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제 54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경영학과 학생입니다. 제가 공부할 때는 부산대생의 합격수기는 거의 못봐 안타까웠습니다. 그랬기에 제가 합격하면 꼭 수기를 적어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보시는 이 공간에 부끄럽지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어서 오래 수험생활을 했지만 비난 보다는, 아 이런 사람도 합격했구나 하고 좋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추석인데도 쉬지 못하고 공부를 하고 있는 CPA생 수험생 분들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시작>
군대를 갈 시기가 되어 1월달 입대로 신청한 카투사가 운 좋게도 걸리게 되어 주변 친구들 보다 조금 빠르게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정말 똑똑한 사람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 중대는 40명 남짓한 인원이 있었는데 뉴욕대, 서울대, 도쿄대 등 다들 학벌뿐 아니라 집안도 좋았습니다. (장군님의 아드님도 세 분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때 느꼈습니다. 스스로 생각했던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나는 부족한 사람이며 세상에는 정말 잘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사회에 나가 인정을 받고 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추상적인 느낌을 받았을 뿐 공부를 해야지라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군대에서 공부는 하지 않고, 운동만 열심히 하다 제대를 한 후에 저는 일년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대학생활을 보낸 뒤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미끄러짐> 1차 점수 :330
첫 초시때 다행히도 저는 부모님의 뒷받침 속에 서울에서 종합반을 들으며 일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새벽 다섯시 반에 나와 여섯시까지 학원에 출석해 8개월 정도 밤 열시에 오는 삶을 지속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 패인이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주변에 티내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한데 저는 이 부분을 간과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시험이 한 달 남은 시점에 첫 나무 모의고사에서 275점을 받고 혼자 서울 고시원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두번째 도전>
도저히 서울에 있을 힘이 나지 않아 저는 부모님의 보살핌 하에 공부를 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정독실에 들어갔습니다. 혼자 공부하기 힘들고 또 예민한 제가 멘탈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만나 공부를 하는게 좋다고 생각을 하여 같이 공부를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를 만들고 같이 1차에 합격했습니다. (여자친구를 만들어도 같이 공부할 사람을 만나면 잘 될 수 있습니다. 혹시나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고민이 되시는 분은 본인 하고 싶은대로 하시면 됩니다.)
만약 정독실에 들어가신다면 해당 장소에서의 생활의 팁은, 그 곳은 정기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는데, 해당 모의고사에서 꾸준히 좋은 점수를 받으면 좋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일차를 합격한 후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2차 시험기간을 보낸 저는 4유예를 받게 됩니다.
<2번째 2차>
세법을 제외한 4유예 였으나 불행히도, 저는 2학기에 18학점을 들으며 1차준비를 다시했어야 했습니다. 또한, 다음 학기에는 반드시 21학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아침에 수업을 몰아 듣고 오후에 공부를 하며, 하루 공부시간을 월~목까지는 8시간 금토일 3일을 합쳐서는 20시간이 나오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공부가 조금 부족했는지 재무관리 때문에 2유예가 뜨게 되었습니다. 만약 저처럼 학교를 다니면서 시험 공부를 해야 되는 상황이고 해당 시기를 겪고 계신 분에게, 개인적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학점을 듣는다고 공부를 못한다는 것은 좋은 핑계가 되지만 인생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간은 쓰는게 아니라 만드는 것임을, 필요한 일이 있으면 시간을 만들어 계획을 세워, 쪼개어 쓰면 힘들지만, 적당한 시간을 확보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조언해 드립니다.
