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이고, 내일은 무려 개학일이다. 2월 달 한 달 새내기 받는다고 이런저런 행사를 가졌을 텐데, 서로 생각하던 사랑은 만나셨는지? 랜덤게임하고 술 먹다 지친 여자 새내기 후배 부축하면서 바람쐬러나가는 늑대 같은 남정네들 모습이나, 별로 취하지도 않았으면 괜히 혓바닥 꼬으면서 따라 나간 새내기 여자애들이나, 그림이 훤하다. 허, 참 봄날이구나.
또 예비대 행사는 쥐뿔도 안 나가면서 행사 나간 애들한테 이번 신입생들 어떠냐고 카톡질이나 하는 녀석들 모습도 보인다. 집에서 롤하다가 고추나 벅벅 긁고 있을 그대들에게 되묻노니, 새내기애들이 예쁘면, 그게 뭐 당신한테 큰 영향이라도 있을 것 같은가? 새내기가 예쁘든 안 예쁘든 자네는 쏠로일테니, 괜한 마음 내려놓고 군대나 갔다 오라.
어허, 쓸데없는 꼰대질이 길었다. 거두절미하고 시작해보자.
166.
남자들은 컬러스키니를 자제하라. 니들은 샤이니가 아니다.
167.
매니큐어 다르게 칠한 걸 가지고 남자에게 ‘오늘 나 뭐 달라진 거 없어?’라고 묻지 말라. 그런 걸 우리가 알 리가 없지 않은가? 우린 니 손톱에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168.
여자는 다리인가, 가슴인가? 가슴이다. 이유는 가슴으로 할 게 더 많아서이지.
169.
사실 여자들이 내거는 연애하고 싶은 남자의 조건은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3번 거짓말하지 않는 남자와 5번 나를 행복하게해주는 남자는 아주, 아주, 아주 높은 확률로 모순된다.
170.
사실 고백은 서로 충분히 호감을 확인한 뒤 사귀기 직전에 하는 통보에 더 가깝다. 그러니 고백까지 가는 과정을 즐기되, 수틀리면 과감하게 보내줘라.
171.
혈기왕성한 20대에게 플라토닉 러브는 초딩들이 엄마화장대에서 화장하는 거랑 비슷하니, 쓸데없는 무게 잡지 말고 그 시간에 손이나 한 번 더 잡아라.
172.
대학교 처음 들어와서 3월에 썸타다가 사귀게 된 연인들에게 조언하노니 4-5월에는 특별한 데이트 노선 잡을 필요 없고, 그냥 과행사 같이 즐기면 된다. 진도는 과행사 중에 시간 늦어서 여친 집에 데려다준다고 둘이서만 살짝 밖으로 나왔을 때, 바로 그때 나가면 된다.
173.
새내기 여친을 사귄 남자들은 높은 확률로 새내기 여친의 애정결핍 공세에 시달릴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여자는 여자동기가 아니라 너를 선택해버렸거든. 니가 마지막 동아줄이랄까?
174.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너에게 말을 걸어주면 너 잘생긴 거 맞다. 잘생김에 대해 이 이외의 기준은 무의미하거나 허구다.
175.
선의의 거짓말은 허용되어야한다.
176.
내가 좋아하는 말 하나. “만약 당신이 한 번에 두 사람이 좋아진다면, 두 번째로 좋아한 사람을 선택하라. 만약 당신이 정말로 첫 번째 사람을 사랑했다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 조니 뎁
177.
남자들에게 조언하노니, 사귄지 4,5달은 됐는데 아직 섹스를 하지 못했다면, 그녀와의 섹스는 1년이 넘어 걸리거나 혹은 불가능하다고 전망하는 게 좋을 것이다.
178.
여자의 ‘아니오’는 일종의 문학이다. 모호하지.
179.
슬픈 진실하나는, 관계가 끝난 후 남자들은 여자가 삐질까봐 머리카락을 만져주거나 살짝살짝 뽀뽀를 해주면서 애써 대화를 해준다는 것이다. 진실은 그냥 배고프고 자고 싶다. 정자는 에너지소모가 큰 품목이다.
180.
너무 머리 굴리면서 여자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하지 말라. 대개 뜻 없이 한 거다.
181.
아이컨택은 빤히 쳐다보는 게 아니다. 1초 이상 눈을 마주치지 말라. 흘끗흘끗, 자주자주가 핵심이다.
182.
간혹 여자 친구에게 소풍가자고 도시락을 요구하라. 두 가지 이점이 있다. 하나는 점심값이 절약되고, 둘은 여자 친구가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니 생각을 많이 할 것이란 것이다. 아, 물론 여자 친구는 그냥 엄마 일찍 깨워서 도시락 싸달라고 할 확률이 높다.
183.
기가 세다는 뜻은 ‘성깔이 더럽다’의 완곡한 표현이니, 이상한 의미부여하지 말라.
184.
여자 친구와 대화할 때 말은 니가 많이 하는 게 아니다. 니가 사용할 어휘는 극히 제한되어 있는데, 경험상 “어, 그래서?, 진짜? 와, 대박” 정도가 니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다. 얘네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시켜놓은 아메리카노 다 증발할 때까지 여자 친구 말에 반응보이면서 자꾸 그 말 들어주면 된다. 절대 자면 안 된다. 간혹 ‘어떻게 생각해?’ 따위의 역공이 들어오니 대충의 문맥을 파악하는 것도 잊지 말라. 물론, 여자 친구가 한 말의 전후맥락 같은 건 쥐뿔도 중요하지 않고, 그냥 여자 친구가 무조건 옳다고 하면 된다.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가는 꽤나 시달리게 될 것이다.
185.
남자들아, 니가 잘 생기지 않았다면(174번) 퀀카 새내기를 건드리지 마라. 그곳은 굉장한 경쟁률을 자랑할 것이며 대개 내정자가 정해져 있는 곳이니, 너에겐 승산이 없다. 니가 찾아야할 대상은 아직 상장되지 않은 우량주들이다. 살 빼고 안경 벗으면 변신할 것 같은, 그런 아직은 주목받지 못하는 원석을 찾아라.
186.
사랑이란 건 있거나 없거나, 둘 중의 하나다. 가벼운 사랑이란 건 아예 사랑이 아니다. 사랑 앞에는 ‘가벼운’이라는 형용사가 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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