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어요

생생한 신갈나무2016.12.09 02:06조회 수 3922추천 수 15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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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화기고, 복학했는데 이러다 미칠 것 같아서 글 씁니다.

1학년 때부터 사실 힘들긴 했어요. 재수해서 들어온 학교인데, 서울쪽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솔직히 학교가 마음에 안 들고(건방질지 모르지만 수능 망해서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부산 자체에도 애정이 쉽게 생기질 않아서 사람 사귀기도 쉽지 않더군요.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았고,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더라고요. 그걸 드러내놓고 푸는 성격도 아니라서 마음속에 꾹꾹 눌러담고 있었고요. 그래서 학기 말에 시험공부하다가 자살시도를 했습니다.

얕았는지 죽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때 휴학하고 군대로 도피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벌 겸. 처음엔 복학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가족들이 말려서 일단 돌아왔고요.

그런데 숨이 막혀서 도저히 살 수가 없네요.

학점은 나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도 예전보단 괜찮아요. 하지만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있나 하는 자괴감이 매일 밤 찾아오네요. 알고싶지 않은 지식, 하고싶지 않은 활동을 하느라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는 느낌입니다.

하고싶은 일은 있습니다. 글 쓰는 일이요.

휴학한 내내 글을 썼고, 좋은 기회를 만나 전자책도 출판했습니다. 최종목표인 웹소설 정식작가는 되지 못했지만, 첫 장편으로 전자책 출판까지 갔으면 나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요.

유의미한 수준의 수입은 없었지만 그땐 적어도 제가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알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로 밥 벌어먹기는 힘들고, 하물며 그게 글 쓰는 일이라면 문자 그대로 굶어죽을수도 있다는 것도요.

하지만..동시에 이런 생각도 드네요.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고 성공이 보장되어있는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끝이 났죠. 노력보다는 인맥이, 인성보다는 학점이 한 개인의 인간성과 능력을 증명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러면 더 이상 미래를 보며 현재를 소진시키는 것보단 지금 현재 내가 가장 잘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하는 거 아닐까요?

23살, 이제 곧 24살이네요. 나이 어린 철부지라고 하기에는 충분히 나이가 많아져버렸네요. 어쩌면 이런 고민을 붙잡고 있을 시기가 지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하지만 이 고민은 그저 주변에서 으레 말하듯 철없는 고민일까요? 그럼 전 이 고민이 해결될 때까지, 언제까지고 그저 '철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두어야 할까요?

밤은 무섭네요. 낮에는 정리되지 않던 감정들이 스스로 줄을 서서 입 밖으로 나오고, 그것들이 서로 자기가 옳다고 소리치게 만드니까요.

폭풍처럼 밀려나오는 감정을 받아적다보니 다소 두서없는 글 내보이게 된 점 죄송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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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지생활이 어려움이 많죠. 그래서 저는 더더욱 동아리나 사람 만나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 본능적으로 외로움을 줄여보려고 그러는 것 같네요. 외로움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속는셈치고 그런 취미삼아서 동아리에 한번 두들겨 보는거 어떠신가요? 좋아하시는 글쓰기도 괜찮고, 운동이든 뭐든 다 좋을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야구를 좋아하지만 선수를 할 수 없으니 동아리활동을 하며 어느정도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대외활동하는게 너무 재밌네요. 솔직히 저번학기때 집안형편이 조금 어려워지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이겨내려 노력하고 이래저래 하다보니 운좋게 장학금도 들어오고 학업에도 흥미가 생겨서 하루하루 다른 삶을 사는게 너무나도 재밌고 즐겁습니다.
    저도 23살 올해 복학생입니다. 전화기는 아니지만 공대생이고요, 저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해야할 최소한의 일은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동아리라던지 사람만나고 자기계발하는 것에 만족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죠. 제 사례가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해보입니다. 정 답답하시면 다 놓아버리고 시험끝나고 멀리 여행을 떠나시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여행하는 동안 일상 속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느끼고 하더라고요. 좌절하지마세요. 삶은 마음가짐에 달려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은 하지않겠습니다. 저는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지나갈수도 있고 안지나갈수도 있기 생각하기 때문이죠. 복학하지 않고 잠깐 쉬고 싶으셨다는데 저는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삶인데 심사숙고하셔야죠. 말이 길었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추가로 저는 대학이라는 곳이 학문적 의 그대로 학문을 갈고닦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이라고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네요. 하고 싶은 것 뭐든지 하세요. 나중에 취직하면 돈이 있다한들 시간과 여유가 있겠습니까? 즐기십쇼
  •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기는 절대 젊음을준다고해도 20대로 돌아가고싶지않으시대요. 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신성때문에요 . 그만큼 지금은 좋아하는일을해야할지말아야할지, 내가하고있는게 맞는지틀린지 고민하는겜당연한것같아요.. 또 좋아하는거를 하려는 확신이생기면 희생은 감수해야해요. 문학이좋아서 집중하고싶으시면처음에 돈벌기힘들고 성공하기힘든건 당연해요 .현실과타협해서 일하시면서 취미로하셔도 되고. . 저는 좋아하는게뭔지 지금 내가공부하는게 미래에 어떤도움이 될지 힘든 생각이 자주들어요. 학기끝나고방학동안 생각정리를하시면 될거예요
  •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네요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실제 출판도 해보시면서 보람을 느꼈다면 그쪽으로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좋아하는 일을 하시다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때 다시 공부를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병행하실수 있으면 병행하면 좋겠지만 회의감 드는 일을 굳이 할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네요 제 친구도 글쓰는거 좋아하고 단편소설같은거 써서 내고 하던데.. 그친구는 대학 졸업해서 빨리 취업해서 자신이 돈벌어서 글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가정이 좀 어려워서.. 그래도 보면 학교 다니면서 꾸준히 글 쓰는 모습보면 힘들어하지만 좋아보이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자살시도란 것도 정말 용기있어야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다른 일 하시면 뭐든지 충분히 잘 할수있을 거라고 생각하네요
  • 글 정말 잘쓰시네요.. 이 글만봐도.. 응원합니다
  • @고고한 애기일엽초
    같은 생각 ..
  • @고고한 애기일엽초
    33333
  • @고고한 애기일엽초
    별로
  • @고고한 애기일엽초
    크게 잘 쓰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글에서 감정의 호소력이 매우 짙기 때문에 같은 대학생인 입장으로써 봤을때는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네요.. ( 대학생 대부분이 저런 고민을 하게되니깐요 )
  • 24살이 뭐가 늙었다고 징징글 쓰신건가요. 120년 인생에서 겨우 24년 흘렀는데 뒤돌아갈 길이 없다고요? 누구는 자기가 뭘하고 싶어하는지도 몰라서 방황할 때, 난 무엇을 하는게 가장 좋은지 알면서도 그걸 실천 못하는 님을 나무라세요. 하고싶은게 뭔지 알면서도 누군가의 눈에는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고 싶어서 현실에 발을 묶는다는거 참 한심하네요
  • 용기내세요. 무슨 일이든 새로운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니까요!
  • 친구 중에 등단한 시인이 있어요.

