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나 요즘 너무 힘들어...]
언제부터인가, 이 말은 나를 힘들게 해왔다. 분명히 그렇지 않았는데.
불타오르던 우리의 연애 초기, 세상에 있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부하였다. 같이 있는 순간, 혹은 그를 떠올리는 순간 매순간이 설레였고 콩닥였다. 그 때에 전해오던 연인의 힘들다는 말 한마디는 나에게 청천병력과도 같은 선고로써 다가왔다.
내가 연애가 서툴러서 그랬던걸까, 나의 성격이 그랬던 것일까? 나는 나의 일조차 뒤로한 채로 그이를 찾아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안좋은 일이 생긴걸까? 수많은 생각이 들어 나도 무섭게만 느껴졌다.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또 공감하였다. 마치 나에게 일어난 일인 것처럼 크게 다가왔고, 나는 그 감정에 휘말려갔다. 그렇게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나는 내팽겨친 일보다도 그가 힘든 그 상황이 더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더 다정하게,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자 노력하자며 다짐하고 또 행동했다. 그렇게 연애를 해왔다.
우리의 연애는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다. 가끔 그는 나에게 힘들다고 말해준다. 그럴때면 나는 항상 시간을 만들어 너를 만나고 또 감정을 공유받는다. 그 일이 있던 때를 제외하고...
[정말 미안해, 조금 있다가 연락을 해도 될까? 정말 중요한 회의 중이야.]
연애 초기에 이 일이 있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던 나에게 너는 힘들다고 말해주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었고, 하다 못해 카카오톡으로 혹은 전화로라도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이 일로 너와 크게 다투었다. 죄책감에 한동안 시달려왔다. 더 잘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 때부터일까? 너의 힘들다는 그 한마디는 나에게 하나의 일감을 주는 듯하였다. 나의 의무이고, 나의 책임인 것만 같았다.
[자기야, 나 요즘 고민이 있어.]
시간이 흘러 나의 일, 의무 그리고 책임을 다해오던, 내가 낸 조그마한 첫 용기였다. 지금보면 사소했던 일이지만, 나 역시도 이 사소한 고민을 나누어보고 싶었다. 어쩌면 너도 그런 마음이었겠지? 하지만 나는 이 사소한 고민을 공유할 수 없었다. 내 고민이 너무 사소했던걸 까?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며 그날 못만날 것 같다고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너무 사소해서.
[자기야... 나 요즘 너무 힘들어...]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우리 연애의 끝. 네가 나에게 종종 해오던 말을, 이번엔 내가 한번 전해보았다. 그동안 공유받아왔던 너의 감정, 쌓여져만 왔던 일의 스트레스가 나를 버틸 수 없게 해왔다. 하지만 너의 대답은 내가 해오던 답변과는 많이 달랐다. 친구들과의 선약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남이 되었다.
페이스북에서 재미난 글을 보았다. 절대로 친하게 지내면 안되는 친구 유형 best 10. 그 중 하나는 “나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사람” 이었다. 너에게 나는 연인이었을까? 감정의 쓰레기통이었을까? 나와 힘든 감정을 공유한 후의 너의 모습은 후련해보였고, 나는 거기서 만족을 하였다.
하지만 이 공유는 일방적이었고, 너의 감정은 나에게 쌓이기만 하였다. 내가 조금 더 성숙하였다면, 나는 이 감정을 태울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하였다. 마치 가득차 버린 쓰레기통처럼 이 감정은 결국 넘쳐흘렀다. 나는 이를 비우기 위해 너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받지 못했다.
너와 헤어진 후 나는 너를 잊어가며, 조금씩 이 쓰레기를 태워가고 있다. 요즘은 제법 후련하다고 생각도 종종 든다.
공대생이라 글실력이 형편없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셤도 끝났겠다, 페북 신나게 보다가 삘 꽂혀서 쓴 글입니다~
진짜 연인끼리 일방적인 관계는 지양해야한다고 봅니다. 어느 한쪽이 언젠간 지칠거에요... 연애는 함께 하는거니깐,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게 젤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상 부산대 공대생이었슴다. 고맙습니다.
요약)
연애하고 싶다. 마이러버 해볼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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