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이하 시네마테크)’ 앞에서 시네마테크 철거를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됐다. 고부가가치산업인 레저산업이 들어서면서 시네마테크가 영화의전당(두레라움)으로 이전해 철거되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은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 시네마테크 등 다양한 영화 산업을 집약시킨 공간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영화의전당 설립으로 부산의 고유 영화 공간이 몰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한다.
현재 부산에 있는 독립예술영화관은 국도&가람예술관, Art Theater C&C, 시네마테크 단 3곳이 전부다. 그 중 지난 1999년에 설립한 시네마테크는 13년간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지원하면서 부산의 독립예술영화의 명맥을 이어왔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우승인 씨는 “독립영화인에게는 지금도 영화를 상영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시네마테크가 철거된다는 것은 독립예술영화의 위기와도 같다”고 설명했다. 시위 마지막 날에 참가한 부산독립영화협회 윤진희 회원 역시 “시네마테크를 철거한다는 것은 내가 만든 독립영화를 상영할 공간이 사라지는 현실적인 문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또한 시민들의 이용이 많은 시네마테크의 철거가 시민들의 의견 수렴과 공개입찰 과정 없이 진행돼 반발은 더욱 거세다. 지난 7일에 부산시가 주최하는 공청회가 열렸지만 정작 주민들은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윤명애(51, 광안동) 씨는 “주민인데도 공청회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벡스코 설립 이후 올림픽공원이 사라지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곤 시네마테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낙원상가 옥상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서울과 달리 시네마테크 부산은 단독 건물을 사용하면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이에 부산시는 시네마테크가 재개발 사업 부지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것과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덧붙여 영화의전당에 CINE MOUNTAIN 8층의 시네마테크 전용상영관과 시네마교육센터가 있어 앞으로도 시네마테크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승인 씨는 “영화의전당이 복합적 문화공간이라 시네마테크의 기능이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1996년 남포동 극장가에서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부터 남포동에서 열리지 않는다. 윤진희 회원은 “남포동에서 시작한 영화제인데 해운대로 옮겨 뿌리가 잘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남포지하상가상인회 정태성 총무는 “남포동에도 자갈치나 광복도로 등을 이용해 영화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극장가가 좁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제가 이전했다”며 “국제영화제가 해운대로 이전해 중부 상권은 몰락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1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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