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나봐요

촉촉한 미국나팔꽃2013.11.09 08:43조회 수 2076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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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된지 얼마안됐고 얼굴한번보고 연락만 하고지낸 사이였는데,
그 연락하는 닷새동안 제 맘이 너무 부풀었나봐요.
결국 두번째 만난 날 저녁 그녀에게 고백을 했어요.

여자친구 사귈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뻑적지근하고 설레고 그런게 여태 없었는데 처음 경험해보는 느낌이었어요. 심장이 저릿저릿한게...

사귀자 라는 한마디 꺼내기가 이렇게 부끄럽고 설레고 불안했던건 처음이었네요.
이틀동안 잠 한시간밖에 안자고 밥먹을때랑 걸을때랑 쉴때랑 계속 여자친구 얼굴만ㅁ보고있었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갔어요.

포항에 사는 여자친구, 결국 밤 열시 반 시외버스를 태워보냈어요. 여자친구도 자기생활때문에 엄청바빠서 일주일 이주일 뒤에나 다시 볼 수 있을지...둘다 어두운 표정 애써 웃으면서 그렇게 헤어지고 전 지하철을 타려고 플랫폼에 가서 기다리고있었어요.

여자친구가 장난친다고 뿌려준 자기 향수 냄새 맡고있는데 전화가왔어요.

포항 올라올래?......개소리 해봤어.

전 그 말 듣고 바로 터미널로 달려가서 표끊었어요. 열한시 버스더군요.

전 제가 나름대로 굉장히 계산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랑 시외버스 왕복차비밖에 없는 지갑들고 몽유병환자처럼 버스올라타서 포항 갔어요.

한시간 반 남짓 헤어져있었을뿐인데 만나자마자 울컥했어요.
헐...
제가 미친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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