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후기

한국장학재단 2016 하반기 후기

은하빛깔2017.08.01 16:42조회 수 3351추천 수 39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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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가을의 어느날 한국장학재단 채용공고가 떴습니다. 채용형 인턴 15명을 채용하여 12명(80%)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고 합니다. 저는 국가장학금이라는 대학생들의 뗄레야 뗄 수 없는 교육복지 사업의 무게를 느끼며 한국장학재단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했습니다. 

 

 

서류전형은 50배수 입니다. 자소서의 문항이 굉장히 간단합니다. 300자 정도의 짧은 지원동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쨌든 서류를 합격하고 시험장소는 서울과 대구에서 칠 수 있습니다. 저는 대구에서 응시했습니다.

 

 

필기전형은 50배수 중 6배수를 뽑습니다. 경제금융상식 50문제 + 일반상식 50문제 / 논술 1시간 이렇게 작성합니다. 경제금융상식이란 말은 정말 모호합니다. 지성인으로서의 생각하는 상식이라면 그림자 금융이란? CDS 프리미엄이란? 이런 용어 위주로 묻지 않을 까 싶었지만, 왠걸 전공을 물어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경제금융상식 50문제는 통합전공 수준의 경제 25문제, 경영 25문제에 다름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통합전공 이라고 하면 그에 맞게 준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식'이라는 프레임은 사람으로 하여금 '용어'에 몰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난이도는 결코 어렵지 않고 넓게 넓게 다룹니다. 경제는 일반적인 TESAT 수준이고, 경영도 아마 무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영에서 어려웠던건 채권의 convexity, SML에 대해서 물어봤던 것 같은데 그런문제는 찍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상식은 다양합니다. 시중에 있는 일반상식 교재와 거의 흡사합니다. 부교공 일반상식와 비슷하게(그보다 조금 어렵게) 정말 상식을 물어봅니다. 메세나란? 노브랜드란? 관계마케팅이란? 또 레퀴엠, 펜데믹, 코쿠닝, 맥커핀 등등 이건 그냥 공부한만큼, 개인의 상식수준에 비례해서 점수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논술은 한국장학재단 업무 관련해서 나온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러 후기를 참고해본 결과 한국장학재단 관련 / 시사 관련 문제가 나왔습니다. 한국장학재단 사업을 공부할지, 시사 주제까지 같이 공부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 한국장학재단에서는 필기시험을 앞두고 사업정책 책을 나눠줍니다. '대구'본사에 가서 수령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인터넷에는 사업정책이 PDF파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걸 받으러 가야 되나 인터넷으로 받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또 수령여부가 점수에 반영될수도 있지 않을까 온갖 생각이 다다 들었습니다. 

 

저는 저 자신의 위험회피성향과 그리고 파스칼의 '내기'를 생각하며 책을 받으러 가자고 생각했습니다. (파스칼의 팡세 중 '내기'를 읽어보면 '신이 존재할지,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을 믿는 것이 신을 믿지 않는 것보다 기대값으로 우월하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책을 천천히 읽어보며,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제도를 중심으로 공부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국가장학금의 기준으로 B0를 설정한 이유는 수혜대상을 전체의 70%로 맞추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업분야는 그렇게 공부를 하고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 후기를 보면 분명 시사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혹시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사업정책'에 대해서 나온다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사 주제로는 고령화에 대해서, 1인가구에 대해서 등등 뭐 시사논술은 닿을 수 없는 깊이와 무한한 범위가 존재합니다. 이건 그냥 나올법한 주제만 정리하는 '배제'의 방식이 우월전략입니다.

 

실제 논술시험은 1. 한국장학재단의 연혁과 사업현황(공통) 2. 국가장학금제도 및 개선사항 3. 학자금대출제도 및 개선사항 (선택) 이 나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시사주제가 안나와서 다행입니다.

 

저는 1,2번을 선택했습니다. 아 그리고 1번의 연혁과 사업현황은 일종의 불의타 문제였습니다. 연혁을 공부하고 답안지에 적어내려갈 수 있을 정도면 기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1번은 주금공에서 분리되어 탄생,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제도 시행에 대해서 정말 단순한 수준으로 적었습니다. 모두에게 1번이 어려웠을지라도, 내가 1번을 만족할만큼 못 써내려갔다면 합격에 대한 확신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번은 국가장학금 제도 개선사항으로는 복지의 사각지대 문제와 그리고 홍보방안 관련해서 적었습니다. 하도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이런 류의 논술이야말로 정말 변별력 없는 논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형화된 채점기준이 있을까 생각하며 아리송한 마음으로 시험을 쳤습니다.

 

 

 

1차면접은 6배수고 대구 본사에서 진행합니다. 대구 KTX, 시외버스터미널 역에서 버스로 5정거장 가면 나오는 곳에 본사가 위치해 있습니다. 시내에서 조금 번화가가 아닌 곳으로 들어갔지만, 한국장학재단 본사는 참 지정학적으로 훌륭한 곳에 위치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5x6 총 90명인데, 90등이 동점자 2명이어서 91명이 1차면접에 응시했습니다. 1조당 6명씩 짝지어, 15조가 있습니다. 저희 조는 2명 결시해서 4명이서 면접에 응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3가지를 평가했습니다.

