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언갈 느끼고 쓴 글

유쾌한 금사철2018.10.21 19:42조회 수 639댓글 8

    • 글자 크기

뭔가 좀 이상했다. 책 앞에 4시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집중이 도저히 안 되는 건 일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머리가 터질듯한 고통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왔다. 갑자기 왜? 짝사랑하던 오빠가 알고보니 애인이 있어서일까? 남자랑 담배 뻑뻑 피며 까르르 놀다가도 인터넷에선 남자를 혐오하는 글을 쓰는 언니의 이중성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먹었던 롯데리아 때문인가? 어쩌면 그 사람들 앞에서 폭력성과 찌질함을 숨기고 위선을 보이던 내 스스로가 새삼 역겨워서일지도, 그렇게 여러 차례 헛구역질을 한 다음에, 내 인생이 극도로 혐오스러워졌다. 나는 잘 난 것도 없고, 꿈과 비전도 없이 대학에 들어와 부모님 재산을 말아먹고 있었다. 무언가를 하기엔 동기가 없었고, 안 하기엔 자원이 아까운, 계륵의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자기 자신의 통제조차 실패한 한심한 중생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꼴에, 내 주변 사람들은 죄다 착한 사람들이라 적절한 거짓 관계는 형성되어있었다. 흔해빠진 우울증 환자들처럼 냅다 뒤지기엔 내 자살을 슬퍼할 사람들이 많았다. 조잡하게 얼굴에 뒤집어쓴 내 위선이 나를 옥죄는 사슬이 되어 죽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내 삶 자체가 거짓이었으며, 죽음으로 향하기엔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많은, 노예에 불과했다. 그 날 난 곧장 집으로 돌아가 스스로에게 날이 밝으면 정신과를 가자고 수백 번 다짐했다.

    • 글자 크기
지하철 숙면남.jyp (by 촉박한 벚나무) 정보기술입문 서술형 (by 재미있는 라벤더)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35280 대륙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로 가고싶으신가요?7 멋쟁이 넉줄고사리 2018.10.21
135279 .1 잉여 더덕 2018.10.21
135278 11월 초에 대저가면3 냉정한 큰괭이밥 2018.10.21
135277 자랑스러운 부산대 학우.jpg9 적절한 머위 2018.10.21
135276 재무관리!!! 가벼운 범부채 2018.10.21
135275 기계공작법 포기8 피로한 계뇨 2018.10.21
135274 지하철 숙면남.jyp6 촉박한 벚나무 2018.10.21
어제 무언갈 느끼고 쓴 글8 유쾌한 금사철 2018.10.21
135272 정보기술입문 서술형1 재미있는 라벤더 2018.10.21
135271 깔끔한 마무리1 참혹한 솜나물 2018.10.21
135270 알바한다고 네시간동안 서서있었더니 발목이 부러질 것 같아요17 무례한 머루 2018.10.21
135269 .5 세련된 개불알풀 2018.10.21
135268 내가 고소한 사람의 판결문 보려면2 겸손한 가는잎엄나무 2018.10.21
135267 대학 추천하니 제 동생도 한번 봐주시겠어요..25 싸늘한 노랑꽃창포 2018.10.21
135266 비즈니스경제학 ㄱㅅㅈ 교수님 중간1 예쁜 산단풍 2018.10.21
135265 어떤 옷이 더 낫나요33 이상한 푸크시아 2018.10.21
135264 재무관리14 가벼운 범부채 2018.10.21
135263 배달음식정보 없어졌나요? 느린 동백나무 2018.10.21
135262 .18 화려한 변산바람꽃 2018.10.21
135261 이번 한국에서 개최하는 롤드컵에는5 따듯한 삼지구엽초 2018.10.2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