    1.학교 다니고
    2.시민기자 활동 하고
    3.주식하고
    4.카페알바 하면서
    5.연애도 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24살이면 저보다 어리신데,
    집이 많이 힘든게 아니라면 1년 정도 학교를 쉬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될지
    테스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 대단하신데?이미?

    1. 글 왜이리 잘 쓰세요?
    2. 보통 학생들이 하는 고민들을 이렇게 잘 와닿게 쓰시네요?
    3. 저런 고민이 있다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일을 찾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의견에 동감합니다.
    4. 만나 뵙고 싶은 분이네요..
  •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전 하고싶은게 따로 없고 돈을 벌어서 내가 원하는 만큼 쓸 수있는게 하고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찌됐건 감수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돈을 더 많이 벌 수있는 일을 원하죠.
    그런데 만약 진짜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일을 할수 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성공이 물질적인 것은 아니지않을까요
  • 정답은 2가지입니다. 1. 이대로 현실과 함께 삶을 개척하며 현실속에서 재미를 찾아가느냐 2.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면서 진정의 삶의 의미를 느끼거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정말 뛰어난 사람이 많아요.. 성공하기 위해서든 능력을 통해서 명예와 부를 얻기위해서든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꽃피워 나가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행복의 일부분은 금전적인 문제도 상당하고 봅니다. 물론 개개인의 가치관은 다르겠지만 21세기 자본주의 사회 대한민국에서 '금전'이 주는 행복감을 상당할거고, 그 금전을 얻는 과정은 아마 '글쓰기'라는 재능으로 얻는거보다는 '공대생'으로써 얻을 가능성 하나만 놓고 봤을때는 더 크지 않을까요?? 물론 인생을 행복감이라는 프레임으로 봤을때 글쓴이분께서 이 말에 동의할수없으겠지만, 모든 대한민국 공무원 및 직장인이 자신의 인생을 업무가 주는 행복감 보다는 ( 물론 성취감은 있겠죠 ) 업무 후 개인적인 생활로써 얻는 삶의 의미가 크다 봅니다. 이와 같이 글쓴이 분도 생각을 좀 유연하게 하셔서 부디 성실하게 공부하셔서 개인에게 많은 시간이 보장되는 공공기관에 취업하셔서 퇴근후에 글쓰기와 같은걸 병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고, 아니면 진짜 기술적인 팩트를 일반인에게 쉽게 이해시켜줄수있는 그런 글쓰는 직업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제 외람된 의견이지만 부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됬길 바라며, 부디 합리적인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위에 경쟁사회의 부분이 좀 쓰다만 것 같아서 말씀을 드리자면, 진짜 글 쓰는게 좋으시고 글로써 능력을 입증해보시려면 신춘문예같은데 도전해보시고 정말 이 길이 내가 어느정도 성공할수있는길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바랍니다. 세상은 넒고 워낙 뛰어난 사람들은 많으니깐요.. 그런 큰 바다에 도전해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부디 좋은 결정 하시길 바랍니다..
  • 글 쓰는거랑 생각하시는거 보면 어떤길이 옳은길인지 알고 있을거라 믿어요 단지 고민되서 털어놓고 그러시는거 같은데 어떤길로 가시든 후회없는 선택 하세요 인생은 님꺼니까요 대신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건 당연한거구요
  • 님이 못생겨서그래요. 다들 행복하게잘살고있어요. 외모가안되면 노력해야죠
  • 이걸 왜 하지? 고민하기 전에 뭘 하지? 생각하세요
    주체적으로 사세요
    수동적으로 살아서 바보 되는 거예요
    저도 글쓰고 출판하는 사람인데 바보가 쓴 글은 바보 같더라고요
  • 누가 뭐래도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의 성공의 기준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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