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그린라이트를 꺼줘

겸손한 작두콩2014.05.19 19:31조회 수 3075추천 수 2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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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즐겨 보세요 다들?

전 그 사연이나 그린 라이트라는 신개념이 좋아서 챙겨 보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사연도 다 거기서 거긴거 같은데 MC들이 재밌어서 계속 보고 있어요

그런데 지난 주 그린라이트를 꺼줘 사연이 참 씁쓸해서 글 써보네요

34살의 대기업 다니는 남자 친구를 둔 27살 대학원생 여자가 보낸 사연이었는데요

남자가 경제 관념이 아주 투철하다고 하더군요

둘이 만난 지 여자의 첫 생일 때 남자가 선물로 다니고 있는 토익 학원 두 달치 수강료랑 교재를 사줬다고 하네요. 이러면 적어도 돈이 30만원 이상 나가지 않나요? 그런데 로맨틱하지 않다고 불평하다가 쓸 데 없는 것보다 실용적인 것이 낫지라며 자신을 위안하는 모습부터 뭔가 안 좋아보였습니다.

데이트 통장을 만들어 남자는 35만원 여자는 15만원 이렇게 서로 경제 상황에 맞게 내고 있었대요

그런데 여자가 알바비가 밀려서 2개월 치를 못 내고 있다가 본인도 그게 미안해서 먼저 알바비 밀려서 못 냈다 알바비 들어오면 두 달치 바로 넣겠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네요

남자는 그럴 거면 데이트 통장을 없애자고, 두 달치 밀린 거에다가 그 달 거도 입금하면 45만원인데 그러면 너 더 부담 아니겠냐고 이런 식으로 말해서 섭섭하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본인의 친구들을 만날건데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남자가 꺼낸 대답은 너네 친구들 만나면 내가 돈 내야 되잖아 싫어 이런 식이었다네요. 여자는 자기 생각으론 친구들 끽해봐야 10만원 정도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친이 10만원도 아까워 했다는 거에 섭섭하다는 겁니다

한 날은 여자가 교수님께 박사 과정 권유를 받고 고민하다가 남친에게 털어놨는데 남자가 하는 말이 그럴 줄 알았어. 어차피 석사 공부하다가 취업 안 되면 박사하려고 했던 거잖아? 랍니다

 

사연 소개하면서 드러나 있듯 저는 사연을 듣는 중에 그린라이트를 껐습니다. 남자 때문이 아닌 여자 때문이죠.

물론 남자가 대기업을 다니고 여자는 아직 학생이니 남자가 돈을 더 낼 수야 있는거죠.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여자는 자신의 잘못은 전혀 모르는 것 같아 보였어요. 몇 십만원이 넘는 생일 선물을 받고 로맨틱하진 않지만 실용적이라고 위안한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 싶네요. 아니면 학원비는 부모님이 내 주시니까 자신에게 전혀 경제적 이익이 없다는 생각일까요? 이런거라면 더 화날 것 같으니 드라마 많이 본 것이라 생각하고 싶네요. 

본인은 학생이고 남친은 직장인이니까 좀 더 써도 된다고 하는 생각이 아주 깊게 박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친구들 만나면 돈 다 내야 돼서 싫다고 말 했으면 아니야 다 같이 나눠서 낼거야 라고 말해주진 못할 망정 얼마 안 나올 거라고 그거 아까워하는 남친한테 섭섭해 한다는게 말이 되나요? 그렇다면 남자의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이 당연히 돈을 낼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가 굉장히 궁금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고요.

박사 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자 입장에선 당연히 신경 쓰일 수 있는 부분 아닌가요? 나이가 34살이면 혼기가 몸 쪽 꽉 찬 직구보다 더 꽉 찼는데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이 맞벌이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안 일을 도맡아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본인은 오죽 답답했을까요?

 

그런데 이 사연을 들은 연예인들의 반응이 더 가관이었죠. 다들 남자가 왜 이렇게 쪼잔하냐, 여자를 위해서 10만원도 못 쓰냐, 사랑하는 방법은 모른다는 등 너무 일방적으로 여자를 옹호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뭐 연예인들이야 돈을 많이 벌고 보이는 것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좀 많이 느껴졌어요. 그 중에 장미 아무 쓸 데 없는데 그 장미 살 돈을 현금으로 주면 그게 로맨틱하냐? 합리적이려고 연애하는 게 아니라 로맨틱하려고 하는거 아니냐?라는 성시경 씨의 말은 정말 크게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논리가 사연과 연관이 있는듯 미묘하게 틀어져 있더라고요. 지금 저 사연녀의 자기 쉴드는 합리적이기보다는 낭만적이고 싶다인데 제가 볼 때는 낭만적인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남자에게 불합리를 요구하는 거 같아 보였기 때문이죠. 그걸 성시경 씨가 아주 멋있는 말로 잘 포장을 해주어서 그 말에는 큰 감명을 받았지만 사연과는 동 떨어진 얘기라고 많이 느꼈어요.

