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news.naver.com/newspaper/read.nhn?date=20180405&aid=0001086402&oid=005
일반고 국·영·수 고득점자 2015학년도 강남구 17% 서초구 11.9%·송파구 7.4%
도봉·구로·중랑·금천구 등 비강남지역 최하위권 형성… 흙수저에게 불리한 게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교 3학년과 재수생 50만명이 한날한시에 똑같은 문제를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다. 얼핏 공정한 게임으로 보이지만 수능 데이터들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실제로는 수능 중심의 대학입시가 대한민국 최고 부촌인 강남에 절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을 위한 게임
국민일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가 공개한 2005∼2015학년도 수능 데이터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분석했다. 일반고 학생 중에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에서 평균 2등급 이상을 받은 고득점자 분포를 살펴봤다.
한마디로 강남의 압승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0년간 1, 2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표 참조). 강남구는 2015학년도에 고득점자가 17.0%였다. 수험생 100명이 있다면 17명이 국어 수학 영어 평균 2등급 이상이었다. 서초구가 11.9%, 양천구 9.3%, 송파구 7.4%, 노원구 5.6%로 뒤를 이었다. 사교육특구인 목동이 있는 양천구가 2009학년도부터 송파구를 앞섰는데 이를 제외하면 1∼5위는 공고하게 유지됐다.
도봉·구로·중랑·금천구가 최하위권이었다. 이 중에서 금천구는 10년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5학년도 고득점자가 1.1%였는데 2005학년도(1.2%)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도봉구의 추락도 눈에 띈다. 도봉구는 2005학년도 고득점자가 5.9%였다. 2005학년도에 도봉구는 노원구(4.8%) 용산구(5.7%)를 앞서고 강동구(6.2%)와 비슷했지만 매년 비율이 하락했고 2015학년도에는 2.0%를 기록해 10년간 3.9%포인트나 떨어졌다. 구로구도 2005학년도 2.5%에서 2015학년도 1.9%로 떨어졌다. 수능 점수의 지역별 양극화는 뚜렷한 흐름이었다.
수능, 사교육비 넣은 만큼 나온다
강남과 비강남권의 수능 성적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었다. 2005년 강남구의 고득점자 비율은 12.6%였다. 반면 금천구는 2005년 1.2%였다. 강남구와 격차는 10.5배였다. 강남은 이후 10년간 수능 난도에 영향을 받아 등락을 거듭했지만 꾸준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그 결과 2015학년도 두 지역의 격차는 15.5배로 확대됐다. 금천구는 비강남권인 양천구(3위)와의 격차도 2005년 5배에서 2015년에는 8.5배로 확대됐다.
수능이 수험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작용하지 않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게임이라면 서울 안에서 이런 격차가 나타나기 어렵다. 더구나 그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면 ‘공정한 룰’이 적용되고 있는지 의심해보는 게 상식적이다.
이런 격차를 그대로 두고 수능 위주의 정시를 늘리면 강남 지역이 이득을 본다. 교육부가 최근 정시 확대로 정책기조를 돌린 건 계층 사다리를 걷어 차버린 것이며, 과정 중심 평가를 추구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와도 동떨어진 행위란 비판이 나온다. 지방선거 때문에 교육정책의 중립성과 일관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능 고득점자 순위는 아파트 가격이나 소득수준 순위를 보여주는 지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사교육비 지출과 비교해보면 수능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한심하게도 사교육 대책을 총괄하는 교육부는 자치구별 사교육비 통계를 갖고 있지 않았다. 매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는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분석한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별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보면 양천구가 58만원으로 1등이었다. 노원구 53만원, 서초구 52만원, 송파구 51만원, 강남구 48만원이 뒤를 이었다. 수능 고득점자 비율 1∼5위가 모두 사교육비 지출 1∼5위 안에 들어가 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도 강남이 유리
수능 일부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대입에서 힘을 빼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강남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2015학년도 강남구 수험생의 영어 1등급 비율은 13.2%로 나타났다. 중랑 금천 구로 서대문 도봉 관악 강북 동대문 성북 중구 10곳의 비율을 합치면 강남과 같아진다.
‘영어 꼴찌’인 중랑구의 경우 0.8%로 강남구의 16분의 1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학교도 2.4%로 강남과 격차가 상당했다. 강남 지역 학교 가운데 최저 비율은 4.6%였는데 서초구 양천구 송파구 노원구 용산구 광진구를 뺀 나머지 지역에선 ‘강남 꼴찌’를 넘어서는 고교가 없었다.
