 것이고, 아는 것에 관해서만 얘기했지 그 선을 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요. 위의 제 댓글에서도 인용한 기사 참조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파리 프랑스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프랑스 재계 인사들과 간담회 도중 "도시 철도 등 정부 공공 조달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발언을 한 직후 무렵에 국무회의에서는 비공개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던 것이다.(프레시안 13.11.12 기사) 이어서 재밌는 사실은, 최연혜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 및 현 코레일 사장이 지난 2012년 1월31 조선일보 기고란에 철도민영화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 못 이해한 것이다, 라며 철도 민영화에 부정적인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180도 변해서 민영화를 주장하며 수천명의 노조 참여 직원을 직위 해제하고 있지요. 사장님이 갈대같은 건지 아니면 다른 콩고물에 여념이 생기신건지, 알랑가 모르겠네요.
  • @조르바
    칼이라는 건 별뜻없습니다. 공격의 의도로 부드러운 말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나는 잘 몰라요, 이기적이에요 하고 순수하게 말하시며 정치적으로 잘못되었다 생각하는 점을 지적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에 누구처럼 사납게 물어대는 것보단 훨씬 서로 대화할 수 있겠지만, 순수하다 선하다 라는 이미지를 정치적 견해에 이용하시는 것 아닌가해서 드린 말입니다.
    또한 모사장얘기의 경우, 민간에 개방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지금 그사람이 추진하는 일이 민영화라고 말할 수 없다면 태도를 180도 돌렸다는 글쓴이의 말도 맞는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본인이 그것을 민영화로 보기에 모사장께서 떡고물에 눈돌아간것마냥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떡고물이 있는지야 모르겠습니다만)
    존중하는 태도라는 것 역시 별말아닙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알고 이해하는 것, 단순히 그겁니다. 민영화라고 이미 못박고 넌 틀렸어하고 결론지으시면 상대방과 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말입니다.
    결국 고운말로 얘기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두 정치적 색채로 나뉘어 싸우는 분들과 전혀 다를바없다 라고 느꼈기에 글 남겼습니다.
  • @시린달빛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0:58
    순수하다, 선하다라는 이미지를 정치적 견해에 이용하신다고 보셨다면 잘 못 보셨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추측하신건데 당사자인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려 저는 누군가를 선동하려고 글쓴것은 아니니까요. 이어서, 최사장님께서 직접 지금 민영화가 아니라고 줄곧 주장하고 있지만, 말은 말이고 실체는 실체이지요. 구체적인 팩트까지 거론해서 말하자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및 KTX 분할 운행을 통해 공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전무하다고 이미 철도공사 내부에서도 인정했습니다. 지금 정부가 말하는 "민영화 아니다"라는 실타래를 따라가보면 결국 수익 미충족으로 인한 코레일의 자생력 약화, 그리고 그러한 빈틈 사이로 민영화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이죠. 아니라면 아니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그것만 필요한거지 누가 누구라서 반대하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어서, 민영화라고 못박고 틀렸다고 하지 않았고, 고삐 풀린 민영화라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민영화로부터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시민으로서 나름의 정보 종합 후에 비판하는 것입니다. 비판은 맹목적인 반대와는 다르지요, 비판은 소통의 한 부분이며, 방법입니다. 저는요. 지금도 제가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틀린 생각일까요? 저는 꼬박꼬박 제 주장의 근거를 기사까지 동원하며 제시하고 있는데요. 저는 그저 제 생각을 기술한 것이었습니다.
  • @시린달빛
    음 읽어보면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생깁니다. 근혜공주는 그냥 행동에 대한 묘사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외에 각종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것들이 많죠. 이게 자정작용으로 좀
    쓰지 않으면 되는데, 상대방 비하할때 마구잡으로 쓰이고 있어서 눈쌀을 찌풀게 하는것 같아요
  • 이상한 논리와 감성팔이로 국민을 우롱하는건 천안함 폭침사건부터 광우병, 여타 다른 사건도 별 다를 바 없습니다. 정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것이 아니라 단지 새누리당의 정부이기때문에 반대하는것처럼 보이는것은 저 혼자만의 착각일뿐일까요?
  • @그린보이
    ㅇㅇ 착각입니다
  • @그린보이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0:25
    반대와 비판은 다르지요. 비판(批判)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문제거든요. 정책과 관련해서, 정부에서 충분한 설명이 제시되고 그래서 믿을 만한 근거가 세워진다면 저는 수긍할 준비, 언제든지 되어있습니다.
