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휴 ...
여자친구가 임용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이 삼수라, 저는 이미 취업을 한 상태고
삼수동안 얼마나 고달프고 슬플까 염려되어 지원할 수 있는, 물질적인 것이라도
최대한 하자는 의미에서 3년 동안 꾸준히 지원했네요.
정신적인 면, 물질적인 면 부담주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작년 쯤에 말하더군요. 고시원에 들어가고 싶다. 산속 고시원이란가요..
역시나 금전적인 면이 문제라 여유 있는 제가 다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합격을 했고 멋진 교사로 생활을 하더라구요.
합격하는 날 저도 이상하게 성인이되고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데 저도 눈물이 났다는게 기억나네요.
이렇게 좋은 기억이면 좋을렸만,
어제 여자친구가 일하는 지역으로 가서 하루밤 같이 자면서 회사 일 처리할게 있어 여자친구 노트북을 빌린다고 하고 여자친구는 미리 잠들었습니다. 여자친구 컴퓨터 앞에 있는 일기장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판도라의 상자였지요.
고시원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만난 남자
그리고 의남매 그리고...
저와 둘이 여행간 다음날 그 남자와 또 여행간 내용
여행에서 키스한 내용...그 모든게 적혀 있었습니다.
나중 가서는 그 남자와 같이 먹고, 취침한 내역까지 가계부를 적어놨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장에 그 남자와 찍은 사진...
그리고 그 남자가 적은 듯한 글귀
'우리 둘만 생각해'
'짝사랑은 고달프데, 하지만 난 포기할 생각이 없다'
하...두 손이 진짜 떨리네요.
1월, 2월 그렇게 지나면서 일기로 여자친구의 변해가는 감정을 글로 읽으니
자는 여자친구 모습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방금까지 사랑한다고 속삭인 여자가..
일기로 보면 저는 어느새 편안하고 일상적이고 단조롭고 기댈 수 있는 사람
그 남자는 떨리고 신비롭고 혼란을 주는 사람이라는 글귀를 보면서 쓴 웃음짓게 되었습니다.
일기의 어느 순간에
두 사람 모두 다 너무 좋다. 한명은 인생 파트너로서 한명은 나의 새로운 일면으로서
나는 지금 재고 있는것 같다
라는...
결국은 저로 선택된 것 같습니다. 최근 일기의 그 남자는 사라졌네요.
근데..
하 너무 슬프네요
친구들은 모두 결혼하는지 아는데..친구한테 차마 말도 못하겠고
어제 그냥 짐을 싸고 바로 제 집으로 와서 지금까지 핸드폰 꺼뒀습니다. 잠시 키니 부재중이 50통은 와있네요
친구한테 말할 수도 없고..부모님들도 양가 모두 몇 년동안 뵈온 관계라 뭐라 말씀 드려야 할지..
제일 싫은건 지금 이 상태에서도 여자친구 상처 주기가 싫고 용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피어오르는 제 자신이
너무 혐오스럽기까지합니다...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순간에 변할지 몰랐네요. 또 이러면서 상처주기 싫은 제가 너무 싫습니다.
그냥 마땅히 적을 곳도, 넋두리 삼을 곳도 없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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