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런 애가 왜 마이러버를 했을까 싶네요.

흔한 개암나무2015.02.10 10:24조회 수 3724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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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긴 글인데, 좀 찌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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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칭남이고요, 그냥 평범하게 생긴 키다리입니다.

 

취향 따라서, 혹은 옷입기에 따라서 잘생겼다는 말도 듣고 그런데,

 

와, 매칭녀님이 너무 예쁘네요.

 

전 재미로 모델 같은 애나 한번 만나봐야지 하지 키 175이상으로 넣었는데

 

진짜 모델이 나왔네요 ;;;;;

 

이게, 와... 제가 오징어가 되네요.

 

예쁘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예쁜 애랑 커피를 마시니,

 

아메리카노가 입으로 가는지 코로 가는지, 괜히 마시다 혀나 데이고... 바보됐네요.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만, 이게, 뭔, 이런 사람을 처음 만나니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좋기는 한데, 당연히 좋죠, 그런데, 이것도 정도껏이지, 너무 예쁘시니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질 모르겠네요.

 

저한테 맞춰주신지는 모르겠는데, 얘기도 좀 통하고 카톡으로도 괜찮은 느낌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만,

 

저는 그냥 거절당할 것 같은 느낌만, 계속... 계속 드네요.

 

자신감있게 가자고 생각해도, 흠, 평소에 그렇게 자의식이 낮거나 한 사람이 아닌데,

 

왠지 매칭녀님 옆에 있으면 제가 한없이 작아지는 것만 같아요. 못난 놈이라 죄송해요. 근데 이런 생각이 자꾸...

 

이런 고민 적어봐야, 여기서 뭔 배부른 소리냐, 나한테 넘겨라, 같은 댓글 달릴 것 같지만, 뭐...

 

혹여나 이런 비슷한 고민하는 흔남님들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글 적습니다. 난감하네요.

 

지극히 평범한 놈이라 지갑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릿속에 성숙한 정신 같은 것도 없는데...

 

아, 물론 사람관계라는 게 그런 거 없이도, 그냥 인격적으로 좋아서 만날 수도 있는 거지만,

 

아, 저도 이런 거 머리로는 아는데... 겸손 말고는 제가 내세울 게 없네요.

 

아니아니, 아니죠. 실제로 부족하니, 이건 겸손이라고도 말할 수가 없겠습니다.

 

도대체 제가 뭐하는 사람이고, 어떤 점이 좋은 사람인지 어필하는게, 전혀 떠오르지가 않네요.

 

평범한 게 매력이라고, 그냥 소리라도 꽥 지르고 싶지만... 아, 정말, 이럴 줄 알았으면 도서관에서 교양이라도 쌓는건데.

 

찌질한 질문인데, 매칭녀님이 도대체 왜 마이러버를 하셨을까요...

 

주위에서 너무 예쁘면 남자애들이 안 붙는다고 하던데, 그, 뭐죠?

 

적당히 예쁘면 애들이 확 꼬이는데, 너무 예쁘면 아무도 안 꼬이는... 뭐 그런 케이스인가요?

 

친구들도 그렇고 인터넷도 그렇고, 그런거 다 구라라고, 여신들은 남신들이 가져간다는데

 

아니, 공대에 남신들 많지 않나요? 사회대만 걸어가도 멋진애들 많더만, 왜... 이분을 안 채갔나요.

 

체대 짐승남들 뭐하는 사람들이에요, 이런 분 번호 안 따가고... 덕분에 저같이 어정쩡한 놈한테 이런 부담이...

 

이게 저도 남자인지라 예쁜 여자 거절하고 싶지도 않고,

 

아, 근데 그렇다고 제 사이즈에 안 맞는 분이란 생각을 떨치기도 어렵고.

 

그냥 좀 예쁜거면 어떻게  해볼텐데 이거는 무슨 피팅모델이랑 만나는 것도 아니고, 어째야할지.

 

아닌가, 그냥 매칭녀님이 히키코모리라도 됐던건가... 하, 참, 미치겠네요.

 

평소 때라면 길가다가, 와 진짜 예쁘다, 하고 그냥 지나쳤을 미인을 막상 만나면, 참 자의식이 한없이 작아집니다.

 

혹여 매칭녀님이 이 글을 읽으실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자긴 줄 알지 않을까... 싶은데,

 

참 착하신 분 같은데, 저 별로면 그냥 거절해주셔도 괜찮아요. 상처 안 받습니다.

 

거절하셔도 마치 당연히 거절 받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늘 그런 마음으로 톡해요.

 

제가 평소에 찌질하거나 이상한 놈이 아닌데, 이게, 그것도 정도껏이지 아마 본인이 본인 외모를 잘 알거라고 봐요.

 

무슨 일본드라마도 아니고, 왜 저한테 이런 일이 생겨버렸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만남이 이어진다면 성심성의껏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네이버에 인터넷유머랑 재미있는 영화를 검색하게 되네요.

 

아무것도 안했는데, 어떻게하면 민폐끼치지 않고 헤어질까, 하는 생각만 하는 제가 한심합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사귈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공상을 같이 하게 되는, 모순도... 싫고요.

 

 

 

한심한 글이지만, 너무 답답해서 여기다 남겨봅니다...

 

여러분, 이런 사람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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