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지루했다. 시험을 위해 시를 난도질하는 시간은 더욱 따분했다. 은유가 어떻고 공감각이 어떻고 밑줄 그어가며 여백에다 시 구절 보다 더 난해한 설명들을 받아적을 땐 진작에 포기해버린 독일어 시간 같았다. 이래저래 독해 불가한 건 마찬가지였다. 시인이란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대체가 쓸데없을 미적분 공식 같은 걸 만들어 괴롭히는 수학자와 동류의 족속들 정도로 정리하고 아듀해버렸다. 그렇듯 열등생의 태도로 일관하다가 우연히 그의 시를 만났다. 교과서에서 만나던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면서 깊은 속뜻을 꽁꽁 싸매고 있는 시들과는 전혀 달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496
원문출처 :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496
댓글 달기