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화려한 끈끈이주걱2017.02.01 22:42조회 수 1621추천 수 3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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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 노우드,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중에서




1 대체적으로 정서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문제가정에서 자랐다.
2 도움이 필요한 남자를 보살펴주면서 어린 시절의 욕구불만을 채우려고 한다.
3 부모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남자에게 끌린다.
4 남자에게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5 남자를 돕기 위해서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6 사랑받지 못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남자가 사랑해주지 않더라도 참고 기다리며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7 남자와의 문제를 모두 자기 탓으로 돌리고 어떤 비난도 감수한다.
8 자신은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지려면 그에 맞는 권리를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해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려고 한다.
9 남자나 상황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애쓰면서 모두 다 그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자위한다.
10 남자와의 관계에서 현실의 모습을 응시하기보다는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를 꿈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11 남자와 그의 괴로움에 중독된다.
12 심리적˙육체적인 이유로 마약, 술, 당분에 중독되기 쉽다.
13 나쁜 남자에게 끌려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 괴로워한다. 그래서 자신의 문제에 초점을 맞출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14 불안정한 연애관계가 주는 흥분으로 우울증을 방지하고자 한다.
15 이들에게 '멋진' 남자는 '지루한' 남자다.

*
사랑에 목숨 거는 여자들은 남자를 사랑할 때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 때문이다.

*
문제가 자신에게 있는 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통스러운 일을 경험한 후, 다 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하는 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자기에게 있다는 뜻을 내포한다.
'내가 바뀌면 고통은 사라질 것이다.' 자기 비난 속에는 이런 희망이 숨어 있다. 연애관계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린다는 건, 자신이 잘못한 일을 바로잡아 상황을 조절하면 고통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
남자를 만날 때 그녀가 보이는 증상은 마약 중독과 유사한 양상을 띤다.
교제 초기에 맛보는 '황홀감'은 그녀를 중독시켰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감정적인 안정감을 얻게 되자 그녀는 행복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지속시키기 위해 남자에게 점점 더 의존했다. 서서히 약의 양을 늘려가는 마약 중독자처럼 말이다. 마약 중독자가 약효가 떨어질 때쯤 마약을 찾듯,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얻는 만족감이 줄어들수록 그에 대한 집착은 심해졌다. 연애 초기에 느꼈던 황홀감을 유지하기 위해 그녀는 맹목적으로 남자에게 매달렸고, 그와 더 친밀해지기 위해 애썼다. 그에게 확신을 얻고 사랑을 받으려고 맹목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남자를 만나면서 단 한번도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
'정서적 욕구'란 단순히 사랑과 애정 문제가 아니다. 자기 감정이나 인식, 인격을 사람들에게 정당하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포함한다. 이런 욕구가 무시되거나 부정된 경우 아이는 심각한 정서적 혼란에 휘말린다.

그녀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감하고 강하게 끌린다. 그리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제거하려고 노력한다. 그녀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남자에게 끌리는 이유가 있다. 그녀들의 감정 밑바닥에 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고 하는 자기 자신의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금전이나 건강에 관련한 것일 필요는 없다. 그녀들은 인간관계에 서투르거나, 냉정한 성격으로 타인을 사랑할 줄 모르거나, 고집이 세거나, 이기적이거나, 퉁명스럽거나, 우울한 남자들에게 끌린다. 무책임하고 거친 남자를 사랑할 수도 있다. 혹은 약속을 잘 어겨서 신뢰가 없는 남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남자가 멋져 보일지도 모른다. 그녀들은 어린 시절 경험에 기인해 다양한 문제를 가진 남자들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의 도움으로 그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불행히도 그녀들은 자신을 사랑해주고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는 멋진 남자에게 끌리지 않는다.

