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신문

<부분과 전체>를 읽고

부대신문*2012.09.05 18:13조회 수 142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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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구분 짓는 습성이 있다. 지식을 자연의 것과 사회의 것으로 나누었고 물질은 생물과 무생물로 인간을 영혼과 육체로 가치를 선과 악으로, 사람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구분 지어 왔다. 모든 것이 우리가 그어놓은 선으로 갈라지는 건 필연일까 아니면 인간의 오만일까 부분과 전체는 그런 생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은 주관과 객관이라는 이름을 기준으로 단순한 질서 하나를 만든다. 불완전한 인간에게 혼란이 없는 두 가지 갈래의 구분은 우리의 사고에는 편안함을 가져다주고 선택을 용이하게 해준다. 단지 대상을 막연히 인지해 두서없이 생각이 분화될 때보다 많은 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체계가 진리인가 거짓인가를 떠나 구분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꽤나 실용적인 방법이다.
  <부분과 전체>의 저자 하이젠베르크는 양자물리학자로 불확정성의 원리를 주창해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다. 그는 아인슈타인과 동시대에 살며 상대성이론을 경험했고 당시 절대적이던 뉴턴의 역학이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직접 증명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하이젠베르크는 뉴턴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뉴턴의 역학은 이미 그 자체로 자기 완결성을 띄는 진리라고 평가하는데 이는 모순일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시간과 적용을 전제로 한 뉴턴의 역학과, 시간과 공간의 뒤틀림을 설명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동시에 수용한다는 건 왼쪽과 오른쪽이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빛이 파동이자 입자라는 모순이 보편적인 가치인 것처럼 그의 이론은 정설로 여겨진다. 그의 사고가 시작된 이래로 셀 수 없이 많은 분야가 결합하고 나눠져 부분을 이뤘다. 예를 들어 과학자를 떠올리면 생물학자, 천문학자, 물리학자, 화학자 등이 연상돼 부분들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전체는 무엇일까 가장 상위개념인 과학이라는 이름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전체는 동기라고 생각한다. 즉 미생물의 관찰, 위성의 발견, 속도의 계산, 전자의 특성이 전체가 아니라 그것을 알고자 했던 첫 번째 동기인 호기심이야 말로 과학의 전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동기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는 인류를 위해 세균을 연구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 에너지를 찾고 있을 것이다. 세분화된 구분과 과정에 침잠해 자신의 일에 대한 동기를 잊는다면 그것은 부분으로 전체를 규정하려는 모순일 뿐이다. 한계의 인정은 개인의 동기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이기에 이러한 인정은 중요한데 과학의 결과에 해당하는 원리와 규칙, 발명과 발견은 아직 부분이다. 전체는 그 일을 시작했을 때의 동기가 충족됐을 때 이뤄진다. 그러나 여기서도 문제가 하나 발생한다. 모든 동기를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분명 잘못된 동기가 존재한다. 살상을 위해 개발되는 핵폭탄이 그러하다.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위해 전제되는 동기는 절대로 전체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전체를 결정함에는 정의라는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하이젠베르크는 나치 집권 하에 시행되던 핵폭탄 개발을 직접적으로 저지했는데 그는 과학이 인간을 시해하는 목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뚜렷한 신념을 실천했다. 올바른 목적을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은 전체를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이지만 지금의 우리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잊고 끊임없이 양분한다. 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은 가장 참혹했던 전쟁을 불러왔고 절대적인 선을 위해 존재한다는 종교는 ‘유일신’이라는 가치로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 질서를 위한 구분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잘못된 부분이 많다. 이 모든 것의 동기인 전체는 인간의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나누어진 개념들은 전혀 상반된 결과를 가져왔다. 전체가 아닌 부분조차 형성하지 못한 것이다.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 논의돼야 할 과학이 대상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무엇인가를 나눈다. 생각과 선택을 쉽게 하기 위해. 그러나 대상은 나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잠정적으로 나누어 놓는 것일 뿐이다. 이를 인정한다면 우리가 계속해서 해오고 있는 구분 짓는 행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불확정적이다’는 생각은 인간의 지성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올바른 판단을 위한 정의를 무엇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행복과 선을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고쳐나가는 것만이 전체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추상적이고 막연해 인간을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다 해도 전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은 끊이지 말아야 한다. 올바른 판단을 위해 인간이 나누어야 하는 유일한 인식의 체계는 부분과 전체일 지도 모른다.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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