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흐하하하 그래, 안녕!"
눈송이가 뒤섞인 찬바람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는 늦은 가을날, 혹은 이른 겨울날...11월 초의 어느 날 그렇게 우리는 그 지하철 역에서 처음 만났다.
두텁게 짜인 하얀 가디건을 느슨하게 걸치고, 착 달라붙는 스트라이프 원피스를 받쳐입은 그녀는, 너무나도 당당한 아름다움과는 달리 서로 눈을 바라보며 나눈 첫 인사와 첫 미소 이후론 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고 쑥스러워하기만 했다.
"...야, 하하! 왜 계속 눈을 피해? 나 좀 보고얘기해!"
그걸 기회삼아 히히덕거리면서 그녀를 놀리는건 엄청 재미있었다. 나름대로 소개팅이라는 자리에 나오는 길에, 천원짜리 커다란 핫바를 입에 물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랑 눈이 딱 마주친 그 순간 그 울것같이 창피해하던 표정이라니!
"...왜그래 쫌 그러지마...있어봐 기다려. 부끄럽단말야."
내가 눈을 마주보려고 계속 이리저리 그녀의 얼굴을 쫓아서 이리저리 뱅글뱅글 돌기 시작하면 얼굴을 푹 숙여버리곤 했다. 그리곤 울상어린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쪼금만 기다려봐...나 좀 사람 눈 잘 못본단말야...특히"
"...특히? 특히 뭐야?"
내 물음에, 드디어 그녀가 얼굴을 들고 내 눈을 잠깐...아주 잠깐 바라본 채로 말을 잇고는 다시 곧장 고개를 땅바닥에 떨구어버렸다. 볼이 발그레해진 채.
"...좋아하는사람 눈."
그리고 다음순간, 나 역시 볼이 발그레해지고 고개를 그녀와같이 땅바닥으로 향할 뿐이었다.
그렇게 우리둘은 그날, 서로 첫눈에 반해버렸다.
"...흐하하하 그래, 안녕!"
눈송이가 뒤섞인 찬바람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는 늦은 가을날, 혹은 이른 겨울날...11월 초의 어느 날 그렇게 우리는 그 지하철 역에서 처음 만났다.
두텁게 짜인 하얀 가디건을 느슨하게 걸치고, 착 달라붙는 스트라이프 원피스를 받쳐입은 그녀는, 너무나도 당당한 아름다움과는 달리 서로 눈을 바라보며 나눈 첫 인사와 첫 미소 이후론 내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고 쑥스러워하기만 했다.
"...야, 하하! 왜 계속 눈을 피해? 나 좀 보고얘기해!"
그걸 기회삼아 히히덕거리면서 그녀를 놀리는건 엄청 재미있었다. 나름대로 소개팅이라는 자리에 나오는 길에, 천원짜리 커다란 핫바를 입에 물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랑 눈이 딱 마주친 그 순간 그 울것같이 창피해하던 표정이라니!
"...왜그래 쫌 그러지마...있어봐 기다려. 부끄럽단말야."
내가 눈을 마주보려고 계속 이리저리 그녀의 얼굴을 쫓아서 이리저리 뱅글뱅글 돌기 시작하면 얼굴을 푹 숙여버리곤 했다. 그리곤 울상어린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쪼금만 기다려봐...나 좀 사람 눈 잘 못본단말야...특히"
"...특히? 특히 뭐야?"
내 물음에, 드디어 그녀가 얼굴을 들고 내 눈을 잠깐...아주 잠깐 바라본 채로 말을 잇고는 다시 곧장 고개를 땅바닥에 떨구어버렸다. 볼이 발그레해진 채.
"...좋아하는사람 눈."
그리고 다음순간, 나 역시 볼이 발그레해지고 고개를 그녀와같이 땅바닥으로 향할 뿐이었다.
그렇게 우리둘은 그날, 서로 첫눈에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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