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비염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환절기마다 코를 훌쩍거리고 재채기를 연신 해댈 수밖에. 코가 막혀 냄새는커녕 말도 제대로 못하던 초등학생 때의 어느 봄날, 아빠 회사로 놀러간 적이 있었다. 페인트 묻은 작업복을 입은 아빠가 나를 안아주었다. 그런데 안기자마자 막힌 코를 단번에 뚫을 냄새가 났다. 코가 시릴 정도로 고약한 페인트 냄새였다. 날마다 아빠의 머리에는 흰 페인트가 묻어갔다. 커가면서 아빠의 페인트 냄새를 핑계로 내 방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아빠는 매일 페인트 냄새를 집으로 들고 왔고, 나를 의식해 집에 도착하자마자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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