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가시는 길, 긴 말 보태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치는 않으나, 이 자리를 빌어 감히 한 마디 남기겠습니다.
존경하는 전호환 총장님.
지금껏 전임 총장의 비리와 갖은 횡포를 방패삼아, 수 없이 많은 권력 남용을 저질러 왔음을 당신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학교와 교내 구성원을을 위해 일했어야 할 당신께서, 정치인의 앞에 서고, 혹은 밑에 서서 자행한 수많은 악업은 더 이상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 학교를 모교로 여기고 어여삐 여기시지 않습니다. 그저 학교를 당신의 정치 기반으로, 돈 벌이 기반으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그저 돈은 좇고, 인의는 버리는 당신의 행동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은, 당신이 가진 권한이 일개 학생이 무너뜨리기엔 너무나 큰 탑 같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감히 당신에게 덤빈다 한들, 불이익 외에 얻는 것이 있을까? 하는 물음과, 나보다 더 학교를 오래 다녔을 교수들, 졸업생들, 동문들이 가만히 있는데, 내가 나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나를 멈추게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일선에 나설 용기는 없습니다. 내가 개인으로서, 나의 이름으로, 그 어떤 위험도 감수할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 당신을 뒤에서 헐뜯습니다.
허나 당신께선 이제 질타를 맞을 때가 되었습니다. 학교 안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그 건물, 그 역사 하나 어쩌지 못해 희생을 자초하는 당신은, 더 이상 학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일 자격이 없습니다.
구태여 금샘로 건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당신의 그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정치인의 뒷배에서 나오는 겁니까? 아니면 학교 따위 관심조차 없는 버리는 패라서 나오는 배짱입니까?
더 이상 당신께서는 “부산대”에 봉사하는 사람으로 불려선 안 됩니다. 당신은 죄인입니다. 지금껏 당신이 부산대의 이름으로 저지른 수 많은 잘못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감히 당신께 사퇴를 권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부터 ‘총장’이라는 죄명 하에, 당신이 벌인 모든 일들을 수습해야 합니다.
엇나간 모든 일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뒤이어 평화가 올 때. 그때 당신은 나가야 합니다. 학교가 다시 가장 높은 곳에 갔을 때, 그때가 비로소 당신은 그 바닥에서 한 걸음 올라올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일로 그저 사퇴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그건 모두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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