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양하게 항의해 본 1인으로서 몇가지 정보들

더러운 피소스테기아2014.11.13 12:00조회 수 5566추천 수 55댓글 23

    • 글자 크기
그냥저냥 평범하게 4학년 2학기까지 온 재학생입니다

총학은 물론 단대, 과 학생회조차 몸 담은 적 없고요

다만 학교를 다니면서 이정도는 이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충분히 항의할만하다고 생각되면 담당자를 찾아가서 항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몇가지 팁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1. 우리학교는 생각보다 비리가 무척 일상화된 학교입니다

아마 신입생 분들은 모르실 수도 있겠네요. 당장 보이는 정문과 nc백화점, 구 굿플러스몰부터가 비리의 온상이죠^^; 이게 맛이 갔었던 전 총장만의 문제라고 보면 곤란합니다. 기숙사 급식 담당 공무원이 납품업체에게 뇌물을 받았던 게 밝혀져서 부산일보에 기사까지 난 적이 있었죠. 여기까지는 개인의 문제 아니냐?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항의하러 간 학생에게 후임 공무원이 '그분이 돈을 받은 건 맞지만 비리는 아니다. 학생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가지 않았다'고 한 건 개인의 문제만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각 부서 공무원들을 너무 믿지 마라는 겁니다^^; 내 의견이 정당하면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런 생각은 애초에 포기하셔야 해요.

2. 협박(!)을 받을 수도 있다.

이건 쓸지말지 상당히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되어 알려드려야겠네요. 전 학교를 다니면서 협박을 두번 들었습니다. 한번은 기숙사에 한 항의였는데, 기숙사 지도교수님께 알리겠다는 협박이었고 나머지 한번은 도서관 관장님께 알리겠다는 협박이었죠. 두번째는 나름 부끄러운 기록이지만 녹음도 있습니다. 저게 어떻게 협박이냐고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학생이 계속 그런 식으로 군다면 지도교수/관장님께 알려야겠다'는 협박이죠. 도서관 관장님이 우리 학교 교수이신 건 아시죠? 고로 첫번째는 불발이었고 두번째는 알려도 상관없다고 했더니...'나는 바빠서 그 학생에게 직접 말할 여유는 없지만 그딴 식으로 구는 학생은 학생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 오더군요(__) 같은 단대 교수님이셔서 덜덜 떨었는데 별 일 없긴 했습니다. 그래도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등 교수님들께 잘 못 보이면 큰일 나는 분의 경우 효과가 큰 협박이겠지요.

3. 직접 찾아가는 건 호랑이 굴로 직접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가능하면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하세요. 그 과정에서 모든 기록이 남고, 다른 학우들에게 저절로 알려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전화를 하고 싶으시다면 자신이 최대한 노출되지 않게 하세요. 재답변이 필요하다면 몇시간 뒤에 다시 걸겠다고 하시고요. 가장 해서는 안되는 게 직접 찾아가는 겁니다. 어떤 미사여구로 직접 오시면 다 보여드리고~다 설명해드리고~이렇게 꼬드겨도 인터넷으로 올려달라고 하세요.

직접 가면 그 담당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담당자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혹은 근로장학생)까지 모두 있는, 한마디로 '호랑이 굴'이죠. 인터넷과 전화에선 우리가 학교의 구성원이자 당사자였지만 그곳에 가면 일개 학생일 뿐입니다. 담당자 입장에선 인터넷으로는 근거와 자료를 보여줘서 불특정다수를 납득시켜야 했지만, 부서로 일개 학생 한명이 찾아오면 권위로 찍어누르는 게 훨씬 편하죠. 2의 협박 두번도 모두 직접 찾아갔을 때 들은 겁니다.

4. 바뀔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슬프지만 이건 어느정도 인정하고 항의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 내가 항의를 해서 우리 학교가 조금이나마 좋게 바뀔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셨다간 정말 큰 상처를 입으실 수도 있습니다. 바뀔 가능성은 없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항의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게 가장 덜 다치는 길이예요.


