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바람을 폈고 저한테 걸렸습니다.
저한테 용서를 빌었고, 저는 용서를 해줬습니다.(저도 바보같은거 알지만, 그땐 그랬어요.)
그리고 며칠있다가 허락을 받고 여친의 폰을 봤습니다.
근데 저한테 용서를 구한 그 다음날 가장 친한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좋아져서 고민이야" 라고.
그녀에게 이게 뭐하고 물으니
그런 뜻이 아니라면서 용서를 빕니다.
그럼 내가 너를 믿을 수 있게 다른 카톡도 다 보겠다고 하니
그녀는 카톡을 탈퇴하고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녀를 용서했습니다
근데 용서할때는 몰랐었는데
용서하고 보니 제가 오히려 죄인이더라구요.
그녀는 제가 아니라도 상관없지만, 저는 그녀밖이니까요.
그녀는 저녁에 연락이 안되는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상한건 첫번째 전화는 받는데 바로 끊긴다는 겁니다.
그 뒤로는 받질 않구요.
다음날 물으면 일찍 잠들었다고 합니다.
무음으로 해놔서 듣지도 못했구요.
근데. 무음으로 했는데 첫번째 전화는 어떻게 받았는지 물으면
그건 자기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주 제가 못해주고 있는것들을 얘기했습니다.
그걸로 싸우기도 했구요.
시험준비와 그녀를 챙겨주는게 제 하루 일과가 되었습니다.
잠도 5시간으로 줄였습니다.
그렇게 몇개월을 지내다가 어느날 몸이 안좋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낮잠을 1시간만 자야겠다 싶어서 자고 있어나보니
5시간 가량을 자버렸습니다.
아차 싶어서 폰을 보니 여친이 화가 많이 났습니다.
연락이 안돼서 걱정이됐나 싶어.
그녀가 살고 있는 기숙사에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몸이 안좋아서 잠시 잔다는게 너무 오래 버렸다고
하지만 그녀의 화는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자기전에 카톡을 해줬어야 한다고 말이에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제가 몸이 안좋은거에 대해선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저 연락이 안되는거에 화가난겁니다.
연락이 안된게 아무리 화가나더라도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는게 먼저 아니냐고 말하고
대답을 듣지않고 뒤돌아서 곧장 집으로 왔습니다.
2주동안 서로 연락이 없었습니다.
2주뒤에 시험을 마치고 헤어지자고 말해야겠다 싶어서 만났습니다.
제가 헤어지자고 말하니 그녀는 벌써 헤어졌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나고 문득 궁금해집니다.
혹시 그녀가 나한테 용서를 빌고 계속 사귀었던거는
자기가 나쁜여자가 되기싫었던게 아닐까.
그렇게 소문이 나는게 싫었던게 아닐까. (소문에 민감한 사람이였으니)
자신의 잘못이 희석되기 위한 시간과 저의 잘못으로 인해 헤어지는 상황이 필요했던게 아닐까.
근데 궁금해봐야 알길도 없고.
헤어지고 얼마간은 거의 저주하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그냥 나중에 나이들었을때 우연히 만나면
제 화목한 가정을 자랑할수있었으면 좋겠네요ㅎㅎ
*원래라면 친구랑 술이라도 마시며 속시원하게 다 말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친구에겐 말못할 얘기가 많아 여기다 남깁니다.
어차피 이것만 봐선 누가누군지 모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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