  • @조르바
    믿을만한근거? 충분한설명?광우병파동때 정부설명 믿으셨나요? 천안함폭침때 정부발표 믿으셨나요? 중립국조사는요? UN조사발표는 믿으셨나요? 세계의 석학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믿지않는데 도대체 어느수준의 설명을 해야합니까? 안믿는 사람들은 무슨 자료를 들이밀어도 안믿습니다. 아니, 쉽게말해서 안믿는게 아니라 안보는거죠. 진실을
  • @그린보이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0:41

    기본적으로 믿을만한 '근거'가 제대로 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천안함의 경우, 수많은 자료가 있지만 그 중 하나만 거론하자면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TOD를 직접 본 적이 있는데, TOD(열상감시장비)로 해수면을 관찰하면 어뢰 폭발의 경우 차가운 수온과 대비되는 폭발열 때문에 열을 감지하는 TOD장비에서는 그 열을 감지하고도 남아요. 순찰 도는 사람 열도 잡아내는데요. 근데 국방부에서 내놓은 TOD 영상을 보면, 두동강난 천안함 함수 및 함미 주변에 식별되는 열은 하나도 없었지요. 어뢰 폭발이라면 당연히 열이 감지되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한낱 병사에 불과했던 저도 그런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정부가 말하는 '과학적'이라는게 과연 과학적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비단 저의 경험뿐만 아니라 해양학 관련 전공 신상철 교수님(최근에 천안함 사태 관련 새로운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셨지요) 및 관련 학자들의 자료들이 기본적으로 정부 발표보다는 훨씬 과학적이고 신빙성이 있더라구요.

  • @조르바
    네. 그럼 UN도, 중립국 전문가들도 일개 군인만도 못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거네요? 아니면 정부 뒷돈을 받아먹었거나?
  • @그린보이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1:09
    그들이 일개 군인만도 못한 지식을 가진게 아니라, 일개 군인보다 지식은 훨씬 많으나 그걸 있는 그대로 말할 수가 없었겠지요. 정치라는건 항상 숨기는 작용을 해왔으니까요. 그리고 다국적 조사팀 말씀하셨는데, 러시아 조사팀의 경우 정부 발표에 비판적이었고 스웨덴 조사팀도 제한적 동의만 했었지요.
  • @그린보이
    이게 김대중정부라서, 노무현정부라서 무조건 반대한다는 사람들하고 다른게 뭘까...
  • @베이스
    갑자기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오시나요? 광우병파동과 천안함폭침이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에서 일어났어도 제가 위에서 말한 조사수준으로 했다면 충분히 믿었을것입니다. 전 현재의 반대가 진영논리위에 있는것 같다고 말하는것이지 제가 진영논리를 내세우는것은 아닙니다
  • @그린보이
    그렇다면 정부 의견에 반대된다고 무조건 종북이니 반역행위니 하는 것을 좋다쿠나 하고 찬양하는건 진영논리가 아니고 뭔가요. 아, 참고로 저는 천안함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믿는 사람이올시다.
  • @베이스
    제가 종북이니 반역행위니 하는 소리했습니까? 제가 "박그네수령께서 주장하는것은 무조건 믿어야한다" 이런 소리했습니까? 제 글을 읽기는 하시는지요?베이스님이야말로 색안경을 쓰고 내편 아니면 저편으로 나누는것 같은데요. 아, 참고로 저는 일베같은건 하지 않는 사람이올시다.
  • @그린보이
    조르바글쓴이
    2013.12.15 22:00
    자자 우리 싸우진맙시다. 모든게 따뜻한 대구탕에 소주 한잔보다 못한 거 아니겠습니까. 시험기간인데 이만하고 남은 공부 잘 마칩시다. 전 공부하러갑니다.^^
  • @그린보이
    읽기는 읽어요. 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님 역시 색안경을 쓰고 본다는 생각이 드네요. 반대하면 무조건 광우병 천안함폭침 논리로 재단하는걸 보니까.
  • 무조건 그런 논리로 재단하는것이 아니라 이전에 겪었던 똑같은 실수를 지금 반복하고 있으니까 그걸 다시 언급하는겁니다. 답답하지만 여기서 이런다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긴 힘들거같네요. 전 이만 공부하러갑니다. 조르바 베이스님 두분다 열공하시길
  • 조르바님 글솜씨 멋지십니다ㄷㄷ
  • 오랫만에 잘썻다고 생각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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