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 후기 1,2,3

활달한 벽오동2017.02.02 22:36조회 수 18370추천 수 2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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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후기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글을 쓰는 목적을 먼저 말할게요.

지금 자유관 때문에 방구하는 여학우분들이 늘어났고, 여러 가지 이유(안전, 외로움, 식사 등등)로 하숙을 구한다는 친구들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부동산게시판에 제가 살던 하숙집 글도 종종 올라와서 보는데 볼 때 마다 실상과는 다른 부분이 많은 것 같아  당황하는 중입니다. 글을 너무 믿지 마시라고 글 올립니다.

 

 

특정 하숙집에 대한 이야기지만 어느 하숙집인지는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하숙집에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풀어보겠습니다.

 

하숙을 찾는 이유에 식사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할겁니다. 저희는 주인분이 직접 식사를 준비해주십니다. 음식은 반찬통에 담겨있어서 자신이 먹고 싶은 시간에 먹고 싶은 만큼 덜어먹으면 됩니다. 게시판 글에는 집 밥만큼 맛있다고 하고, 실제로 하숙하시는 분 중에 ‘진짜 맛있다.’고 하는 분도 계십니다. 묻고 싶은 게, 냉동식품을 조리해서 냉장고 안에서 식힌 후 몇 시간 뒤에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음식이 그렇게 맛있습니까? 집 밥 만큼요?

 

저희는 밥 먹는 곳이 두군데입니다. A,B라고 말할게요. A에서 음식이 안 줄면 B로 가져오고, B에 음식이 안 줄면 A로 가져옵니다. 인기 없는 식품은 기본 5일까지 그 자리에 있고 봅니다. 그러다가 사라집니다. 과연 어디로 갔을까요? 저는 A에 있다가 B로 갔던 음식이 며칠 뒤에 다시 A로 돌아오는 것까지 봤습니다. 밀가루로 된 냉동식품인데 수분이 날아가서 얘가 색깔이 맛이 가는데 주인분은 절대 안 치웁니다. 그런데 어이없는 건 그걸로 반찬 개수 채웠다고 새 반찬도 안줍니다.

 

나오는 음식들의 종류에 대해 말해볼까요? 분명 요식업에서 일하셨다는 말 듣고 갔는데 무슨 요식업을 하셨기에 냉동식품만 줍니까? 재료 직접 손질해서 양념도 직접한 반찬이야 계속 나와도 좀 먹을 만한데 그놈의 냉동식품 그만 우려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야 먹을 만합니다. 오히려 색다른 맛이라 맛있습니다. 그런데 먹다보면 질리게 됩니다. 처음에 잘 먹으니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같은 냉동식품을 2주내내 길면 몇 달 내내 내놓습니다. 결국 하숙생들이 질려서 안 먹으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AB를 왔다갔다하다가 반찬개수를 채우는 역할로 돌아서고 몇 주 뒤에 처리됩니다. 일부러 질리게 만들어서 음식 덜먹게 하려는 속셈인가? 음모설까지 제기하고 싶어집니다.

 

카레에 대해 잠시 말해보겠습니다. 카레나 짜장같은 음식은 냄비에 나와서 가스레인지로 데워먹는데 살림은 1도 모르는 하숙생들이 밑바닥을 태웁니다. 카레나 짜장은 주걱으로 저어가며 데워야 안타는데 젓기 귀찮다며 그냥 불만 강으로 해두고 자기 볼일 봅니다. 그럼 카레나 짜장은 타버립니다. 그러고 자기는 멀쩡한 위부분만 걷어가 먹어요. 이건 분명 하숙생들 잘못이지만 몇 년 동안 하숙집운영하면서 사회초년생들에게 이걸 가르칠 의무를 못 느끼는 걸까요? 당신은 안 먹으니 no problem 인가요? 짜장은 색이 검은색이라 타도 몰라요. 덕분에 밥 한 그릇 그대로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방 보러 오시는 분들은 계약을 해요. 왜냐고요? 누가 방 보러 오면 드디어 음식이 숨을 쉬거든요. 공정을 좀 거친 음식이 그제야 좀 나와요. 한마디로 1,2월 달에 나온 음식이 최상의 상태에요. 종류도 좀 다양하고 과일도 좀 보이고, 그래도 새로운 음식은 없다는 것만 알아줘요. 한번보고 괜찮다고 생각한 그 반찬을 지금 몇 년 동안 먹고 있으니 잘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하숙집이 이렇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하숙집도 있다고 생각하고 방볼 때 꼼꼼히 보고 들어가세요. 집주인이 방보여줄 때 좋아 좋아, 우린 완벽해 이러는데 허투로 보지마세요.

 

식사에 대한 이야기만 적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처음에 다들 모르고 계약했다가 계약서 때문에 먹고 싶지도 않은 음식 드시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여기에라도 글씁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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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 냉방과 난방

 

저번에 이어 하숙집 후기 전하러 왔어요. 그런데 후기라기보다는 불평 글에 속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오늘은 보온이랑 냉방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보온이랑 냉방과 관련된 집주인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숙생 모집글 보면 에어컨, 보일러있다. 겨울에는 따뜻, 여름에는 시원하게 보낼수 있다는 듯이 적혀있습니다만...

