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영화관련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전공대로 취직하고 살다가 30살이 넘어섰을 때, '왜 그 때 영화라는 것을 해보지 못했을까?'라는
후회를 할까봐 영화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영화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면서 재학생 때
주위사람들에게 영화를 할 거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군전역 후 예술대학에서 부전공을 했지만, 이론중심이었고 생각했던 답은 얻을 수 없었지요.
4학년 때, 작은 단편영화제에 참가하기 위해 편집을 공부했었고, 친구들과 선후배들의 출연 및 장비대여의
도움을 받아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다큐강좌, 동아리 공연 행사 촬영 등 나름 영상관련 일을 하긴 했는데
과연 이렇게 해서 정말 영화라는 작업을 해볼 수 있을까 라는 근심과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역시 영화를 하기위해서 충무로를 가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차에
우연히 부산의 영화관련 기관에서 인턴모집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했더니 운좋게 합격했습니다.
그렇게 1년 인턴생활을 하면서 정말 꿈에 그리던 영화현장들과 제작과정들을 볼 수 있었죠.
부산에서 촬영을 계획하는 영화팀들을 지원해주는 업무였는데, 그 중에 <타짜:신의 손> 제작팀을 도와주면서
<과속스캔들><써니>의 강형철 감독님과 이안나 피디님을 부산헌팅 때 뵙었고, 그게 인연의 첫 시작이었습니다.
1년 인턴계약이 종료되고 나서 영화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타짜>제작부장에게 일을 배우고 싶다고
연락을 했고, 다행히 제작팀에서 응낙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제작부 막내 생활을 약 40일 간 했습니다. 현장은 정말 열악하고 치열했습니다. 항상 잠이 부족하고 신경쓸 것도 너무나
많았죠. 이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면 장면마다 스태프들의 고생들이 느껴집니다.
촬영 도중, 예전에 인턴했던 영화기관에서 직원모집 공고가 떴으니 넣어보라고 연락이 왔고 또 한 번 운이 좋아 합격했습니다.
물론 영화작업을 끝까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되어 제작팀과 피디님께 실망을 안겨드려 매우 죄송스러웠습니다.
그나마 영화와 관련된 곳에 취직이 되었고, 앞으로도 다른 작품으로 다시 만날 날이 있으니 욕은 덜 먹었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아는 건 없지만, 현장에 있는 동안은 열심히 일했고 다행히 제작팀에서 영화 엔딩크레딧에 이름을 넣어준다고
연락이 와서 고마웠습니다.ㅠㅠ
비록 현장에서 나와 영화행정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의 최종 꿈은 훗날 좋은 소재를 기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 영상을 만드는 것이기에 개인적인 공부와 도약을 위해 선택의 길에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모르지만 기대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일을 하고 경험할 수 있었던 과정에는 많은 이들의 도움과 인연이 닿아서 가능했습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생각지도 않은 상황이나 인연의 도움을 얻게 된답니다.
돈을 바라는 삶이 아닌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에서 놓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어떻게든 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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