<3번째 2차>
2유예 생활은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과목 조합이 세법, 재무관리 였는데 어떤 조합이든 관련이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재무관리나 원가가 끼신 저유예분이 있다면 주변에서 " 너도 그래도 그것 때문에 불안하겠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그냥 무시하고 합격하면 됩니다. 폭탄이 떠도, 본인을 믿고 열심히 공부를 하신 분은 합격합니다. 더불어 조언을 드리자면 운동을 꼭 하시면서 건강을 지속적으로 챙기시라는 것입니다. 건강한 육체만 유지해도 시험에 합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결론>
저는 1차 세번 2차 세번 만에 합격을 한 장수생이었습니다. 이제와서 제가 장수를 하게 된 이유를 돌이켜보면, 주변 친구들이 합격 할 때 스스로를 비하하고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스스로를 괴롭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자존심이 매우 쎈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이 오히려 저를 좀 먹었고 수험생활동안 온전한 멘탈이 아닌 항상 어디가 문제가 있는 그런 상태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런 저의 모습이 부끄럽고 싫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험생 후배님들에게 개인적으로 정말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시험이라는 것에 매몰되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시험을 치는 사람이 되야지 시험에 치이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과거의 '저' 처럼 여유가 부족한 사람이 되지 마시구 공부를 하면서도 항상 여유를 잃지 마시고 주변 사람을 챙기는 넉넉한 사람이 되시라고 당부해 드립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1차 하루 공부 시간 배분 : 재시 기준 - 경영(일반경영 1시간 재무관리 1시간 30분) 경제(2시간) 상법(2시간 30분) 세법(2시간 30분) 회계(1시간 30분)
경영, 경제, 상법 : 경경상은, 암기과목이며 1차를 처음 치시는 분들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해당 과목의 TIP은 암기과목이기에 매일 봐서 까먹지 않게 하는 것 입니다. 다만, 경제의 경우에는 암기를 하더라도 바로 문제가 풀어지지 않으니 문제를 열심히 풀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상법의 경우에는, 저 같은 경우엔 심유식 서브노트 한권을 통째로 계속 읽었습니다. (세부적인 판례까지 모두 읽었습니다.)
세법 : 전 개인적으로 재시 이후에는 세법에 가장 자신이 있었는데, 세법의 경우 큰 틀을 먼저 잡고 부수적인걸 채워주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게 가장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산출세액까지 가는 계산의 틀을 처음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암기 하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걸 모두 암기하고 나면, 세법 책의 챕터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그 후에는 세부 규정을 암기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 소득세의 경우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법인세법상의 공제도 상당히 많은데 해당 공제 앞글자를 따서 말을 만들고 그 후 시험지에 해당 말을 적고, 하나 하나 대입하는 식으로 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회계 : 요즈음 시험은 회계사라서 그런지 회계시험이 결코 만만하지 않게 나오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1차 공부때의 회계와 2차 공부때의 회계는 난이도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데, 분개를 하나 하나 하시면서, 이 회계처리가 왜 이렇게 되는지 생각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더불어 저는 김현식 김기동 강사님의 강의를 들어봤는데(편의상 이름으로 부르겠습니다.) 김현식의 경우 강의를 할 때, 이게 왜 이렇게 나왔는지 그 과정을 꼼꼼히 설명해 주기 보다는 그 과정은 생략하고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김기동의 경우 그 과정을 설명해주는 수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김기동이 더 저와 맞았습니다. 이건 제 주관에 따른 판단 일 뿐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에 여러분도 각각 어떤 분이 맞는지 반드시 샘플 강의를 들으면서 판단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재무관리, 원가관리 : 유예로 가져간다면 부담이 있는 과목입니다. 저는 재무관리를 개인적으로 2번 떨어졌었는데 3번째 시험을 칠때 저의 팁은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장에서 결국 시험을 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시험장에서 해당 과목은 어려운 문제를 풀다보면 머리가 멍해지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으며 시간이 흐르는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파본검사때 해당 과목들의 난이도를 판단해 보시고, 쉬운 문제를 반드시 완벽하게 맞춘 후에 어려운 과목을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 : 감사 과목은 솔직하게 제가 어떻게 합격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60.2점 합격) 일단 저는 감사보고서를 통째로 외우는 걸 선택해서 집에 가는 길에 매일 외우면서 갔는데 그 부분이 합격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의 수기를 읽어보시고 참고하시는 걸 추천 드리겠습니다.
<마치면서>
제가 처음 수험생활을 시작하는 해에 아버지와 1월 1일에 금정산에 해돋이를 보러갔습니다. 그렇게 중간쯤 땀을 흘리며 올라갔는데 해가 이미 떠버렸습니다. 산에 가는걸 좋아하지 않는 저였기에, 새해부터 산에 올라서 입이 튀어나온 상황에서 아버지에게 해가 이미 떴는데 새해부터 고생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꼭 정상을 올라야 된다며 저를 끌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땀흘리며 정상에 오르고 이미 뜬 해를 보며 아버지는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들아 너가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 누군가는 이미 뜬 태양처럼 먼저 합격을 하고 누군가는 태양이 이미 떠서 그만두고,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길로 갈 수 있단다. 하지만 너는 그 주변 사람들이 어떤 길을 가던 신경 쓰지 말고 너의 길을 가거라 라고 말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의 아버지의 조언을 제가 따랐더라면 저의 수험생활은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수험생 후배님들은 부디 저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마시고, 본인의 길을 누가 뭐라고 해도 꿋꿋이 가시길 기도합니다 ! 더불어 수험생활동안 저를 돌봐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모님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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