2015학년도 당시 영어 성적을 현행 9등급 절대평가(1등급컷 90점)로 전환해보면 격차가 더욱 확연해진다. 강남구 영어 1등급 비율은 32.7%로 치솟는다. 일부 학교는 무려 56.6%를 기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경우 영어 부담에서 벗어난 강남 학생들이 다른 영역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반면 대다수 학생들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더라도 영어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일반고 국·영·수 고득점자 2015학년도 강남구 17% 서초구 11.9%·송파구 7.4%
도봉·구로·중랑·금천구 등 비강남지역 최하위권 형성… 흙수저에게 불리한 게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교 3학년과 재수생 50만명이 한날한시에 똑같은 문제를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다. 얼핏 공정한 게임으로 보이지만 수능 데이터들을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실제로는 수능 중심의 대학입시가 대한민국 최고 부촌인 강남에 절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을 위한 게임
국민일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가 공개한 2005∼2015학년도 수능 데이터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분석했다. 일반고 학생 중에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에서 평균 2등급 이상을 받은 고득점자 분포를 살펴봤다.
한마디로 강남의 압승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0년간 1, 2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표 참조). 강남구는 2015학년도에 고득점자가 17.0%였다. 수험생 100명이 있다면 17명이 국어 수학 영어 평균 2등급 이상이었다. 서초구가 11.9%, 양천구 9.3%, 송파구 7.4%, 노원구 5.6%로 뒤를 이었다. 사교육특구인 목동이 있는 양천구가 2009학년도부터 송파구를 앞섰는데 이를 제외하면 1∼5위는 공고하게 유지됐다.
도봉·구로·중랑·금천구가 최하위권이었다. 이 중에서 금천구는 10년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5학년도 고득점자가 1.1%였는데 2005학년도(1.2%)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도봉구의 추락도 눈에 띈다. 도봉구는 2005학년도 고득점자가 5.9%였다. 2005학년도에 도봉구는 노원구(4.8%) 용산구(5.7%)를 앞서고 강동구(6.2%)와 비슷했지만 매년 비율이 하락했고 2015학년도에는 2.0%를 기록해 10년간 3.9%포인트나 떨어졌다. 구로구도 2005학년도 2.5%에서 2015학년도 1.9%로 떨어졌다. 수능 점수의 지역별 양극화는 뚜렷한 흐름이었다.
수능, 사교육비 넣은 만큼 나온다
강남과 비강남권의 수능 성적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었다. 2005년 강남구의 고득점자 비율은 12.6%였다. 반면 금천구는 2005년 1.2%였다. 강남구와 격차는 10.5배였다. 강남은 이후 10년간 수능 난도에 영향을 받아 등락을 거듭했지만 꾸준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그 결과 2015학년도 두 지역의 격차는 15.5배로 확대됐다. 금천구는 비강남권인 양천구(3위)와의 격차도 2005년 5배에서 2015년에는 8.5배로 확대됐다.
수능이 수험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작용하지 않고 오로지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게임이라면 서울 안에서 이런 격차가 나타나기 어렵다. 더구나 그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면 ‘공정한 룰’이 적용되고 있는지 의심해보는 게 상식적이다.
이런 격차를 그대로 두고 수능 위주의 정시를 늘리면 강남 지역이 이득을 본다. 교육부가 최근 정시 확대로 정책기조를 돌린 건 계층 사다리를 걷어 차버린 것이며, 과정 중심 평가를 추구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와도 동떨어진 행위란 비판이 나온다. 지방선거 때문에 교육정책의 중립성과 일관성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능 고득점자 순위는 아파트 가격이나 소득수준 순위를 보여주는 지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사교육비 지출과 비교해보면 수능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한심하게도 사교육 대책을 총괄하는 교육부는 자치구별 사교육비 통계를 갖고 있지 않았다. 매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내는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분석한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별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보면 양천구가 58만원으로 1등이었다. 노원구 53만원, 서초구 52만원, 송파구 51만원, 강남구 48만원이 뒤를 이었다. 수능 고득점자 비율 1∼5위가 모두 사교육비 지출 1∼5위 안에 들어가 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도 강남이 유리
수능 일부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대입에서 힘을 빼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강남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2015학년도 강남구 수험생의 영어 1등급 비율은 13.2%로 나타났다. 중랑 금천 구로 서대문 도봉 관악 강북 동대문 성북 중구 10곳의 비율을 합치면 강남과 같아진다.
‘영어 꼴찌’인 중랑구의 경우 0.8%로 강남구의 16분의 1에 불과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학교도 2.4%로 강남과 격차가 상당했다. 강남 지역 학교 가운데 최저 비율은 4.6%였는데 서초구 양천구 송파구 노원구 용산구 광진구를 뺀 나머지 지역에선 ‘강남 꼴찌’를 넘어서는 고교가 없었다.
2015학년도 당시 영어 성적을 현행 9등급 절대평가(1등급컷 90점)로 전환해보면 격차가 더욱 확연해진다. 강남구 영어 1등급 비율은 32.7%로 치솟는다. 일부 학교는 무려 56.6%를 기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경우 영어 부담에서 벗어난 강남 학생들이 다른 영역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고 내다봤다. 반면 대다수 학생들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더라도 영어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