그녀들에게 있어 '버림받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버림받으면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버림받는다'는 것에는 문자 그대로 남자가 떠나버려서 혼자 남는 것과 감정적으로 버림받는 것이 있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감정적으로 버림받아 공포와 공허의 밑바닥을 맛본 적이 있다. 그녀들에게 사랑하는 남자란 부모 대신이다. 그런 그에게서 버림받는다는 것은 어릴 적 느꼈던 공포의 밑바닥으로 다시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 그녀들은 당연히 어떤 일이든지 한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그를 사랑하므로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들의 이런 생각 이면에는 당신이 남자가 바라는 여자가 되면 어린 시절부터 애타게 원하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숨어 있다. 이런 기대심리 때문에 그녀들은 자신에게는 금욕적이 되지만 그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한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자신이 '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 의문을 표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좀더 효과적으로 그를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그녀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들은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랑받지 못한 것은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함으로써 사랑받으려고 노력한다.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에게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보호와 신뢰를 타인에게 주고 그를 도우려고 한다. 적어도 자신이 돕는 사람에게 휘둘릴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독은 지각 능력을 앗아가고 긴장과 고통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다. 최고의 중독은 연애 중독이다. 연애에 중독되면 남자가 옆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 안심한 나머지 자기 인생의 다른 문제를 집중해서 처리하지 못한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괴로움, 공허함, 두려움, 분노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에게 집착한다. 그녀들에게 연애는 마약처럼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고 도망치게 해줄 도피처가 된다. 집중해야 할 남자가 옆에 없으면 그녀들은 마약을 끊었을 때와 흡사한 증상을 보인다.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마음속 문제에서 도피하기 위해 무언가에 중독된다.(강박적 식습장애)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은 남자가 느끼는 감정이나 요구하는 바는 잘 알지만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녀들이 자신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타인의 문제에 휘말림으로써 자신의 문제와 마주하기를 피하고 있다.

그녀들은 정서가 불안정한 남자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 남자를 도전적이라고 생각하고, 예측 불가능한 남자를 낭만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유치한 남자는 순수하다고 생각하고, 우울한 남자는 미스터리하다고 생각한다. 화를 잘 내는 남자에게는 이해가, 불행한 남자에게는 위로가, 미숙한 남자에게는 격려가, 냉정한 남자에게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슬프게도 그녀들에게는 너무 많이 사랑하거나 아예 사랑할 수 없는 두 가지의 선택만이 남는다.

*
그때부터 트루디의 삶은 짐과의 밀회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 오직 짐과 함께 있을 시간을 만들기 위해 애썼고, 만날 수 없는 날은 짐에 대해 생각하면서 보냈다. 혹시라도 갑자기 그가 만나고 싶다고 하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도록 늘 시간을 비워두고 대기했다.

상담을 받으면서 트루디는 자신이 받은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하는 욕구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메마른 우물 속에서 물을 퍼내려고 하듯 자신의 텅 빈 내부에서 사랑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증상을 치료하기 시작한 것이다.

관계 중독에서 회복하려면 다른 사람들의 적절한 도움을 받아 중독의 악순환을 끊고, 자존감이나 행복을 주지 못하는 남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존감과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야 한다. 행복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만족스럽고 안정된 삶을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
우리는 남자와의 관계에 중독되고 사랑 때문에 고통받는 것을 로맨틱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런 시선은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팝송과 오페라, 고전 문학과 로맨스 소설, 드라마, 영화, 연극에 이르기까지, 상대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미성숙한 관계를 멋지게 포장해준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사랑의 깊이를 고통의 깊이로 측정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란 시각이 만들어졌다. 이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은 우리는 고통은 사랑의 본질적인 속성이며, 사랑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려는 자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건강하고 성숙하며 정직하고 상대방을 조종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감정적 상호 교류는 건강하지 못한 관계의 떠들썩한 드라마에 비해 훨씬 약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문학, 드라마나 노래 가사의 소재에서 제외된다. 불행한 관계로 괴로워하는 걸 늘 보고 들어왔으니 우리가 불행하고 괴로워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사랑을 바라보는 관점이 손상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이런 손상된 관점이 멋들어지게 포장하고 있는 얕고 자멸적인 미성숙한 관계에 저항해야 한다. 우리는 문화 미디어가 지지하는 방식이 아닌 의식적으로 보다 개방적이고 성숙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법을 찾아내어 불안함과 흥분감이 아닌 깊이있는 친밀감으로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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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가벼운 구상나무) 펌) 관계속 가장 잔인한 폭력, 가스라이팅 (by 화려한 끈끈이주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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