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공정한 음원 거래를 위한 마음은 한받이죠!

부대신문*2011.09.14 15:23조회 수 189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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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앨범이 눈 앞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여기 자립음악생산자이자 1인밴드 ‘아마추어증폭기’로 유명한 한받 씨의 공연을 들으러 가보라. 음악가가 직접 종이를 칼로 잘라 앨범 표지를 만들어 CD케이스에 넣어 줄 것이다. CD에 들어 있는 노래 또한 집에서 작업한 음악이라는 사실. 또 앨범을 돈 대신 쌀이나 장난감으로 물물교환을 해준다고도 하니 세상에 이런 가수가 있다니! 공정음원거래 사이트 ‘송페어’ 구축 및 관리에도 힘쓰는 그는 공정한 수익배분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받, 아마추어증폭기가 본명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무슨 뜻인가요?
  한받은 고등학생 때부터 썼던 이름이에요. 보통 한받이라고 하면 대전의 한밭을 떠올리잖아요. 사람들이 대전으로 착각하는게 재미있어서 써요(웃음). 고등학생 때 장래희망이 영화감독이자 시인이어서 ‘새롭고 적절한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루는 날을 잡고 이름들을 쭉 적어봤어요. 한박 한반 한받 한발 한밤 한밥... 이렇게 적어보니 디귿 받침이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아마추어증폭기에 있는 아마추어의 뜻은 프로와 아마추어할 때 아마추어가 아니라 포르노의 하위 장르의 아마추어에요. 이는 전문배우가 아닌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을 즉흥적으로 섭외해 야한 영상을 찍는 방식이에요. 길거리에서 즉흥적으로 무언가를 뽑아낸다는 의미가 있죠. 이를 음악에 적용시켜 즉흥적으로 감정을 이끌어내고 가사를 써내고 싶어서 아마추어라는 단어를 썼어요. 그리고 증폭기는 제 전공이 전자공학이라 증폭기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알았어요.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죠. 제 마음 속에서 아마추어와 증폭기라는 단어아 계속 맴돌고 있었어요. 두 단어를 붙이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아마추어증폭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어요.

공연할 때 특이한 화장과 아무렇게나 쓴 가발 포인트던데요. 이렇게 요란스럽게(?) 분장하는 이유가 있나요?
  공연을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요소들을 찾고 싶어졌기 때문이에요. 공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공연의상이 이렇게 화려하지는 않았는데도 가발은 꼭 썼어요. 가발은 컷코베인(Kurt Cobain)을 추종한다는 의미에요. 점점 더 화려하고 재미있는 공연의상을 찾다가 요즘에는 여성원피스나 치마, 과한 화장으로 분장하고 있죠. 또 제 공연의상에 영향을 준 것이 노숙자들의 패션이에요. 노숙자들이 아무거나 막 입기 때문에 정말 기상천외한 패션이 나오더라구요.

 

현재는 아마추어증폭기가 사라진 상태. 아마추어증폭기의 이후의 발자취를 설명해주세요.
  아마추어증폭기로 지난 2003년부터 활동하다가 지난 2008년 2월에 은퇴했어요. 지금은 ‘아마추어증폭기를 위한 아마추어증폭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사라진 아마추어증폭기를 추억하고 존경하는 음악가죠.


  아마추어증폭기가 은퇴한 이유는 별 인기가 없었던 것도 있고요(웃음). 아마추어증폭기는 혼자 사는 한 남성의 판타지와 찌질함(?), 외로움, 솔직함을 노래했는데 제가 결혼을 하면서 그런 감정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이제는 혼자 사는 남성의 노래가 나오지 않죠. 그렇다고 그런 감정들을 꾸며서 음악을 할 수 없으니까 은퇴할 수밖에 없었어요. 또한 아버지께서 제가 결혼할 즘 돌아가셨어요. 아버지란 존재가 아마추어증폭기가 음악을 하는데 큰 원동력이었는데 그 원동력이 사라졌어요.