믿고 입주하면 그때부터 최면술을 겁니다. 안 춥다 안 춥다. 안 덥다 안 덥다.

 

보일러 에어컨 있다고만 했지 틀어준다고는 안그랬다.

 

 

발가락 얼 것 같은데. “보일러 틀 날씨는 아니잖아.”, “이 날씨에 누가 보일러를 틀어.”, “누가 집에서 보일러 팡팡 틀고 살아.” 하시는데 그걸 왜 하숙생에게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집에서 보일러 팡팡틀고 살진 않지만 안틀고 살지도 않습니다. 저희 집(고향집)이 보온이 안 돼서 그렇지 보일러는 틀고 삽니다.

밖에는 사람들 파카입고 돌아다니는데 보일러 틀지 말라고 눈치 엄청 줍니다.

누가 팡팡틀러 달랍니까. 냉기만 없애 달라는데 그것도 못해주나요? 하루 종일 틀어달라는 것도 아닌데

 

 

에어컨도 똑같습니다. 창문 열어라. 선풍기 틀어라. 덥지 않다. 하십니다. 가정집이라 누진세 걱정을 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도 해 떠있는 시간 조금, 자기 전에 조금 틀었는데 만날 때 마다 안 덥다. 안 덥다. 창문 열면 살만하다. 하십니다. 누가 집에서 에어컨 펑펑틀고 살아. 말하시는데 스트레스 받아요.

 

 

이럴 거면 애초에 입주 전에 “보일러랑 에어컨 절약해서 쓰실 분이면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던지 하시지....ㅠㅠ

 

 

자취방이야 내가 결정한 권한이라도 갖고 있지 하숙은 답도 없어요.

 


하숙생이 대략 30명 정도 돼서 아래층 위층에 나눠서 삽니다. 아래층은 보일러고 위층은 보일러가 아닙니다. 보일러대신 전기판넬과 전기온수기로 생활합니다. 전기판넬은 보일러처럼 공기를 데워주지 않아 바닥에 붙어서 생활하지 않는 이상 춥고, 전기온수는 5명 당 1대씩 배당(?)됐다고 보면 되는데 누가 아침에 샤워라도 하면 다음사람들은 그냥 냉수마찰 해야합니다.

 

말 나온 김에 위층에 대해 말해볼게요.

식사하는 곳이 위층인데 음식물 때문인지 방에서 바퀴벌레 나옵니다. 방 들어갈 때 마다 벌레가 반겨준답니다.  벌레 때문에 못 견뎌서 나간 분도 있어요. 천장에는 쥐돌아 다니는 소리도 들리는데 집주인한테 말했더니 고양이 돌아다니는 소리라고 제가 잘못 들은 것마냥 이야기 하시는데, 실제로 돌아나니는 것도 봤습니다.

 

 

위층은 더 가관인 점이 여름에 비오면 물샙니다. 방 앞에 물통하나씩은 필수! 방수처리 하시겠다고 말만하고 절대 안하십니다. ‘방수처리 해야겠네.’ >> ‘빗물이 마르면 해야지.’ >> ‘또 비온다네.’ 미루다미루다 겨울 돼서 비안내리면 다시 입 다무십니다. 여름마다 하는 레퍼토리인 듯. 겨울에 방 찾으시는 분들은 조심하세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든 하숙집이 이렇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하숙집도 있다는 사실은 꼭 알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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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3 에피소드

 

용자

처음에 들어갈 때 집주인분께서(밥해주는 게 대부분 여자분이시니 그냥 아주머니라고 쓸게요.) 반찬 먹고 싶은 거 말해주면 해준다고 하셨습니다. 하숙집 글에도 하숙생의 입맛에 맞춰주고, 기호조사도 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하숙생이 왔는데도 기호조사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기호 조사하는 낌새가 안보였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주는 대로 먹는 스타일이라 별말 않고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학기에 새로운 분이 들어왔는데 이분이 냉동식품만 나온다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없다고 따졌습니다. 그때가 냉동식품5통에 김치1통인 주를 지나고 얼마 뒤였는데, 냉동식품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습니다. 저에겐 다행인시기가 그분에는 황당 그 자체였는 듯합니다. 그분이 태클을 걸자 그제 서야 기호조사를 하십니다. 저 들어가고 처음으로요. 그런데 그분이 야채가 없다고 태클을 걸자 야채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2일 정도 야채 반, 냉동 조금, 고기 조금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밥 잘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더니 고기랑 냉동식품을 싹 다 빼가면서 야채는 A식당만에 고기는 B식당만에 놓을 테니 먹고싶은 음식 갖다 먹으라는데...... A랑 B랑 멀지는 않습니다만 밥한끼먹기위해 움직이기에는 먼거리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선택사항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기호조사 할 때 다들 야채만 적어 보네진 않았을 텐데말이죠.

