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웍하는 업체에서 메일 회신이 없어 업무가 꽉 막힌지라. 심심하기도 해서 끄적여봐요. 사실 이공계열 친구들에게는 이런 조언이 필요 없을거 같아요. 하지만 인문계 친구들한테는 꼭 이런 이야길 해주고 싶어요.
참 취업하기 힘들죠. 학생들의 관심사도 대부분 취업으로 쏠려있구요. 저도 그랬기 때문에 후배님들의 마음이 잘 이해가 가요. 불황인지라 저희 회사도 이번에는 채용을 홀드시킬 예정이라고 하더라구요. 작년 성과급이 엉망이었으니 말 다했죠. 그나마 큰 기업이기에 버티고 있는거죠. 만성화된 불경기에는 대응 방안도 없어요. 요새는 장사가 안되면,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요. 힘든 취업문을 열어제낄 수 있을까 걱정인 친구들이 꽤 있으리라 생각해요.
어찌보면 저도 운이 좋은거예요. 동기들을 둘러봐도 SKY였거든요. 지원자 수는 많고 스펙은 점점 올라가고 기업들 눈도 높아지죠. 기왕이면 다홍치마인데 SKY 아래로는 구미가 당길리 없죠. 저는 인문계열이거든요.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공계열은 취직하기 쉽다고. 맞아요. 이동네 친구들은 수도권 아래로 내려가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그 빈자리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반사이익으로 들어가기 쉽죠. 친구 하나 없는 동네에서 일하면 힘들더라구요. 아무리 동네 구경을 다닌다고 해도요. 인문계열은 수도권에 거의 모든게 집중되있으니 수도권 대학 전체와 다투어야 하니 많이 어려울 수 밖에요.
저도 이력서를 받아보고 확인하는 일을 해요. 이력서를 보면 깜짝깜짝 놀라죠. 저보다 토익성적도 높고 스피킹도 잘하고 외국에서 교환학생도 하고 공모전 수상도 한 친구들 굉장히 많아요. 대단해요. 우리학교 후배 이력서도 한번 읽은적 있어요. 그친구도 저보다 토익점수가 높더라구요. 말단인 제가 채용결정을 내리는 결정권 따위는 없기 때문에 그냥 읽고 지나갔죠.
많이들 불안할거예요. '제 토익점수는 어떤가요' '어떤 공모전을 준비하면 될까요' '스피킹은 몇점이면 되나요' 취업게시판 질문들은 대부분 이런거죠. 불안감을 조장해서 수익을 얻는 단체들도 있죠. 에듀*라던지 시대** 같은 출판, 동영상 강의 사이트 들요. 요즘 SSAT 준비 서적도 엄청 팔리잖아요. 안정적인 공무원 준비도서라던지, 돈과 명예 그리고 안정을 동시에 가지는 공사준비 교양문제집이라던지, 관련 서적. 비법전수 엄청난 돈벌이죠. 아마 그네들은 취업불황이 계속될수록 좋을꺼예요. 불안감을 먹고 장사질 하는거죠
앞서 말씀드린 것은 현실이에요. 인문계는 취직하기 어렵고, 이공계는 취직하기 그나마 낫고. 스펙들은 높아지고 취업 문은 좁아지고. 취준생들은 불안해하고 걱정되고. 마음 기댈곳 없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스펙 높이기에 뛰어들고. 공무원 준비라도 한다며 매일 도서관을 나가죠.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건요. 제생각에는 불안한 감정을 제어하는 자신감과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멀리 돌아보지 않아도 우리 고교때도 그랬어요. 정석이 낫다 개념원리가 낫다. 메가*** 누구 선생이 최고다. 이젠 EB*의 시대다. 뭐가 시험에 나올꺼고 이 문제집을 안보면 안된다. 좋은 대학을 가고싶어하는 학생들과 좁은 입시문. 학생들에게 스멀스멀 싹트는 불안감. 그걸 좀먹고 덩치를 키워가는 학원들.
역지사지해봐요. 문제집 사면서 마음의 안도감을 느끼는 학생들을 보면서 대학에 입학해 대학생의 신분으로 자유로움을 즐기는 여러분의 생각을요. 대체 무엇때문에 풀지도 않는 문제집을 사서 공부를 했으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야자시간동안 잠 못자며 공부했는지요. 그 당시 두려움이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걱정들이었다는 생각들 많이 안드세요?
사실 사람 뽑는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들 하는거 같아요. 뭔가 해보고 싶어하고 힘들어보여도 힘들게 하고, 배우고 싶어하고 . 물론 잘하는 사람이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드물걸 알거든요. 나중에 잘할 사람을 찾는거죠. 여러분은 생각으로 먹고 사셔야하는 분들이에요.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하고, 자기 생각을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으며, 관계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한 사람요. 그런 고민에서 출발해서 뭔가를 경험하고 부딫혀서 자길 갈고 닦은 사람말이에요.
인문계열. 사실 사람 비교하는거 스펙말곤 없죠. 정량적인 자료는 그거 말고 더있겠어요? 하지만 스펙 고민하는 친구들이 빠뜨린게 있어요. "자기"이죠. 내가 누군지를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내가 원하는게 뭐고, 내가 하고싶은게 무엇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어느 선이며. 어디까지 난 할 수 있을지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요. 연봉 많이 주는 곳, 편안한곳, 안짤리는 곳, 소위 신의 직장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들 같죠.
어차피 돈 많이 주는 직장은 많은 걸 쏟아부어야해요. 뽑히는 머리털이 연봉인거죠. 월급은 욕값이에요. 안정적이고 편안한 일은 벌이가 시원찮아요. 게다가 무료하죠. 밥버러지 같은 비효율을 반복하며 인생허비하는거죠. 어디든 명암은 다 있어요.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게 더 좋지 않겠어요? 20대에요.
좀 고리타분한 이야기였던거 같긴해요. 취업은 긴 인생의 조그마한 방법중 하나일 뿐이란 생각을 해봐요. 한발짝 물러나서 자길 봐봐요. 난 멋진 사람이었나 라고 고민해보세요. 멋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하나 둘 해나가보세요. 새로운 방법들이 눈에 보일거예요. 스펙에 목매지 마세요. 불황을 걱정하지 마세요. 멋진 사람을 안데려갈 정도로 멍청한 곳은 없어요.
멋진 사람이 되길 위한 방법을 먼저 고민해 보세요.
직장보다는 인생을 갖기 위해 생각해보는걸 추천해요.
퇴근시간이네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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