대충 이 정도가 되겠네요. 익명으로 이런 글이나 쓰는 게 뭐가 당당하길래 학교를 이렇게 비방하냐는 생각이 드실 분도 충분히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익명으로라도 이렇게 글을 올린다면 아마 도움이 될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전부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싶은 것들이거든요. 저는 이제 제 일만으로도 너무나 피곤하고, 삶에 찌들어서 부조리가 보여도 눈을 돌려버리지만 저와는 다르신 모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글자 크기
지금 중도 기독교인들 (by 슬픈 용담) [레알피누] 점점 망가지고 초라해져가는제모습 (by 키큰 두릅나무)

댓글 달기

  • 너무나도 공감가서 추천드립니다.
  • 1학년분들은 그냥 눈감고 재수한번하시고

    2학년분들은 군대 가셔서 생각해보시고

    고학년분들은 취직해서 빨리 나가세요.

    오래있을 만한 학교가 아닙니다.
  • @겸손한 꿩의바람꽃
    사립대도 이사장들의 비리가 엄청납니다. k대 생각나네요 돈 횡령...
  • 돈을 받은 건 맞지만 비리는 아니다ㅋㅋㅋㅋㅋ
  • @바쁜 마
    사람은 때렸지만 폭행은 아니다?ㅋㅋ
  • @바쁜 마
    술 마시고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 무섭네 ㄷㄷ
  • 격하게 공감합니다.
  • 모 학과의 돈 관련 사건을 널리 알린 사람 중 한 명으로써 크게 공감을 합니다ㅋㅋㅋ
    정해진 경로? 내부에서 먼저 해결?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죠
    그래서 제가 인터넷을 사용한 것이고요
  •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발로 뛰어보신 분이 있다니 정말 존경스럽네요. 감사합니다!
  • 저도 행동으로 실천함ㅋㅋㅋㅋ 딱 한번 바뀐적있었어요. 수업시간에 자기 교회다니는데 집에서 제사지내는 애들 손들어보라고 하고 애들한테 제사지내지말라고 하던 시간강사...
  • 상대 인터넷 카페 수리 해달라고 신문고에 글 올렸다가 담당 근로학생이 저한테 지.랄하길래 싸웠습니다 ㅋㅋㅋ 이유가 제가 글 올리는 바람에 자기들 한 소리 들어서라네요 ㅋㅋㅋ 싸우고 나서 바뀌는 건 하나도 없음.. 걍 노답이에요 군대랑 똑같아서 바꾸고자해도 자기만 피곤하고 바뀌는 건 없고.. 한다해도 10년은 더 걸릴걸요?
  • 지방잡대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그낭 쓰레기통이었네.. 정보 감사합니다
  • 진짜 재수해서 딴 데 가야겠다.
    공사도 억수로 해 재끼던데 얼마나 많은 돈이 오고 갈까