 

또 그분이 다른 하숙생들하고 이야기하면서 식단에 대해 뒷담을 했는지 아주머니가 마주칠 때 마다 니들은 그런 걸로 뒷담하지 말고 아주머니에게 말해라. 하시는데, 그분처럼 식단에 대해 불만을 말하는 사람은 입맛 까다로운 별종취급 하시는데 말할 기분이 들겠습니까. 맨날 당신 입으로 우리 집 식단 최고지? 하고 묻습니다. 하하. (그런데 거기에 진심으로 맛있다고 극찬하는 분이 더 무섭네요.) 그리고 그분이랑 마주쳐서 식단에 대해 말하게 된다면 이야기를 차단하라고 강요 하신 던데 좀 황당했습니다.

 

깜빡깜빡 깜빡했네!

불편한 사항 말하면 바로바로 해결해 주신다는 데 정식 AS기간은 입주하고 한달입니다. 그리고 정식 AS도 불친절의 극치. 불편사항이 있어서 전화했는데 (무슨 불편사항인지는 생략할게요.)아니야. 괜찮아, 고칠 필요 없는 사항이야. 라고 우기십니다. 우는 소리를 내자 그제 서야 해결해주시긴 주셨습니다만, 이후로 뭔가 말할게 생기면 그냥 제가 알아서 합니다. 아님 그냥 못 본 척 하거나. 입주할 때 제가 바란 건 흘리듯 말해도 기억해 주었다가 처리해주는 세심함인데 말이죠. 제가 알아서 못하겠는 거는 아주머니에게 강조해서 말하는데, 나중에 깜빡했다고 변명하십니다. 하숙생한분이 아주머니가 자주 깜빡한다고 불편한 사항 계속 일깨워 드려야 한다고 하시는데, 이해 할 사항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공실은 NO!

하숙집 글이 본격적으로 과대포장을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공실 없애기. 당연한 말입니다만 의외로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집주인 분들은 공실보다는 싸더라도 방에 누가 사는 게 좋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단기로 들어오시는 분도 있고요. 위에 용자분의 이후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용자분 그렇게 야채밭을 만들어 놓고 얼마 안 있어 사라지셨습니다. 대신 들어올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보내줬다는 말이 더 옳겠습니다. 한참 집 구할 시기에 용자분이 간발의 차로 들어와서 A라는 분이 튕기셨는데 용자분이 하도 귀찮게 하니 용자는 내보네고 A라는 분이 입주를 하면서 다시 반찬은 죽어가기 시작합니다.

 

집구할 시기가 아닌 때가 문제입니다. 계약기간이 덜 끝났는데 나가고 싶은 사람은 자신을 대신해 하숙비 낼 대타를 구해 와야 합니다.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의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이야기해본 하숙생들은 비치 못할 사정보다 하숙집이 싫어서 나가고 싶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신 하숙비 낼 사람이 없으면 비싼 하숙비는 자신의 손해고 보증금도 비싼 곳이라 튈 수도 없는 노릇. 학기중에는 더욱더 방나가는 게 힘들고, 그럼 어쩌겠어요. 거짓광과라도 해야죠. 이런 이유에서 이야기가 과장됩니다. 하숙집 글 읽으면 맞는 말도 있습니다만 나쁜 점 다 제쳐놓고 써놓았네요. 읽다보면 좀 애잔합니다. 여튼 집주인은 손해가 없습니다. 피해는 하숙생만 보는 거죠.

 

1,2월 달에 방이 안 나가면 그쯤에는 단기 방으로 방 처리합니다. 방을 이렇게 교묘하게 채우니 남는 방이 없죠!

 

아 그리고 좀 만만한 애들 중에 좋은 방 차치하는 애들한테 교묘하게 딴방으로 옮길 것을 종용합니다. 좋은 방은 잘나가니까 새로 오는 애들한테 주려는 거죠. 그렇게 방 옮기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숙비가 좀 싸지나 어쩌나 모르겠지만.

 

구석으로 밀고, 커튼으로 가리고

하숙집 보면 구석구석에 뭔가가 많습니다. 굳이 구석구석이 아니라도 거실부터 좀 난잡한 합니다. 아주머니가 그리 깔끔한 분이 아니십니다. 진짜 하숙집 구석구석에 못 쓰는 물건들이 많은데 집 볼 당시에는 대충 넘겨봤네요. 예전에는 치우신다는 말이라도 하셨는데 이제는 그냥 말도 안 꺼내십니다. 예전에 안보이던 커튼도 다셨는데 치우기 귀찮은 애들 가려 놓은 겁니다. 하지만 하숙 보러오는 사람들이 커튼 뒤를 들쳐볼리도 만무하고 투시하지도 않을 테니, 이렇게 멀쩡한 집행세를....

 

빨래 널 공간 없거나 습기 때문에 방에 못 널면 옥상에 널면 되는데 옥상 가는 길도 지저분해서 깨끗이 빤 빨래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어요.

 

 

후기 2,3에 있는 덧글에서 직구가 많은 것 같아 하나로 합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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