  한편 2005년부터 ‘야마가타트위스터’라는 1인 밴드로도 활동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땀흘리면서 춤추는 한 남자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만든 이름이죠. 어감 자체만으로도 신나지 않아요?  ‘야마가타’는 일본 동북부의 한 지명인데 그 곳에서 유명한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열려요. 어릴 적부터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야마가타를 차용했고 ‘트위스터’는 한 남자가 몸을 확 비비꼬면서 춤을 추는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만든 이름이에요. 댄스음악, 신명나는 춤을 춘다는 느낌이 나죠. 지난 2008년 전에는 아마추어증폭기로 열심히 활동해서 야마가타트위스터는 한동안 중단해 있었고 아마추어증폭기가 사라진 후부터 야마가타트위스터로 중점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공연이 끝나고 앨범 표지를 직접 만들어주던데 왜 그러는 것인가요?
  관객들에게 저의 손때와 땀과 침이 묻은 것을 주고 싶었어요. 일반적인 앨범들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죠. 또 요즘 음원들은 디지털음원이니까 클릭 몇 번이면 쉽게 다운로드해서 들을 수 있어요. 그러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의미가 사라지지 않나 생각해요. 저는 이 의미를 살려 사람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죠. 서로의 얼굴을 직접 보며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앨범을 판매하든지 물물교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관객 앞에서 직접 앨범 표지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은 직거래의 재밌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제작과정을 많은 분들께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보여드리면 아주 재미있어하더라구요.

 

한받 씨가 몸담고 있는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은 공정음원거래를 위한 사이트 ‘송페어’를 관리하고 있죠. 이 단체는 정확히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요?
  송페어 사이트를 개설한 단체는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의 전신인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이에요. 이 모임은 지난해 두리반을 통해 결성됐어요. 두리반의 안타까운 현실(부대신문 1404호 참조)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회기동 단편선 등 홍대 인디밴드들과 공연을 기획했죠. 그러던 지난해 5월 1일, 총 50개의 밴드가 두리반에 모여 열었던 축제를 계기로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이 만들어졌어요. 이 모임 구성원 모두가 판매수익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고 음악가들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직접 공정거래 사이트를 개설해보자’고 의견을 모아 송페어를 구축했어요. 즉, 음원의 공정거래를 위한 첫 걸음이었죠.


  현재 자립음악생산자조합은 지난달 7일 생겼어요. 자립음악생산자모임과 마찬가지로 음악가들이 자립할 수 있는 조건들을 구축하고 있어요. 자신들이 대중적이지 않아고 느껴 자신감이 떨어지는 음악가에게 정신적인 은원을, 공정한 음원료로 물질적인 응원을 해주고 있어요. 현재는 이번 달 중에 생길 자립음악생산조합 홈페이지 구축에 한창이고요. 송페어 사이트를 이 사이트와 합칠 예정이에요.


  조합원은 음악가와 소비자들로 구성돼 있고 50명 정도 있어요. 음악가는 음악을 생산하고 소비자들은 감정, 느낌을 생산하니까 좋은 생산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현재 음원 유통구조가 어떻기에 사이트 송페어가 이렇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건가요?
  송페어에서는 음원판매 수익의 90%를 음악가들에게, 관계자들에게 10% 배분하고 있어요. 그러면 소비자들이 낸 음원료를 음악가들이 거의 다 받기 때문에 소비자와 음악가들이 좀 더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어요. 자신들이 응원하는 음악가들에게 정말 힘이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재 음원시장은 유통업자와 판매업자 위주로 음원 수익이 돌아가고 있어요. 음악시장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음원 배급업자나 유통업자같은 중개인이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음악생산자들인데 말이죠. 보통은 음악가 혹은 레이블(음악생산자)에게 수익의 30%가 돌아가는 정도에요. 음악가들이 계약하는 쪽은 음원판매업체가 아니라 음원유통업체에요. 음원유통업체는 통신사, 몇 개의 대기업들이 독점하고 있고요. 결국은 음원판매업체와 유통업체가 같은 곳이에요. 결국 그쪽에서 수익의 70%를 가져가요. 또한 대형 음원유통업체와의 계약조건에 분기당 30만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을 때만 수익을 배분해줄 수 있다고 적혀 있어요. 그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음악가는 다음 분기까지 기다려야해요. 결국 음악가들은 열심히 음악을 만들어도 대기업이나 통신회사들에게 좋은 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속상해요.

 

음원을 많이 사용하는 대학생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음악이라는 것이 너무 순간적인 기분을 만족소하기 위한 욕구해소제나 상품으로서만의 가치에 매몰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어요. 더군다나 클릭 한번으로 다운로드 받기 때문에 음악의 가치가 너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요. 정말 음악을 좋아한다면 그런 시도를 하는 음악가들에게 응원해주고 찾아서 그런 음악들을 들어보면 굉장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단순히 소비되고 마는 음악이 아니라 조금 더 자기에게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이 되고 구매가 되겠죠.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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