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병에 걸린 남녀들이 있다.
눈만 몇 번 마주치면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믿고,
이성이 몇 번 웃으며 인사를 건네면,
자신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며 으스댄다.
이성이 어쩌다가
자신의 옆자리라도 앉게 되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을 기세다.
하지만,
대게 이런 남녀들은
나중에 큰 실망에 빠진다.
상대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너무도 분명하게
깨달아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버릇인지
며칠만 지나면 또 다른 이성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떤다.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사람이 이성을 쳐다보는 이유가
꼭 사적인 관심이 있어서만은 아니라는 걸,
우리 자신이 더 잘 알지 않는가
그냥 어느 곳을 멍하니 응시하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상대방과 눈이 마주칠 수도 있는 거고
상대방이 내가 아는 사람을 닮아서
혹은, 상대방의 옷이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확인하려다
상대방과 눈이 마주 칠 수도 있는 거다.
섣부른 착각은
큰 좌절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이런 괜한 의미부여에서 비롯된 억지 감정 말고,
잘 모르는 남자에게서 묘한 기운을 느껴본 적이 있나?
그가 당신을 향해 은은하게 내뿜는
그 무언가를 느껴본 적 있냐는 말이다.
이 감정은,
도끼병 환자들이 느끼는
그 억지 감정과는 틀리다.
이건 그 남자가 당신과 눈을
몇 번 마주쳤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고
남자가 당신에게 꼬박꼬박
인사를 하는지
안 하는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이건 순전히 당신의
직감에만 의존한 느낌이다.
팩트만 놓고 보면,
그 남자가 당신에게
특별히 뭘 한 건 없는데
당신이 그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드는 생각이
'이 남자.... 뭐야?
'응? 뭐지 이 남자는...'
뭐 이런 거라면,
그건 정말 뭔가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심각한 도끼병 환자가 아니라면
당신의 직감이 제 3자의 객관적인 판단보다
더 정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뭐 이런 경험 해본 적 없나?
정말 누가 봐도 잘생긴 남자가
당신 앞에 서있는데도,
당신의 몸에서 아무런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던 경험 말이다.
내가 호언하는데
그 남자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당신이 정말 사랑에 쉽게 빠지는 타입의 사람이거나
늘 꿈꾸어 왔던 이상형을 마주치지 않는 이상
대다수의 사람은, 잘 모르는 이성을
그 자리에서 바로 좋아할 수 없다.
남녀가 서로 좋아하게 되려면
먼저 상대방이 뿜는 호감물질에 닿아야만 한다.
당신도 잘 알다시피,
해파리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수상한 물체를 보면 독을 뿜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물론 완벽한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여자와 남자도,
관심 있는 이성과 접촉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호감물질을 뿜어낸다.
이 호감물질에 접촉하는 상대방은
오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고
이 사람과 나 사이엔 뭔가 있다는
심적인 증거를 갖게 된다.
상대방이 비록 오늘
한 번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어도
한 달 동안 말 한마디 나누어 보지 못했어도
심지어는 나를 다른 사람보다 더 차갑고 무뚝뚝하게 대해도
'이 사람은 내게 전혀 관심 없구나.'
~라는 생각이 결코 들지 않는다.
당신이 그런
직감이 들었다면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다.
당신이 모든 것을 착각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혹은 당신이 요즘 특별히
복용하고 있는 약이 없다면
그가 뿜어내는 호감물질이
당신의 몸에 다가가 닿은 거다.
그런 느낌이 들면
그를 계속 관찰만 하지 말고
다가가서 말이라도 한 번 시켜봐라,
그럼 모든 게 확실해질 것이다.
그가 당신을 향해 호감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던 게 맞다면
당신의 그 작은 움직임이
기적을 만들어 낼 것임이 분명하니까말이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난 당신의 직감을 믿어보라고 했지
당신의 직감이 무조건 옳다고 하지 않았다.
직감을 믿고 용기 있게 행동하는 자 만이
자신의 직감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경험 할 수 있다.
직감이 옳다고 확신만 하는 사람은
마치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해 놓고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과 같다.
그런 사람은 누군가가
당신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그 손으로 스마트폰을 함께 꾹꾹 눌러가며
사용하게 해주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그 어느 때 보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누가 당신에게 그런 과잉친절을 베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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