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부분은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우리에게 만화영화란 어느새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박히게 굳어졌다. 유치하지 않으면 오타쿠들의 전유물이든가. 어찌되었건 우리가 극장이나 TV에서 만화영화를 본 것은 꽤 오래 전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지난겨울,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강타한 <겨울왕국>은 그래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더욱 크다. ‘애니메이션도 충분히 어른에게 먹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수치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를 위한 장르이기 때문에 좋은 점 중 하나는 용사가 악당을 물리칠 것을 믿기에, 주인공이 행복해질 것을 알기에 걱정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애니메이션의 치유적인 속성이 필요한 대상은 어쩌면 아이가 아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들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도 하루하루 걱정들에 치여 살아가는 우리는 ‘어른들의 장르’라는 이름 아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또 다른 갈등과 대립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도 해피 엔딩을 위한 갈등이 아닌 현실의 모습을 잔인하게 반영한 작품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런 작품들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른이라는 이유로 어른들을 위한 장르만을 섭취해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가끔은 정말 말도 안 되는 환상과 공상의 세계를 보면서 우리 안에 쌓인 욕구들을 해소시켜 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지칠 대로 지친 어른들, 바로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해 애니메이션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풍부한 상상력과 영상미를 갖추었으면서도 영화가 끝난 뒤에 은은한 감동이 배어나는 작품들로 최대한 노력해서 골랐다.
기사 읽기 : http://pnuhyowon.tistory.com/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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