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지?

푸짐한 꿩의밥2015.09.30 01:39조회 수 4010추천 수 2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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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잘 못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시간이 많이도 흘러서 이제는 그냥저냥 모르겠다. 니가 잘 지내도 아주 상관없지는 않은데 나도 모를 나의 마음은 아직도 문득 니 생각을 하기도 해.
사귄 기간보다, 헤어진후 지금까지의 시간이 훨씬 더 길어져버린 지금도, 너는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없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종종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지. 내가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멋진 능력, 투명인간이 되는 약간 변태같기도 한 능력,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먼 역사속의 궁예?같은 능력 등등. 그 중에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가장 갖고싶었고 이 능력 하나면 못할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을 많이 하고, 서로 지쳐서 결국 헤어짐까지 다다르게 됐지만 난 헤어진 직후에도 우리가 영원히 끝일거라는 생각은 안해봤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굉장히 마음아프더라. 사람인생 한번으로 끝이고, 그 인생 내에서 내가 결국 결혼도 하고 배우자가 되어 인생을 같이 할 사람은 한사람인데, 그리고 다음 생이라는게 없을지도 모르는데, 너와 내가 흔하디 흔한 이별중에 하나로써 갈라지게 되고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땅이 꺼지도록 우울해지더라. 결국 너나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 다른 행복을 맞겠지만 우리만 놓고보면 이처럼 슬플수가 있을까?

종교도 없고 기도도 안하는데, 슈퍼문 바라보며 잠시 혼자 기도했다. 인연이 맞든 아니든 결과론적인건 배제하고 그냥 예전 좋았던 그 시절 한번만 오게 해달라고..

정말 간절했다면 물이라도 떠놓고 무릎꿇고 애원했겠지만 그정도 마음까진 아닌것같아
그래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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