 

방금 마녀사냥을 다운 받아 보고 나서 약간은 답답한 심정에 글을 쓰다보니 굉장히 장황해졌네요... 아무튼 여러분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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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고 식모상이라고 말하는데 무슨뜻이죠? (by 포근한 청가시덩굴) 저번에도안되고 (by 멋쟁이 논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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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는 이쁘면 장땡
  • 사연의 여자가 좀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것 같긴 한데 서운한 마음을 이해못할정도는 아니네요 근데 제가 저 남자입장이었다면 엄청 열받을듯
  • 좋은 의견인것같아요.. 그런데 사연녀는 진짜 남자들이 상상하는 그런 로맨틱한 상황을 바라는게 아니고 너무 쪼잔하지않은, (돈,계산만이 아닌)날 위한 생각을 했겠지 하고 바라는 것같아요 게다가 그런 계산적인 남자의 태도를 오랫동안 겪고 나니 신물이 나지 않았을까요? 흠 저라면 저게 저사람의 성격이라고 느껴지면 그런 성격과는 더 만나기 싫어질 것 같어요
  • @깜찍한 채송화
    제가 볼때는 남자분이 쪼잔해 보이긴 하지만 충분히 잘해주는것 아닌가요?? 보통 여성분들이 저 사연의 남자를 보면 섭섭하다 생각하나요??
  • @꾸준한 도깨비고비
    섭섭하다기보다..뭐랄까 그냥 난 왜 평범한 남자를 사랑하지않았을까 하며 통탄하겟죠 다 자기의 업인 양.. 충분히 잘해주지만 주위에서 그게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라고 이야기한다면 당사자는 진짜 좀 그렇게 느껴지지않을까요 ㅎㅎ 그리구 어제 사연보니까 잘해준다기보단... 좀 계산적으로 잘해주던데.. 여자입장에선 이남자는 날 온전히 사랑하나 생각해볼만도 할걸요 ㅎㅎㅎ
  • @깜찍한 채송화
    그렇군요 공대남은 또 연애를 글로배웁니다
  • 근데 저 사람보다 아무것도 안 챙겨주는 남자 많아요, 제남친도 아직 학생이라 아무것도 못해주지만 마음만은 날 정말 사랑한다는 걸 느끼잖아요 ㅋㅋ 전 선물 하나 안사줘도 같이 있으니까 좋은건데 저 사연녀는 선물의 크기나 말과 행동의 로맨틱함에서 사랑을 찾나보네요 ㅋㅋ 그니까 개개인의 중요도 기준이 어디있냐에 따라 다른거아닐까요 ㅎㅎ 흠 근데 안겪어봐서 모르는걸수도 있어요 실제로는 디게 틱틱거리고 쪼잔하고 재수없게 저런 말들을 읊었을 수도있어요 예를들어 비아냥거리면서 '야 니가 필요한게 지금 토익점수지 지갑같은거겟냐? 이거나 받아' 뭐 이런거 ㅋㅋㅋㅋㅋㅋㅋ '돈안벌고 놀려고 박사진학할줄알앗다' 뭐이런거 ㅋㅋㅋㅋ
  • @꾸준한 도깨비고비
    말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근데 제가보기엔 남자가 그여자랑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 그러는 것 같던데요.
  • 마녀사냥 한물 갔음
    마녀 사냥은 안하고 여자들 커버해주기 급급
    근데 저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인데
    저건 남자가 쪼잔하게 맞는듯. 10만원가지고...
  •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그냥 헤어지는게 답인듯하네요...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말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만나는게 너무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그러고보니 그르네요.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컨셉으로 시작해놓고 요즘은 여자들 눈치를 먼저봄. 그놈의 시청율..
  • 뭐 시청률 때문에 여자 감싸기 편드기만하는 마녀사냥도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일단 사연을 생각해보면
    남자분도 좀 계산적인 면이 없지않아 보이지만 여자분의 잘못이 더 큰거 같아요.
  • 남자 마지막 말이 크리네 저것땜에 앞에것도 섭섭한게 증폭된거임...
    남자도 능력은 있는거 같은데 여자랑은 그냥 만나는걸듯..
  • 34살 대기업 다니는 남자분이면 마이피누 대다수가 20대 초중반인걸 감안할 때 10년의 갭이 있는데 여자와 사회생활하는 패널이 10만원 밥값가지고 쪼잖하다 라고 했을 땐 그럴만 하지 않을까요? 10만원 돈의가치= 여자 친구의 친한 친구들에게 남친을 소개하고 괜찮은 남자로 인식하는 유대을 형성하는 기회. 라고 본다면 여자가 서운할만 한데...
  • @꾸준한 톱풀
    여친의 친구들이라도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그사람들한테 선뜻 지갑을 열기 힘들것 같은데... 아까울 것 같아요 꼭 남자가 불편한 그자리에가서 돈을 쓰고 와야하나요?? 같이내면 안되나요??
  • 난 왜 여자인친구들한테 밥을 사줘야 하는지 그게 왜 관습인냥 그걸 탓하지 않는지;;
  • 여자가 평소에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남자돈도 자기돈이라고 생각하면 남자는 그 마음이 이뻐서라도 더 해주고싶다
    여자 개노답 걍 받는거 익숙한여자 ㅋㅋ
    데이트통장 35 15로 넣으면서 2달 밀리고 당당잼 ㅋㅋ
    여자 평소 근성이 쓰레기거지임 남자가 개빡치는거지 27먹고 한달 15 도 못내는여자가 친구 밥사라 이지랄하면 난 정떨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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