 

1. PT면접

사람 몸만한 큰 전지에 약 2시간동안 열심히 내용을 정리하고, 순서대로 발표하는 형식입니다. 주제는 통일이 된 이후에 장학사업의 방향입니다. 생뚱맞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통일이 미완의 국가적 과제라면 결국 그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 필요한 준비성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정말로 많은 자료를 주셨고, 발표시간은 5분이었습니다. 

 

저는 제일 먼저 발표를 했습니다. 7개월 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되짚어보면 통일이란 대한민국의 헌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지향성이란 점에서 반드시 나아가야 하며, 최대한 북한주민과 저소득층 등 복지재원을 활용하는 등 복지의 철학이란 빈자에 대한 시혜적 덕목이라는 근대적 복지개념으로 접근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통일이 오기까지는 마치 어두운 밤의 끝에서 새벽이 밝아오는 과정과 같아, 통일의 직전은 대내적 대외적으로 불안정하며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상황을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추진력있게 통일 이후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빈자를 지원해준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밥그릇을 뺐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을지, 정책담당자의 입장에서 국민을 설득하라고 했습니다. 사실 '자유'의 관점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정책이지만, '공동체'나 '연대'의 관점에서 보면 그 타당성을 가질 수 있고, 결국 이타심이란 결국 자기 자신의 이로움으로 돌아오는 일종의 '이기심의 진화적 전략'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혜에 대한 도덕적 기초와 공감이 생기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통일 이후에 막대한 지출이 예정되어 있는데 재원조달은 어떻게 하는게 낫겠냐고 물어봤습니다. 준조세 형식의 금융기관의 출연금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는게 필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경우 장학재단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면접관님이 틀렸다고 했습니다. 정부의 재원확충이 우선이고, 제가 말한 것은 그 차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결국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비시장형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출연이 우선이 되어야 하며, 예기치 못한 지출이 발생했을 경우 예비비나 추경편성을 요청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지원자 역시 재원조달 질문을 받았는데, 똑같이 채권을 발행한다고 대답했는데, 발행금리 관련해서 물어봤는데, 요지는 채권의 종류에 따라서 어떤 채권이 금리가 싸냐 비싸냐 이런 내용인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일반사채 금리 > 전환사채 금리? 제가 받은 질문이 아니라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2. 토론면접

토론면접은 조원들 끼리 3vs3 저희조의 경우 4명이기 때문에 2vs2로 진행했습니다. PT면접과 마찬가지로 정말 많은 자료를 주었고, 50분동안 자료 정리하고, 55분동안 토론을 했습니다. 알다시피 3vs3이면 쉴 틈이 있지만, 2vs2면 정말 쉴틈 없이, 의견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저희조 주제는 SSM 규제에 대한 찬반이었고, 제가 아마 반대? 그러니까 전통시장 보호정책에 대한 반대였습니다. 

 

주된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적 소비자선택권, 대형마트 의무휴업한다고 전통시장 가지 않는다 부터 해서, 전통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하나의 산업고도화와 혁신의 측면이며, 골목이 사라지는것은 여러 직업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것처럼 현대의 추세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는 전통시장이 없어지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유통의 혁신이 일어나며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는 식의 '한국경제신문적' 주장을 펼쳤습니다.

 

정말 55분동안 긴장하며 논거를 생각하고 정리하며 말했습니다. 한번도 안쉬고 더 이상 다룰 쟁점이 없을 정도로 토론을 하고 나니 정말로 힘이 들었습니다. 토론 참여자 개별에게 질문을 주었습니다. 저에겐 전통시장 스스로 혁신에 성공한 사례가 있냐길래? 노량진 수산물시장? 과 구포시장? 사례를 들었습니다. 개별질문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3. 다대다면접

이것도 마찬가지로, 실무진 여러명과 지원자 4명이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의 4대 경영지침 중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대기실에서 대기하면서 벽에 쓰여져 있는 4대 경영지침을 바라보며 혹시 모르니 외우자 해서 외웠습니다. 혹시나 했던 마음에 보았던 부분이 면접질문으로 나와 운이 좋았습니다. 지원자 대부분 4대 경영지침과 관련해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외에는 변별력 없는 개인경험질문이 있었고, 전공지식 질문이 있었습니다. 다른 지원자에게는 현재 미국의 금리가 얼마인지 아느냐? 등등 물었고 저에게는 효율정 시장가설에 대해서 설명해보라고 해서, 정보효율적 관점에서 정보의 범위와 속도에 대해서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대답하며, 더 자세히 말씀드려도 되냐고 되묻자 됐다고 했습니다.

 

 

2차면접은 3배수고 마찬가지로 대구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특이했던건 공통질문만 6가지를 받았고, 2가지를 동시에 물어봤습니다. 인생의 목표란 무엇이고 중시하는 가치관이란 무엇인가? 입사해서 어떤 사원이 될 것이며 한장재에 필요한 가치란 무엇인가? 지원부서는 어디이며 본인이 생각하기에 그 부서의 에로사항과 개선사항은 어디인가?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과 회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야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기간은 충분했지만, 어떻게 면접을 대비해야 하는지 스스로 몰랐기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2016년도에 취업에 실패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잘 되돌아보고,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비전이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질문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 어떻게 대답했는지 기억이 잘 안나고, 또 합격한 것이아니기 때문에 답변 방향을 적어도 크게 도움이 안될 것 같아 답변방향은 남겨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한국장학재단은 불합격자 전원에게 예비합격을 줍니다. 그래서 약간의 멘탈 케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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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전공.. (by 마이피뉴2) 토익 토익 토익 (by 슬픔에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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