    본관 주차장보면 외제차가 즐비하다
  • 중도 몇십억 들어서 했다는거보고 어이 없던데ㅋㅋㅋ 그것도 로비했겠죠? 공개입찰안하고
  • @흔한 천일홍
    그래서 책상걸상이 예전보다 더 떨림심하고 소리도 심한건가 ㅎㅎㅎㅎ
  • 님 . 답변간곡히 바랍니다. 도서관건의사항 올린거 어떻게협박받앗어요? 도서관건의사항올렷는데 뒤에전화오고 해서 님께 공감합니다.
  • @초조한 도꼬마리
    글쓴이글쓴이
    2014.11.14 17:57
    전 항의를 도서관 신문고에 올리니 답변으로 이런 건 전화해주면 더 자세히 답변할 수 있다고 해서 전화했습니다. 전화로 영...엉터리 답변을 하길래 이런 건 말이 안된다고 했더니 직접 와서 들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갔더니..(..) 사실 인신공격을 조금 듣긴 했지만 협박은 글에 적힌 게 다예요. 저와 통화했던 담당자님 말고 담당자님 상사이신 계장님이 일개 학생이 도서관 선생님께 대드는거 못 들어주겠다고 저한테 협박하시더군요. 1~2년전 기억이라 기억에 조금 왜곡이 있을 순 있지만 사실관계는 맞을 겁니다. 담당계가 다른 건지는 몰라도 요즘 종종 얘기가 나오는 글 지워달라는 것과는 다소 다르네요.
  • @글쓴이
    와 절대 지우지 마세요. 진짜 우리학교 ....
  • @글쓴이
    도서관...공감합니다. 저도 항의한적있는데 은근반말에 강압적으로 찍어누르려는태도에 "내가 나이가몇인데 학생한테서(이런소리를들어야하느냐)"는 폭언에...아주가관이었어요 녹음해둔것도있는데 정말ㅎㅎ...제가항의한건 1도서관이었습니다. 거기 다른분들도 문제지만 유독한분 진상이신 여자사서분 한분계세요.
  • 멋진 글에 추천드리고 갑니다.
  • 멋있습니다..전 학기말에 돈준다는 약속을 학기초부터 믿고 그에 맞춰 학비관리를 해왔는데 학기말 주기직전에 갑자기 규정바꿔서 규정바꼈으니 안준다고해서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적이 있네요..가족들 다 절망하고 저는 너무 분해서 울고..아무리 생각해도 관련자가 삥땅친 비리가 분명했지만 저말고도 못받은 사람은 물론 다칠 사람이 많아 권리를 찾지 못했네요..우리학교 비리가 너무 심한거같아요
  • 처음알았습니다 충격이네요 제가 너무 순진했던걸까요 그저 우리학교를 사랑했는데.. 슬픕니다 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욕설/반말시 글쓰기 권한 영구 정지10 저렴한 개불알꽃 2019.01.26
공지 식물원 이용규칙 (2018/09/30 최종 업데이트) - 학생회 관련 게시글, 댓글 가능17 흔한 달뿌리풀 2013.03.04
160052 코트 고르실때 뭐봐요?23 유치한 생강나무 2014.11.21
160051 독서동아리있나요?23 착실한 수국 2014.11.17
160050 생각보다 혼밥 못하는 사람도 많네요..23 흐뭇한 주름조개풀 2014.11.15
160049 공대 복전하려고 합니다.23 난쟁이 개불알풀 2014.11.15
160048 지금 중도 기독교인들23 슬픈 용담 2014.11.14
학교에 다양하게 항의해 본 1인으로서 몇가지 정보들23 더러운 피소스테기아 2014.11.13
160046 [레알피누] 점점 망가지고 초라해져가는제모습23 키큰 두릅나무 2014.11.03
160045 .23 현명한 미국나팔꽃 2014.10.27
160044 교수님 퇴직하시면 하는 일 알려드립니다.23 쌀쌀한 붉은병꽃나무 2014.10.26
160043 화장 옷 세팅 다 했는데 만날 사람이 없다..23 무례한 세쿼이아 2014.10.25
160042 현중다니는데 무시당하네요23 의연한 한련 2014.10.21
160041 도서관 자리정리 시 감금행위???23 황홀한 참깨 2014.10.21
160040 우리가 지금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이유23 절묘한 접시꽃 2014.10.20
160039 [레알피누] 다들 왜 살아요?23 자상한 앵두나무 2014.10.18
160038 자취를 해보려합니다23 똑똑한 클레마티스 2014.10.18
160037 지금부터 공부해도 가능할까요......23 우수한 옻나무 2014.10.13
160036 헬스하면 체중이 오히려 늘기도하나요?23 날렵한 홑왕원추리 2014.10.10
160035 우리학교 동아리는 정치색채 없죠?23 느린 까치고들빼기 2014.10.03
160034 정치에 대해서 배우려면 어떤 책 읽어야하나요?23 건방진 석곡 2014.09.29
160033 .23 우수한 꼬리조팝나무 2014.09.2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